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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의료 접근이 더 어려워진 시리아 난민들

2018.04.24

요르단 북부 이르비드 주에서 방문 진료의 날을 맞아 여러 가정을 두루 다니며 의료를 제공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

2018년 4월 22일

시리아 문제를 논의할 브뤼셀 콘퍼런스를 앞두고, 국경없는의사회는 요르단에 머물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보건 기금을 확대해 줄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한다. 최근 요르단에서는 시리아 난민들에게 더 높은 공중보건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는데, 이로 인해 시리아인들은 의료 접근성이 떨어져 더욱 취약해졌다는 것이 국경없는의사회의 설명이다.

지난 2월,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의료비를 중단하겠다고 한 요르단의 발표에 따라 시리아인들은 의료에 있어 ‘외국인 부담률’의 80%를 내야 한다. 달리 말해 지금보다 공중보건 비용이 2배~5배 높아지는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요르단 현장 책임자 브렛 데이비스(Brett Davis)는 이렇게 말했다.

“임대료 등 감당해야 할 다른 생활비도 있기 때문에 이제 시리아 사람들은 의료를 뒷전으로 미루기 시작할 겁니다. 급한 대로 자가 치료를 하거나 비용이 덜 드는 다른 방법을 찾겠지만, 그런 방법들은 부적절하고 때로는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사실 요르단에 있는 시리아인들은 이미 기본적인 의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14년 11월, 요르단이 난민캠프 밖에 사는 시리아인들에게는 더 이상 무상 의료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2016년 국경없는의사회가 실시한 의료 접근성 설문조사[1] 결과에 따르면, 의료 지원이 필요한 성인 중 30.2%는 의료 서비스를 구하지 않았는데 높은 가격이 주된 이유였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239디나르(약 272유로/약 36만원)였고 전체 가구의 79.3%는 빚이 있는 상태였다.

이번 발표로 시리아인들은 더욱 취약한 상태에 처할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 프로그램에 등록된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비용 증가로 인해 상당수 환자들이 의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리아인 환자 칼리다(38세)는 이렇게 말했다.

“전에는 딸아이들이 아프면 바로 의사 선생님을 만나러 갔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습니다. 진찰 한 번에 9디나르(약 10.24유로/한화 13,000원)인데 도저히 제가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거든요.”

어떤 사람들은 진료비를 아끼려고 곧장 약국을 찾기도 한다. 자밀(43세)는 이렇게 말했다.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진료소에 갔습니다. 하지만 의료비 지원 비율이 달라진 것을 알고는 바로 약국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응급 의료 혹은 수술 비용을 마련하는 것이다. 제왕수술의 경우 이제 그 비용이 700디나르(약 803유로/한화 105만 원)가 넘는다.

이 같은 정책 변화의 결과, 무상 의료 지원을 찾는 시리아인들이 더 많아졌다. 지난 3월, 국경없는의사회 산부인과 및 1차 의료 지원 프로그램에서도 치료 수요가 20%나 늘었다. 어떤 환자들은 무료 서비스를 받으려고 더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한다.

브뤼셀 콘퍼런스를 앞두고, 국경없는의사회는 무엇보다도 요르단의 난민캠프 밖에 있는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의료 기금을 확대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앞으로도 요르단에서 무상 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시리아 난민과 그들의 의료적 필요를 세심히 지켜볼 것이다. 현재 우리는 람사 · 이르비드에서 비감염성 질환 치료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르비드에서는 산부인과 · 신생아 병원을, 마프라크에서는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람사에서는 1차 의료 지원을 실시하고, 암만에서는 재건 수술 지원을 진행 중이다.

(본 문서에 언급된 환자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대체되었습니다.)

 

[1] 2016년 5월-6월, 요르단 북부 이르비드 주에서 난민캠프 밖에 사는 시리아 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구별 설문조사에는 총 2,589가구가 설문에 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