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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골라: 몇 달 만에 가라앉은 후암보 지역의 말라리아 유행

2018.04.25

앙골라 후암보 주립병원.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병원 소아과에서 말라리아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주립병원에서 활동하며 중증 말라리아 아동을 치료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와 협력하는 보건당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7개월 전 앙골라 후암보 주에 일어난 말라리아 유행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월부터 이 지역에서 일하면서 지금까지 중증 말라리아 아동 3천 명을 치료했다. 후암보의 시립병원, 주립병원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환자 수가 너무 많아지자 보건부는 국경없는의사회의 합류를 허락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 들어 환자 수가 안정되고 말라리아로 주립병원에 입원하는 아동 비율도 줄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이 병원 소아과에서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 아동 입원의 80%는 중증 말라리아가 원인이었는데 지금은 그 비율이 50%에 머문다. 최근까지 말라리아로 매주 평균 400명의 아동이 입원했지만 여기에는 ‘입소문’도 한몫을 했다. 이로써 점점 더 많은 가정에서 자녀들을 곧장 주립병원으로 데려왔기 때문이다. 사망률도 정상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것이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 코디네이터 이사벨 그로바스(Isabel Grovas)의 설명이다. 약 100명으로 구성된 팀은 주립병원 내 미사용 공간을 활용해 말라리아에 감염된 아동 환자를 위한 추가 병상을 들여놓는 일을 도왔다. 그로바스 코디네이터는 이렇게 말했다.

“병상을 기존 65개에서 총 150개까지 늘려 모든 아동이 각각 따로 병상을 쓰도록 했습니다.”

아동들이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 오는 데에는 현지 의약품 부족도 한 원인이다. 이에 대해 그로바스 코디네이터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동네에서 필요한 약을 구하지 못하고 있고, 의료 시설조차 의약품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이가 아프면 가족들은 일단 상태가 나아지는지 지켜보며 며칠을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아이 상태가 위독해지면 그제서야 시설을 찾아가죠. 병원에서는 입원 후 2시간 만에 목숨을 잃는 아동들도 있었습니다. 너무 늦게 와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후암보 주 전역에서 활동할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너무나 거대한 상황을 겪고 있다 보니 의약품 보급이 충분치 않았습니다.”

여러 단체들이 모기장도 나눠 주고, 매개 통제 활동도 실시하고, 모기와 유충 박멸 활동도 실시한 덕분에 후암보 주는 최근 몇 년간 말라리아 예방에 큰 진전을 보였다. 2014년 들어 그러나 경제 위기가 터지면서 이러한 활동에도 차질이 생겼다. 게다가 작년에는 강수량도 많아지고 기온도 높아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가 더 많이 번식했다. 그로바스 코디네이터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유행에서는 말라리아 감염 수준이 네다섯 배까지 올라갔습니다. 그 어떤 의료 시설에서도 그렇게 많은 환자 수를 감당할 수 없었죠.”

그로바스 코디네이터에 따르면, 말라리아에 어느 정도 면역이 되어 있는 성인들과 달리 15세 미만 아동들은 더 큰 피해를 입는다고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후암보 비상사태를 해결하고자 간호사 34명, 의사 16명, 위생사 18명을 채용하고, 후암보 내 9개 시립병원과 협력해 주기적으로 병원들을 지원해 왔다. 구체적으로 말라리아 치료제 아르테수네이트(artesunate)를 기증하고, 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또한 중증 환자들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에 관해 의료진을 훈련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앞으로 몇 주간 말라리아 유행이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 살펴볼 예정이며, 경우에 따라 4월 말에 후암보 주를 떠날 수도 있다. 그로바스 코디네이터는 그러나 5월에 또 다른 유행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 그 여파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6년 들어 국경없는의사회는 9년 만에 앙골라 활동을 재개해 긴급 상황에 처한 곳곳의 의료 시설들을 지원했다. 둔두 지역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온 난민들을 지원했고, 2017년에는 나마쿤데에서는 말라리아, 영양실조 위기에 대응했다. 2016년에는 황열 환자 치료를 지원한 바 있다. 2017년에는 소요, 루안다에서 콜라레 발병에 대응했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우이게 지역에서도 콜레라 발병에 대응했다.

 

세계 말라리아의 날을 맞아 유행에 대비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오늘 4월 25일은 ‘세계 말라리아의 날’이다. 말라리아는 전 세계 5세 미만 아동의 5대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5세 미만 아동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이 바로 말라리아이다. 하지만 사실 말라리아는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말라리아는 또한 전 세계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들이 현장 프로젝트에서 가장 많이 치료하는 질병이기도 하다. 2017년, 국경없는의사회의 지원 속에 2500만 명이 말라리아 치료를 받았다.

 

말라리아 유행기에 대비하는 기니 국경없는의사회 - 포토 에세이

Albert Masias/MSF

국경없는의사회 간호 감독 미셀 코마노가 두아코 의료센터에서 의약품 준비를 돕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와 같은 여러 센터에서 의료진을 훈련하고 경제적으로 지원하며, 말라리아 유행기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인력도 지원한다.

 

Albert Masias/MSF

국경없는의사회 기니 현장 책임자 이브라힘 디알로가 다가올 말라리아 유행기에 대비하는 데 필요한 사항들을 살펴보기 위해 시셀라 지역 내 보건지소 곳곳을 방문했다.

 

Albert Masias/MSF

두아코 여성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두아코 의료센터에 진찰을 받으러 간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쿠루사 지역 내 보건지소 및 의료센터들을 지원한다. 이렇게 경제적, 인적 자원을 지원함으로써 6월~9월 우기와 함께 일어나는 말라리아 유행기 동안 늘어나는 진료에 보다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