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는 점차 불안정해지는 치안과 반복되는 폭력사태로 인해 안전한 의료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술(Sool) 주 *국제적으로 인정된 소말리아 국경 내 위치 라스 아노드(Las Anod) 종합병원에서 철수하겠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의료시설에 반복되는 공격과 라스 아노드 내 심화한 폭력사태는 국경없는의사회가 더 이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달았다. 이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시설에 있는 환자, 보호자, 의료인력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되었다.
가장 최근인 7월 8일 발생한 폭력사태로 라스 아노드 종합병원이 공격당했을 때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 및 보호자들이 부상을 당했다. 해당 공격으로 응급차가 손상되었고 산과병동 가동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올해 2월 6일 폭력사태 고조 후 다섯 번째로 발생한 사건이다(►관련글 읽어보기). 라스 아노드에서는 이전에 폭력사태가 전쟁으로 부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의료지원을 제공하던 의료팀과 봉사자들의 목숨을 앗아 가기도 했다.
계속되는 분쟁으로 이미 필수 의료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의료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사실이 유감스럽습니다. 하지만 우리 팀은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이 최소 기준으로나마 보장된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_다나 크라우스(Dana Krause) /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2019년 5월부터 라스 아노드 종합병원에 의료 물품을 공급하고 응급실 및 수술실 가동에 필요한 전문 기술을 지원하며, 성생식 보건서비스 인력에는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급성 영양실조 및 기타 질병에 걸린 아동 환자 진단 및 치료 서비스도 지원해왔다. 2022년 한 해 동안에만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7,200건 이상의 응급 진료와 2,000회 이상의 분만 지원을 제공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번 주로 전쟁 부상 환자들을 위한 치료 키트를 포함한 의료 물품 지원을 종료한다.
비록 라스 아노드에서의 의료지원은 중단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라스 아노드에서 남쪽으로 40킬로미터가량 떨어진 술 지역 내 칼라바이드(Kalabaydh)에서는 계속해서 기초 및 전문 보건의료 지원을 제공할 것이다. 최근 분쟁으로 인해 피란길에 오른 이들은 현재 해당 지역에서 의료지원을 구하고 있다.
지난 40여년 동안 국경없는의사회는 소말리아 지역사회에서 반복되는 인도적 보건 및 영양실조 긴급사태에 대응해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보편적인 의료 윤리와 인도적 지원 권리에 기반해 중립성과 공정성의 원칙을 준수하며 앞으로도 그렇게 활동을 지속할 것을 재차 선언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활동 전개에 있어 완전한 독립성을 요구한다.
*라스 아노드와 술 지역은 국제사회에서 인정된 소말리아 국경 안에 위치한 자치 지역들인 소말릴란드(Somaliland)와 푼틀란드(Puntland)가 저마다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지역이다. 본문에 표기된 지명은 해당 지역의 법적 지위에 대한 국경없는의사회 입장을 반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