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들은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 웅덩이에서 물을 퍼가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북동부 풀카에 마련된 병원 천막 앞으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서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안전을 찾아 이제 막 이곳에 도착한 사람들의 건강과 영양 상태를 체크한다. ©Malik Samuel/MSF
2017년 4월 19일, 나이지리아 마이두구리 –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와 불안정한 상황 때문에 살고 있던 집을 떠나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보르노주 내 외딴 마을로 몰려들고 있다. 또한 카메룬으로 넘어간 나이지리아 피난민들은 자국으로 강제 송환되고 있다.
지난 1월 이후 카메룬과 나이지리아 국경 인근에 있는 풀카(Pulka)로 피난 온 사람은 1만1300명 이상이다. 이로 인해 풀카 마을 인구는 기존의 3분의1이 증가한 4만2000여 명에 이르렀다. 이미 이 지역 자원은 기존 인구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는데도 피난민들까지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한 아동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풀카에 들어오는 아동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생후 6개월~10세 아동들이 홍역·백일해 그리고 다른 여러 질병을 막아줄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Malik Samuel / MSF
강제 송환
카메룬 국경 인근의 또 다른 외딴 마을, 반키(Banki)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수 차례 카메룬 군의 강제 송환 조치로 본국으로 송환된 나이지리아인을 목격했다.
“카메룬 콜로파타(Kolofata)에서 이미 1년 이상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무 설명 없이 우리를 나이지리아로 강제 송환시켰다. 우리나라로 다시 보내달라고 이야기 한 적 없다. 그들이 강압적으로 우리를 귀국시켰다. 우리는 아무 선택권이 없었다.”
반키의 나이지리아 난민이 한 말이다. 풀카 지역의 몇몇 환자들 또한 강제 송환이 두려워 카메룬을 떠나왔다고 국경없는의사회에 말했다.
고립된 란(Rann) 지역에서는 매일같이 피난민들이 도착하고 있으며, 이 지역 인구는 지난 3개월 사이 최소 1만 명이 늘었다.
보르노주 북동부에 있는 디크와(Dikwa)의 경우 3월 마지막 2주에 걸쳐 새로 등록한 피난민만 2000명에 이른다.
보르노주 동부 대다수 지역, 아직 도움의 손길 없어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다수 보르노주 동부 교외 마을의 경우 안전상의 이유로 구호 단체들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구호 단체는 대부분 주도인 마이두구리에서 일하고 있으며, 가장 도움이 필요한 보르노주 동부 지역에서는 일부 단체만 지속적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다.
“보코하람의 공격과 군사 작전을 피해 달아나는 사람들과 음식 및 기본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로 인해 매일같이 대단위 인구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 국경없는의사회 나이지리아 현장책임자 히메단 모하메드
풀카, 란, 디크와 등 비교적 큰 마을로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도주의 단체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서 온 피난민들이다. 이들은 취약하고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며, 거의 구호에만 의존하는 상태다. 나이지리아군이 민간인의 이동을 제한시키기 때문에 농사를 할 수 없고 따라서 자급자족은 불가능하다.
란 지역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실라스 아다무는 “이 사람들은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며 “이들은 란에서 하루에 물 5리터로 살아가고 있고 물이 더 필요하면 웅덩이에서 퍼가도록 강요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중반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폭력으로 인한 피난민과 피난민을 수용하는 커뮤니티를 위해 보건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보르노주 내 8개 마을(마이두구리, 디크와, 몬구노, 담보아, 그워자, 풀카, 은갈라, 베니셰이크)에서 12개의 의료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타 4개 지역에도 의료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보르노주 내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2016년 하반기에만 외래 진료 17만5877회를 실시했으며, 14만6650명의 아동에게 홍역 예방접종을 실시했고 3218명의 신생아 출생을 도왔으며, 3만2365명에게 식량을 공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