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에 소개된 평범한(?) 마취과 의사 이효민 활동가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누리집 ‘활동가 이야기’에 소개된 사진 한 장이 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인 이효민(사진) 활동가가 윗니를 활짝 드러내 보이며 웃고, 곁에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중아공)의 한 산모가 미소짓고 있다. 엄마 품에서 잠든 아기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든 말든 쌔근쌔근 평온하다. 사진설명을 보니 이 활동가가 생명을 구해준 모자다. 태아가 자궁 안에서 옆으로 누운 ‘횡위’인데다 팔이 먼저 자궁 밖으로 빠져나와 자연분만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 활동가는 응급 제왕절개 수술에 참여했고, 20분간 직접 심폐소생술을 한 끝에 멈췄던 아기의 숨을 돌려놨다. 사진은 건강을 되찾은 아기가 퇴원할 때 기념으로 찍었다.
이효민 활동가의 약력을 살펴보니, 요즘 대한민국에서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이 1순위로 꼽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인턴·레지던트를 마친 뒤에는 서울아산병원과 한림대병원에서 일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구호활동가(의사·간호사·약사·물류 및 행정 담당 등)는 30여 개국, 4만 명이 넘지만, 2012년 개소해 7주년을 맞은 한국사무소 소속 활동가는 2018년 기준 23명에 그친다. 이 가운데 의사는 단 9명이다. 이 활동가는 심지어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위해 조교수로 재직하던 한림대병원을 사직했다.
대중이 동경하는 화려한 스펙을 접고 척박한 땅을 돌며 인도주의 활동가라는 새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서 ‘인류애’ ‘헌신’ 같은 숭고함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10월4일 오후 <한겨레21> 사옥에서 만난 이 활동가는 ‘쿨’보다는 ‘담백’에 가까운 과장 없는 어조로 자신의 남다른 선택에 대한 과잉 해석을 경계했다. “평범한 사람이라 (대학병원 과장·교수처럼)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 욕심이 없고, 능력도 없고, 일을 더 많이 하기도 싫고, 그저 흥미를 갖고 더 오래 할 수 있는 즐거운 일을 찾았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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