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전역에서 수백만 명의 주민들 삶에 참담한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가운데, 각종 지역사회 주도 지역 활동이 레바논 지역사회의 굳건한 연대와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가령 베이루트 중심부에서는 알 아자리에(Al Azarieh) 피난처에 머무는 실향민들에게 생명선이 되어주는 이니셔티브가 전개되고 있다. 이곳은 한때 번화한 상업 건물이었지만 지금은 이스라엘의 폭격과 습격으로 집을 떠난 실향민 2,500명에게 쉼터가 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 비정부 단체 아흘라 파우다(Ahla Fawda)와 바르자크(Barzakh) 식당이 합작해 지역 주민들에게 무상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키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바르자크 식당에서 키친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2024년 10월. ©Tracy Makhlouf/MSF
“우리는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어요. 전쟁이 발발하고 이곳으로 실향민들이 유입되기 시작한 이후부터 우리는 식량을 제공하기 위해 아흘라 파우다 단체와 긴밀하게 협력했어요. 해당 프로젝트는 단순히 식사 제공뿐만 아니라 재료 공급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알 아자리에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요리해서 식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식품 안전과 위생에 중점을 두고 교육도 제공하고 있어요.”_코데르 알 아크다르(Khodor Al Akhdar) / 바르자크 식당 운영 책임자
키친 프로젝트 운영을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물류팀은 알 아자리에 피난처에 있던 빈 공간을 완전한 주방으로 탈바꿈시켰고, 아흘라 파우다와 바르자크 식당은 위생 및 안전 기준을 충족하도록 시설을 갖추고 지역 주민들이 무상으로 제공한 재료를 사용해 직접 음식을 준비하도록 교육했다. 현재 이 주방은 매일 약 2,500인분의 끼니를 제공하고 있다.
무상 급식소 주방으로 개조되기 전 비어있던 공간. 2024년 10월. ©MSF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레바논에서 지역사회 주도 이니셔티브들이 아주 잘 이루어졌어요. 이러한 노력은 절실히 필요한 연대와 협동 분위기를 조성하여 ‘전쟁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을 가능케 합니다.”_엘레나 페르난데스 타자두라(Elena Fernandez Tajadura)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대응 물류 코디네이터
레바논은 2020년 8월 베이루트 항구 대규모 폭발 사고와 세계 최악의 경제 붕괴 등 최근 몇 년간 일련의 위기를 겪어 왔다. 최근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이 격화되면서 2023년 10월 이후로 100만 명이 넘는 레바논 주민들이 실향을 겪었고, 주민들 다수가 열악한 생활 환경에 놓였다. 이렇게 전쟁은 복합적인 위기 장기화에 더해 전 국민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알 아자리에 키친 프로젝트 운영과 같은 이니셔티브는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실용적인 지역사회 기반 지원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희망과 따뜻함을 심어준다.
“이 프로젝트의 일원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지난 몇 달 사이에 생필품을 사기 위해 남은 한 푼까지 다 써버렸어요. 그들에게는 더 이상 생존에 필요한 돈이 없어요. 바르자크 식당에서 일손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저는 자원해서 돕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다같이 이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어요. 부디 이런 상황이 빨리 끝나고 나아지길 바랍니다.”_아지자(Aziza) / 알 아자리에 피난처에 머무는 베이루트 남부 출신 실향민
국경없는의사회는 레바논 남부의 사이다(Saida) 및 티레(Tyre) 지역을 포함하여 레바논 전역에서 전개되는 다른 (식량 제공에 초점을 맞춘) 지역사회 주도 이니셔티브들도 지원했다. 2024년 9월 23일 이스라엘 폭격이 격화된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지금까지 레바논 전역 피난처에 식사 7,432끼, 담요 7,342개, 매트리스 6,050개, 식수 79,504리터, 위생키트 8,013개, 물 6,678,000리터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