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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피난민 수만 명에 도움의 손길 시급

2022.11.23

 

콩고민주공화국 고마 지역의 비공식 정착지 ©Moses Sawasawa
콩고민주공화국 럿슈루(Rutshuru) 지역에서 정부군과 무장 반군 M23 간의 무력 충돌이 재점화하면서 수십만 명이 카냐루치냐(Kanyaruchinya)와 고마(Goma) 인근의 임시 캠프로 몰려들었다. 수많은 피난민이 발생한 만큼 이들의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구호단체의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
고마와 럿슈루를 잇는 도로 부근에 위치한 카냐루치냐의 임시 캠프는 2021년 5월 화산 폭발과 지난 몇 달 간 이어진 수차례의 무력 충돌로 발생한 국내실향민으로 이미 수천 명을 수용하고 있던 상태였다. 열악한 생활 환경에 더해 국내실향민이 추가로 유입되면서 훨씬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천 명의 피난민은 비를 맞으면서도 주변에서 모아온 유칼립투스 잎과 나뭇가지를 엮어서 며칠 만에 임시 거처를 만들었습니다. 피난길에 오르면서 최소한의 짐밖에 챙길 수 없었기 때문에 의료서비스, 거처, 식량, 식수, 화장실 등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피난민의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여파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지원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합니다.”_마리아 마샤코(Maria Mashako) /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의료 코디네이터

불안함에 피난길 올랐지만 여전히 고통에 시달려

현지 당국은 최근 대규모 피난민이 발생하면서 고마 지역에서 지원을 기다리는 이들이 74,00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기적으로 임시 캠프를 방문하곤 하는데요. 그중 일부는 2주 전까지만 해도 비어 있었는데 지금은 피난민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어림잡아 보건대 하루 이틀 사이에 카냐루치냐 인구가 3배는 늘어난 것 같아요. 신규 유입 피난민은 임시 캠프로 전환된 학교 등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_마리아 마샤코 /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의료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카냐루치냐의 의료시설에서 태어난 생후 한 달 된 아이와 어머니 푸라하(Furaha). 푸라하는 2022년 5월 럿슈루 임시 캠프에서 다섯 아이와 함께 이곳으로 피난하여 카옘베(Kayembe) 학교의 교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Moses Sawasawa

분쟁이 발생해 15시간 이상을 걷고 또 걸어서 카냐루치냐에 도착했습니다. 지금은 무가라(Mugara)의 학교 뒤편에서 지내고 있는데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_장클로드(Jean-Claude) / 루가리(Rugari) 출신 피난민

장클로드와 같은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 저스틴(Justin) 또한 하루하루 불안에 시달리다 가족을 데리고 피난길에 올랐다. 키범바(Kibumba) 지역 출신의 저스틴은 이곳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구호의 손길 턱없이 부족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카냐루치냐 의료시설의 경우 10월에는 매일 평균 80명의 환자를 진료한 반면, 최근에는 일 250명으로 급증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팀이 모든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의료시설을 24시간 운영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화산 폭발 및 분쟁으로 발생한 피난민 모두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7월부터 현지 의료시설을 지원했다. 7월부터 치료한 환자 수만 1만여 명이 넘는데, 그중 3분의 2가 피난민이었고 호흡기 감염, 설사, 피부 감염을 앓는 환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 몇 달간 인도주의 구호단체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했던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는 무니기와 카냐루치냐의 보건 구역 여러 곳에서 식수를 보급했다.

카냐루치냐 보건소 뒷편에서 매일 3회 물 탱크에 물을 채워넣는다. ©Moses Sawasawa
 

캠프의 위생 환경이 워낙 열악하고 많은 사람이 밀집된 공간에 모여 살다 보니 콜레라 같은 수인성 질병 등 전염병이 쉽게 퍼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0월 29일을 기점으로 깨끗한 식수 배급량을 두 배 이상 늘렸습니다. 현재 10여 곳에 200,000리터가량의 식수를 매일 공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이 필요한 곳이 워낙 많다 보니 지원 규모를 더욱 늘려야 하는 실정입니다.”_ 마리아 마샤코/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의료 코디네이터 

임시 거처 신속히 마련해야

지난 몇 주간 거센 비가 이어지면서 거주 환경이 더 열악해진 탓에 많은 피난민이 호흡기 감염과 말라리아 등의 질병에 노출되어 안전한 거처 마련이 시급해졌다. 식량 부족도 큰 문제다. 농사를 짓거나 다른 수단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없다 보니 인도적 지원에만 의지하는 주민이 많다.  

지난 몇 주간 세차게 내린 비로 호흡기 감염이나 말라리아 확산 가능성이 커지는 등 상황이 악화했다. ©Moses Sawasawa

또, 여성 피난민이 폭력에 노출된 점도 우려스럽다. 

카냐루치냐에서 의료지원을 시작한 이래로 성폭력 피해자 120여 명을 치료했는데 이 중 80%가 피난민이었습니다. 72시간 이내 치료를 받은 성폭력 생존자 대부분은 도로에서 식량이나 땔감을 찾던 중 공격을 당했다고 합니다. 구호단체는 약속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현장에서 직접 지원해야 합니다.”_ 마리아 마샤코 /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의료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니라공고(Nyiragongo) 및 럿슈루 지역과 근방의 빈자(Binza), 키비르(Kibirzi), 밤보(Bambo) 지역에서 필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신규 유입 피난민을 지원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올해 3월 말부터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군과 M23 반군의 무력 충돌로 발생한 국내실향민만 186,000여 명에 달하는데, 사태가 지속되면서 수십만 명의 피난민이 추가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