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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시리아: 동구타에서 엄청난 대량 사상자 발생 … 병원마다 중대 의약품 부족

2018.02.23

MSF

2016년 12월 5일(월) 공습으로 알-마르즈 마을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구급차 2대가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었다. (알-마르즈는 다마스쿠스 인근 동구타 포위지역에 있는 마을이다)

2018년 2월 21일

최근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의 반군 포위지역 동(東)구타 의료 시설들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들어왔다는 것이 국경없는의사회에 보고되었다. 동구타 지역에 급격하게 폭격이 늘어나고 있는 와중에 들어온 소식이다. (이 의료 시설들은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는 곳들이다.) 그 결과, 사흘 만에 국경없는의사회의 정기·일시 지원을 받던 병원 및 진료소 총 13곳이 훼손되어, 의료 수요가 매우 높은 시기에 도리어 지원 역량이 축소되고 말았다. 동구타 인근에 내려진 포위로 의료진은 생명을 살리는 데 꼭 필요한 중대 의료물품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동구타가 입은 피해는 이미 막대했다. 2월 18일(일) 기준, 국경없는의사회의 정기·일시 지원을 받는 병원 및 진료소에는 180여 명의 사망자, 1600여 명의 부상자가 보고되었다. 이후 폭력은 더 심화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전적인 지원을 받던 시설 10곳과 최근 국경없는의사회가 긴급 의료물품을 기증했던 시설 8곳에서 이틀 반 사이에 사망자 237명, 부상자 1285명이 집계된 것이다. 이는 2월 18일에서부터 2월 21일 이른 아침 사이에 집계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폭격의 여파를 보여주는 일부에 불과하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을 받지 않는 시설들도 부상자들을 치료했기 때문에 사상자 수가 수시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프로그램 운영 코디네이터 로레나 빌바오(Lorena Bilbao)는 이렇게 말했다.

“전쟁 초부터 우리가 알았던 것처럼 현재 동구타에는 중대한 의료 지원이 몹시 필요합니다. 우리는 지원 시설에 필수 의료물품 일부를 계속 보급하고 있고, 정기 지원을 하지 않는 시설에도 위기 때마다 일시적으로 의료물품을 기증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구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시리아 의료진이 생명을 살리는 의료 활동을 할 때 없어서는 안 될 물품들이죠. 우리는 동구타 안팎에서 의료 물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동구타 의료진에게 속히 물자를 풀어 줄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생사가 여기 달려 있습니다.”

동구타 주변 지역이 포위되면서 의료진에게 필요한 중대 의료물품 보급이 대거 끊겼다. 유엔이나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공식 호송 차량도 드물게나마 통행이 허락되는 반면, 마취용 물자를 포함한 의료 물품은 체계적으로 반입이 금지되거나 제거되고 만다. 동구타 내에 일부 의료 물자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현지 의료진은 이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다.

비록 아직까지는 국경없는의사회가 다양한 필수 의약품과 의료 물자를 여러 의료 시설에 보급할 여력이 있으나, 동구타 인근이 완전히 포위되었다는 것은 상황이 몹시 불안하다는 증거이며, 국경없는의사회의 보급도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칠 것임을 의미한다. 한 예로,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약 200명의 중증 외상 환자와 2000명의 중등도 환자에게 제공할 충분한 양의 정맥 수액 파우치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환자 2천~3천 명의 부상 치료와 수술에 활용할 봉합사도 있다. 그러나 국경없는의사회 그리고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시설들은 대형 수술에 꼭 필요한 혈액백, 일반 마취약, 항생제 정맥주사가 전혀 없는 상태다. 이러한 필수 의료 물자가 없다는 것은 몹시 우려스러운 일이다. 특히 지금은 격화되고 있는 분쟁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정부 및 분쟁 당사자들, 그 외 의료 물품을 비축하고 있을지 모르는 동구타 인근 상인들에게, 생명을 살려야 하는 의료 시설들에 이 물자를 즉시 공급해 줄 것을 시급히 촉구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국제인도법에 따라 이 같은 분쟁 행위 속에서도 의료진, 환자, 의료 시설이 무사히 보호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우리는 동구타에 있는 위독한 환자들을 동구타 밖으로 대피시켜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북부에서 의료 시설 5곳과 이동 진료팀 3개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5곳의 의료 시설과 파트너십을 맺어 활동하고 있다. 팀이 직접 상주할 수 없는 지역의 의료 시설 약 50곳에는 원격 지원을 실시한다. 여기에는 동구타 시설도 포함되는데 11곳은 정기적으로 지원하고, 그 밖의 시설들은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일시적으로 의료물품을 기증한다.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시설에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시리아 활동 지역에는 이슬람국가(IS) 조직이 통제하는 지역이 포함되지 않는다.  IS 지도부로부터 안전과 공정성에 대한 보장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시리아 정부 통제지역에서도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이 금지돼 있다. 수차례 활동 승인을 요청했으나 그 어떤 허락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활동을 위한 그 어떤 정부 기금도 수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