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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우리 눈앞에서 도시가 처참히 파괴당하고 있습니다”

2016.10.11

Carlos Francisco Head of Mission of MSF projects in Syria

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현장 책임자 카를로스 프란시스코(Carlos Francisco)

 

그들은 세계로부터 버림받았습니다. 도시가 파괴당하는 것을 온 세계가 똑똑히 보고 있는데, 이를 막으려고 뭔가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알레포 동부에 남아 있는 35명의 의사 모두가 이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프란시스코는 2015년 1월 이후로 시리아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를 총괄해 왔다. 그는 시리아에서 일어나는 전쟁이 어떻게 악화돼 왔는지 목격했다. 전에 없는 수준으로까지 파괴가 이어졌고, 특히 최근 3주간 알레포 동부 지역의 파괴가 심했다. 9월에 휴전이 파기되면서 시리아·러시아 군이 벌이는 공중 폭격의 강도는 알레포 포위 지역을 전멸시킬 듯이 위협적이다.

프란시스코는 “도움을 받지도 못하고 도망칠 수도 없이 포위된 사람이 25만 명입니다. 처음에는 주변 지역이 타격을 입었고, 뒤이어 시내로 이어지는 도로, 그 뒤엔 병원, 상수도, 거주 지역, 구조대 장비에 이르기까지 전부 타격을 입었습니다. 우리가 말하고 있는 이 도시는 5년간 이어진 전쟁으로 너덜너덜해진 곳으로, 포위가 시작된 7월 이후로는 구호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바로 우리 눈앞에서 이 도시가 처참히 파괴되고 무너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프란시스코가 머물고 있는 곳은 터키 남부이다. 그의 팀은 알레포 동부에서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는 병원 8곳과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프란시스코는 “포위가 시작되기 전에는 3개월마다 한 번씩 물자를 들여보냈었습니다. 하지만 그 물자로는 수많은 필요를 다 메우지 못했습니다. 그곳들을 지원하는 다른 단체들의 도움까지 받았는데도 말입니다. 병원들이 공습으로 파괴되고 있습니다. 최근 4개월 동안에만 23차례의 공격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시설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고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알고자 매일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지금 현지에는 말 그대로 모든 게 필요합니다. 현지 시설 직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있는 것은 뭐든지 보내주세요. 살균 거즈, 아니면 그냥 거즈도 됩니다. 뭐든 받을게요. 모든 게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그들을 도울 힘이 전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7월 이후로 도시 동부는 완벽한 포위에 들어갔고, 곧이어 라마단 기간이 끝났다. 어떤 의사들은 라마단 기간 중에 가족들과 동행해 터키에 가기도 했는데, 그러고 나서는 다시 알레포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다. 프란시스코는 “이곳 터키 남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여기 있기를 정말 힘겨워합니다. 다시 돌아가 현지 사람들을 돕지 못해서 고통스러워하는 것입니다. 다들 절망과 무력감에 빠져 있습니다. 많은 의사들의 경우, 그들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해 보면, 일찌감치 전쟁을 피해 떠나 터키·유럽 등지에 정착할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지역민, 의료 활동, 병원, 그리고 알레포를 향한 이들의 헌신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들 자신과 가족들이 연일 죽음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벌써 1년 넘게 알레포로 이동하거나 그곳에서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는 병원들을 방문할 수 없었다. 프란시스코는 “분명한 것은 우리가 중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쟁 시작부터 정부 통제 지역에서는 활동이 불허되었다. 하지만 반군 통제 지역에서는 의료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알레포 북부·동부 시골 지역, 알레포와 터키 국경 사이의 마스칸(Maskan) 지역, 알 살라마(Al Salamah) 지역이 이에 포함된다. 알 살라마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1차·2차 의료 지원을 실시하는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피난민을 돕는 일에도 대응했다. 서쪽으로 진군하는 이슬람국가(IS), 그리고 북쪽 아자즈(Azaz)까지 진군하는 정부 군 때문에 살던 집을 떠난 사람은 약 10만 명에 이른다. 시리아 군이 마스칸을 통제하고 병원이 폭격을 맞아 파괴된 이후, 국경없는의사회의 대응 지역은 더욱 제한되었다. 프란시스코는 “마스칸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피난 상태가 되었고, 우리는 마스칸에 접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피난민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도 어렵습니다. 피난민들을 위한 캠프가 더 많이 마련된 이들리브로 향한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저 들에 머물며 나무 밑에서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알레포 동부 주민들은 피난을 떠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대신 그들은 시리아 전쟁의 공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면서 온갖 치명적인 무기들이 난무하는 도시 안에 갇혀 버렸다. 프란시스코는 “같은 시각, 우리는 알레포 서부를 공격하는 반군들에 대한 소식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괴 정도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비교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알레포 동부에서 일어나는 무차별 공중 폭격 중단을 요청하고 있다. 이로써 부상자와 환자들의 의료 대피를 실시하고, 인도적 구호 지원을 시내로 들여보내기 위해서다. 또한 민간인들이 분쟁이 일어나는 위기 지역을 떠날 수 있는 권리도 수호해야 한다.

알레포 동부에 남아 있는 의사 35명(외과의사 7명 포함)은 알레포에 남아 있는 병원 8곳을 최대한 많이 돌아다니면서 활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병원 8곳 전부 그들의 기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프란시스코는 “알레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의사들, 그리고 이곳의 우리 직원들 모두 알레포 동부에 있는 의료진과 현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고통 받고 있고, 우리는 여기서 울고 있습니다.’ 여기서 의료진과 직원들이 하는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알레포 병원 8곳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북부에서 의료 시설 6곳을 운영하고, 시리아 전역에서 보건소 및 병원 150여 곳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중 많은 시설들이 포위 지역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