2022년 3월 업데이트 2022년 3월 3일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분쟁이 고조됨에 따라 의료 대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수개월간 이어진 격렬한 무력갈등 뒤에 우크라이나 동부의 인도주의적 상황은 전보다 더 우려스러운 상태입니다. 병원들이 폭격을 맞았고, 수만 명이 집을 떠나야 했으며, 보고된 사상자 수만도 수천 명에 이릅니다.
무력갈등의 압박 아래 우크라이나 동부의 보건 체계는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전쟁 부상자들과 실향민들을 치료하느라 의료물자도 바닥이 났습니다. 갈등의 영향이 계속 퍼져가고 있어서, 교전지 밖에 위치한 주변 병원들마저도 대부분 2014년 예산과 물자를 이미 다 소진했을 정도로 현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키예프 현장책임자 스테판 프레보
이러한 물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하여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지난 5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 병원에 6,200명 이상의 전쟁 부상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물자를 공급해 왔습니다.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와 도네츠크 내 몇몇 곳에 위치한 실향민 대피소에는 비누, 치과물품, 수건 등이 포함된 위생물품 키트 1,800개 이상을 제공하였습니다. 끝없는 치안 불안과 폭격 때문에 무력갈등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에 들어가기란 힘들지만,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도움이 필요한지’ 여부에만 근거하여 갈등의 모든 측면에 있는 주민들에게 의료물자와 약품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프레보 현장책임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너무 많고 물자는 부족한데, 이에 더하여 갈등 지역에 있는 병원들이 보존되기는커녕 폭격으로 파괴되고 있어서 더 큰 문제입니다. 가장 절실히 도움이 필요한 그 순간에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말이지 이건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도네츠크 시에서만 최소 11개의 병원이 폭격 피해를 입었고, 이 가운데 3곳은 완전히 문을 닫았습니다. 의료시설, 그리고 큰 위험을 안고서도 긴급한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부족한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대규모 교전의 정서적 영향도 쌓여만 갑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들은 폭격, 총격, 도피와 같은 충격적인 일들에 노출되어 왔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슬로뱐스크, 시야타고르스크, 크라스니 리만 지역에서 벌어진 무력갈등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만 500명이 넘는 실향민들이 개인 상담, 가족 상담, 집단 상담을 받았으며, 국경없는의사회는 향후 몇 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동부의 더 많은 지역에서 이 활동을 늘려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키예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정신보건 전문가 마누엘 모란테스는, “무력갈등은 갑작스럽게 일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은 삶의 방식, 소유물, 사회적 연계, 가족 관계의 개념을 갑작스럽게 잃게 되어 고통스러워합니다. 현장에 있는 우리 팀들은 극심한 공포와 지나친 긴장, 불안, 악몽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서적 지지, 실질적인 대처 방법 등을 제공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도네츠크 지역의 교도소에서 2011년부터 운영해온 국경없는의사회의 약제 내성 결핵 프로그램도 무력갈등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서 결핵과 HIV를 진단하는 실험실에서는 진단 활동을 제대로 유지하기가 버겁고, 때로는 전혀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이렇게 불안정한 지역에서 결핵 치료, HIV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점점 늘어만 갑니다. 의료 시설에 접하기도 어렵고, 약을 얻기도 쉬운 일이 아니어서 치료가 방해를 받거나 실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프레보 현장책임자는 말합니다. “치안 불안, 병원에 대한 존중 부족, 부상자•실향민에 대응하는 보건 체계의 어려움 사이에서, 무력갈등 때문에 치르는 생명의 대가만 나날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우리 팀들은 오직 의료적•인도주의적 필요에 대응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그 필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