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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알홀(Al-Hol) 실향민 캠프의 의료 서비스 부재와 코로나19 파급 영향

2020.09.03

시리아 북동부 알 하사케 주 동부 알홀 실향민 캠프 ⓒ Ricardo Garcia Vilanova/MSF

시리아 북동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대유행의 파급 영향이 지역 내 다른 의료 서비스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집을 잃은 실향민 약 7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윌 터너(Will Turner) 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긴급구호 매니저는 시리아 민주군이 시리아의 마지막 이슬람국가(IS) 단체 영토를 점령한 시점으로부터 약 2년 동안 실향민 65,000여명이 갇혀 있는 알홀 실향민 캠프와 인근 지역 내 상황을 전했다.

 

현재 시리아 북동부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현재 지역 전체가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을 받고 있다. 시리아 북동부에는 70만여명이 집을 잃어버리고 실향민이 되었으며, 현재 대부분이 온전히 인도적 지원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들은 라카(Raqqa) 및 하사케(Hassakeh), 데이르 에조르(Deir Ez-zor) 주와 알레포 주 동부 코바니(Kobane)/아인 알아랍(Ayn al-Arab) 지역에 퍼져 있다. 대부분의 실향민은 공식 캠프 및 비공식 캠프, 학교 및 시장의 임시 거처 등 과밀집된 환경에서 살고 있다. 수만 명이 현지 지역주민의 집에 얹혀 살고 있기도 하다. 

시리아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 지역은 9년 이상 지속된 분쟁으로 초토화되었다. 가장 최근에는 2019년 10월, 북부에서 터키의 지원을 받은 군사작전이 발생했다. 이 전투로 실향민이 추가적으로 발생했고, 지역의 취약한 인프라는 더욱 큰 타격을 입었다. 또한 실향민에게 절실한 인도적 지원마저 중단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몇 개월간 활동을 축소해야 했다. 현재 많은 의료시설의 운영이 중단되었고, 운영 중인 소수의 의료시설은 주민의 필요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식수 공급 상황은 어떤가? 

현재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알 할룩(Al Halouk)의 급수소에서는 알홀 및 기타 캠프의 실향민을 비롯해 하사케(Hassakeh) 주의 약 48만 명이 사용할 물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 급수소는 심각한 손상을 입어 해당 지역 전체의 급수가 중단되었다. 이후로 보수가 되었지만 2020년 내내 급수가 끊기거나 원활하지 않았다. 지난 2주간 광범위한 물 부족으로 시위가 일어나고 사회적인 불안이 이어졌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알 할룩 지역 접근이 불가하기 때문에 최근 지역 당국을 지원해 하사케(Hassakeh) 시 북부에 ‘알 힘메(Al Himme)’ 급수소를 설치했다. 이 급수소에서 안전한 식수가 공급될 수 있도록 물 처리에 필요한 실험실 장비와 화학 약품을 지원했다. 알 힘메 급수소가 온전히 가동되면 지역에서 필요한 물의 최대 30%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물 부족으로 더욱 심각한 보건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응급 상황에서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은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물 부족은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시리아 북동부 알 하사케 주 동부 알홀 실향민 캠프. ⓒ Ricardo Garcia Vilanova/MSF 

 

코로나19 상황은 어떠한가? 

시리아 북동부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 8월 24일 기준으로 39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중 1/5 가까이가 의료 종사자이다. 코로나19 검사 자체가 제한적이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사 결과의 약 절반이 양성이다. 이것은 전파율이 매우 높고, 검사 횟수를 훨씬 늘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하사케(Hassakeh)와 카미실리(Qamishli) 시에서 코로나19 유행이 가장 심각하다. 이후 코로나19가 라카(Raqqa)로 번지는 것이 매우 우려된다. 라카는 여전히 전쟁 피해로부터 회복 중이며, 실향민 수가 많아 인구 밀집도가 높기 때문이다. 의료 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하고, 물이나 위생에 대한 접근 역시 열악하다. 

지역 내 격리 및 집중치료를 위한 병상 또한 부족하다.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다양한 지역 정부 및 인도주의 단체는 다양한 지역에 더 많은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쿠르드 적신월사와 협력해 하사케 시 외곽에 있는 유일한 코로나19 전담 병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곳은 집중치료 역량도 다소 갖추고 있다. 지역 보건 당국이 주도하고 있는 코로나19 인도적 지원 전담팀의 일원으로써 우리는 이 지역에서 교육을 제공했고, 지역 내 가장 큰 종합병원인 하사케 국립병원의 48 병상 규모 격리실 보수를 지원했다. 

 

코로나19가 의료 인력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우리는 특히 의료 종사자 감염률이 높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 첫 번째는 의료 종사자 자신과 가정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이미 극도로 취약한 의료 시스템에 미치는 파급 영향 또한 크다. 된 직원이 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접촉한 다른 직원들도 격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미 제공하는 서비스가 한정적인 의료 시설이 완전히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곳에서는 의료진이 근무를 두려워하기도 한다.   

최근까지도 대부분 의료 종사자는 시리아 북동부의 여러 의료 시설에서 활동했다. 이중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의료진 대부분은 알홀과 같은 캠프 내 진료소를 비롯한 공공 의료 서비스에 참여하거나 인도주의 단체와 협력했다. 지역 당국은 코로나19 감염률 증가에 대한 대응으로 각 직원이 한 곳 이상의 의료 시설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시리아 알홀 실향민 캠프에서 한 소녀가 철조망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 Ricardo Garcia Vilanova/MSF

 

알홀 실향민 캠프의 상황은 어떤가?

이라크 국경 인근 하사케 주에 위치한 알홀 캠프는 시리아 북동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캠프이다. 2019년 초 이슬람국가(IS)와 시리아 민주군 간의 마지막 전투 이후 약 65,400명이 이 캠프에 머물고 있다. 캠프 거주민의 90% 이상이 여성과 아이들이며, 2/3가 18세 미만이다. 

알홀은 ‘폐쇄형 캠프’로, 출입이 자유롭지 않다. 캠프는 철조망에 둘러싸여 있으며, 출입구에는 보안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캠프 내부는 매우 혼잡하며, 일반 크기의 텐트에 평균 7명이 비좁게 생활하고 있다. 어떤 곳에서는 공용 공간에 여러 가정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동 제한이 엄격했으나 최근 대유행으로 더욱 강화되었다. 사람들은 잠깐이라도 캠프를 떠날 수 없게 되었다. 

캠프 거주민은 대부분 시리아 또는 이라크 출신으로, 주(主) 캠프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부속’ 캠프가 있다. 훨씬 높은 수준의 경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 별도의 캠프에는 전 세계로부터 방치된 ‘제3국’ 출신 약 1만 명이 억류되어 있다. 이들이 이슬람 국가 단체와 연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이유로 일부 정부 및 인도주의 단체는 이 부속 캠프에 지원을 제공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알홀 캠프에서는 어떤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가? 

현재 코로나19의 파급 영향으로 여러 의료 시설이 문을 닫았고, 제공되고 있는 의료 서비스가 거의 없으며, 그 결과는 참혹하다. 8월 첫 주에만 7명의 아동이 사망했는데 모두 5세 미만이었다. 아동의 부모가 치료를 위해 운영 중인 진료소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맸다는 안타까운 보고도 있었다. 

5월 캠프에는 1차 진료소가 24개 있었으나 8월 15개로 줄었다. 현재는 이중 부속 캠프 내 국경없는의료소를 포함해 5개 진료소만 운영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7월 말 운영을 재개할 수 있었는데, 1천 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했다. 우리는 캠프 내에서 진료소에 갈 수 없는 환자들을 위해 부상 치료를 진행하는 텐트 기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야전 병원도 3개 있지만 현재 모든 야전 병원이 온전히 가동되고 있지 않다. 지난 주까지 주(主) 캠프 내에서는 응급 의료 서비스가 불가했다. 다행히 일부 제한되었던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게 되었으나 현재 의료 종사자의 감염률이 증가하고 있어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중증 환자 이송 또한 가능하지만 이는 과정이 복잡하고 조율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코로나19가 지역 내 의료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게 됨에 따라 환자 이송은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현재 캠프 내에는 설사가 퍼지고 있는데, 어린아이들이 특히 취약하다. 그 결과 많은 아동에게 영양실조가 나타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치료식 제공 센터에서는 5세 미만 환자의 80%가 급성 수성 설사를 앓고 있다. 7월 국경없는의사회 치료식 제공 센터 입원 환자가 71% 증가했고, 외래 환자 중 영양실조가 있는 아동은 157명이었다. 깨끗한 물과 위생은 절대적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며, 특히 타는 듯한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7월 국경없는의사회는 염소 처리한 물 1,520만 리터를 공급했고, 추가로 6,930만 리터를 처리해 다른 곳으로도 공급되게 했다. 

시리아 북동부 알 하사케 주 동부 알홀 실향민 캠프 내부. ⓒ Ricardo Garcia Vilanova/MSF

 

알홀 캠프에도 코로나19 유행의 위험이 있나? 

알홀 캠프 거주민 사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려된다. 알홀 캠프는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격리 시설이 설치되었지만 아직 사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훈련된 직원도 부족하고, 기초적인 식수∙위생 인프라도 부족하며, 적절한 질병 예방 및 통제 조치 또한 마련되어 있지 않다. 산소 공급 등 의료 장비 및 의약품 공급에도 문제가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코로나19에 특별히 취약한 1,900명을 식별했는데, 대부분 당뇨 및 고혈압, 천식, 심장 질환 등 비전염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이다. 우리는 이들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비누와 기타 필수품 또한 지원하고 있다. 직접 밖으로 나가 구입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보건 인식 제고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으나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물리적 거리두기’와 같은 불가능한 조치를 요청할 수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시리아 북동부 알 하사케 주 동부 알홀 실향민 캠프 전경.  ⓒ Ricardo Garcia Vilanova/MSF

 

캠프 내 인도적 지원이 더 필요한가? 

현재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최대한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다른 단체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부속 캠프와 같은 곳은 전 세계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이슬람국가 단체와 연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여부와 상관없이, 의료 및 인도적 지원은 모두의 기본적인 권리이다. 

알홀 캠프 지원과 시리아 북동부 코로나19 대응 활동에 더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라카에서 1차 및 2차 의료, 코바니/아인 알 아랍에서 백신 접종 제공을 지속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은 모두 무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우리는 계속해서 멀리 떨어진 사회∙경제적 소외 지역, 비공식 정착지 및 기타 캠프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료 및 인도적 필요를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