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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무더위 속 열악한 환경, 외부 지원 줄고 있는 실향민 캠프

2019.07.29

여름 더위가 무르익어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헤라트(Herat) 외곽에는 실향민 10만여명이 머물고 있다. 무더위가 시작되며 이들의 생활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인도적 지원은 줄어들고 있고 식수 공급 또한 부족해지고 있다.  

작년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에 더해 반정부 무장단체와 아프간 보안군 간의 전투로 수많은 실향민이 발생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가뭄은 끝났지만 여전히 치안이 불안해 실향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헤라트(Herat) 외곽에 위치한 카디스탄(Kahdistan) 실향민 캠프 ⓒNoor Ahmad Saleem/MSF 

헤라트에 머물고 있는 실향민이 뜨거운 여름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곳은 허허벌판인 난민 정착지에 세워진 텐트뿐입니다. 식수 공급도 충분하지 않고 보건의료 시설이나 기본적 생활에 필요한 시설과 서비스도 매우 부족합니다.  인도적 지원이 점점 줄고 있고 나중에는 중단될 수도 있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_ 라파엘 톨라크(Raphaël Torlach) / 국경없는의사회 헤라트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헤라트(Herat), 파리아브(Faryab), 바드기스(Badghis), 고르(Ghor) 주 출신 실향민이 머물고 있는 헤라트시 외곽 지역 난민 정착지에는 식량과 식수가 부족한데다 위생 및 보건의료 시설도 충분치 않다. 최근 몇 주간 식수 공급이 줄어 실향민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어렵게 식수를 얻어 생활하고 있다. 

파리아브 출신인 모하마드(Mohammad)는 1년전, 마을에 분쟁이 끊이지 않아 결국 집을 떠나 실향민이 됐다.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힘든 상황은 처음이에요. 돈도 못 벌고, 잘 곳도 없는데다 다들 몸이 아파요. 날은 너무 더운데 마실 물조차 없죠.” _ 모하마드 

모하마드는 2살 된 아들이 열이 나고 복통에 시달리며 입 안에 발진이 생기자 카디스탄(Kadhestan)실향민 캠프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으로 데려갔고 이곳에서 치료받을 수 있었다.  

 

아프가니스탄 헤라트(Herat) 외곽 카디스탄(Kahdistan) 실향민 캠프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병원 입구 ⓒNoor Ahmad Saleem/MSF

“이 병원에 두 번 왔었어요. 아들이 여기서 치료를 잘 받아서 기뻐요.” _ 모하마드

 

모하마드 나임(Mohammad Naeem, 35세) 이 아들 유서프(Yousuf, 2세)를 안고 있다. 1년 전 파리아브(Faryab)의 외진 마을을 떠나 헤라트 난민 캠프로 이주한 모하마드는 아들이 고열과 구강발진 증세를 보여 카디스탄 실향민 캠프 내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을 찾았다.  ⓒNoor Ahmad Saleem/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실향민 정착지인 카디스탄 캠프에서 지난 12월부터 예방접종, 영양 상태 평가, 영양실조 치료 등 기본 보건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구급차를 운영해 전문 진료가 필요한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겨울에는 대부분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찾아오지만 지금같이 날씨가 더워지는 시기에는 설사, 구토 등 소화기관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주로 찾아옵니다. 위생 상태가 열악하고 방충망이 없는 곳에서 지내고, 깨끗한 식수도 부족하다 보니 생기는 질환들이죠.” _ 하자다 바레즈 (Hazada Barez) /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아프가니스탄 헤라트(Herat) 카디스탄(Kahdistan) 병원에서 하자다 바레즈 (Hazada Barez) 국경없는의사회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Noor Ahmad Saleem/MSF

실향민의 거처 환경은 점점 더 위태로워지고 있지만, 분쟁이 끊이지 않아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데라람(Delaram, 40세)은 11달 전 바드기스에서 가족들을 데리고 피난을 떠났다. 

“지금 이 지역에는 도로가 차단됐어요. 다시 길이 열리면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지금은 갈 수가 없어요.” _ 데라람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속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실향민을 위해 병원 의료 활동을 확대하고 있으며 인도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아프가니스탄의 카불(Kabul), 헬만드(Helmand), 칸다하르(Kandahar), 헤라트(Herat), 코스트(Khost), 쿤두즈(Kunduz)에서 구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헤라트 카디스탄(Kadhestan)캠프에서 실향민을 위한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헤라트 지역 병원 응급 병동에서는 공중보건부와 협력해 특히 중증도 분류나 중증 환자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2018년 국경없는의사회는 외래환자 약 14만명을 진료하고, 출산 74,600건을 지원했으며 수술 11,400건 이상을 진행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아프가니스탄 프로젝트는 어떠한 정부 지원금도 받지 않으며 민간 재단이나 개인으로부터 모금된 후원금으로만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