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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수단: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은 계속됩니다

2023.05.09

4월 15일, 수단에서 무력 분쟁이 재점화됐다. 수단 내외로 피난한 이들도 많지만 아직 분쟁 가운데 발이 묶인 이들도 많다. 의료시설은 사상자가 대거 유입돼 과부하에 걸린 상태이며, 설상가상으로 물자 재고도 바닥나기 일보 직전이다. 치안 불안으로 인한 이동 제한 등의 이유로 의료시설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이들도 있다.

북 다르푸르주 엘 파시르(El Fashir)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병원에도 수많은 부상자가 유입돼 의료팀이 쉬지 않고 치료에 전념 중이다. 현재 엘 파시르에서 유일하게 가동 중인 이 병원에만 427명의 부상자가 유입됐고, 이 중 89명이 사망했다. 물자도 부족하고 다른 의료시설로 환자를 이송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엘파시르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병원, 2023년 5월 1일. ©MSF/Mohamed Gibreel Adam

“모든 분쟁 당사자는 의료시설과 직원들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약탈이나 공격 등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활동을 잠정 중단해야 한 지역도 있다. 남 다르푸르 니알라(Nyala) 지역의 국경없는의사회 물류 창고도 공격 및 약탈의 대상이 됐으며, 4월 28일에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서 다르푸르주의 주요 병원 엘 제네이나(El-Geneina) 수련 병원도 약탈당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엘 제네이나 수련 병원에서 소아 병동 및 영양실조 입원 병동을 운영하고 감염예방통제 및 식수위생 서비스를 제공해 왔습니다. 지난 수년간 폭력 사태들을 경험해 온 사람들에게 이번 사태가 미칠 영향이 매우 걱정됩니다. ...

모든 분쟁 당사자는 병원, 구급차, 물품 창고를 포함한 의료시설과 직원들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모든 분쟁 당사자가 민간인 거주 지역에 주의하고 민간인 생명을 보호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또한 모든 분쟁 당사자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확대될 수 있도록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하여야 합니다.”_실뱅 페홍(Sylvain Perron) /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활동 부책임자 

수많은 어려움에 직면했음에도 불구,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단에서 철수할 예정이 없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여러 지역에서 전개하고 있는 의료 구호 활동을 지속하는 동시에, 이미 수단 국내에 마련된 활동 기반뿐 아니라 새로 들여올 물자와 인력까지 활용해 신규 대응 활동을 개시하고, 이번 위기에 대한 대응을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확대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할 예정이다. 

의료 구호 활동을 유지하고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기존 활동을 개편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단에서 철수하거나 활동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 없습니다. 
현지 인구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차단되었고 의료시설의 안전, 더 나아가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나 수단 현지 의료진의 의료지원 활동 자체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단 사실이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쟁 상황에서 현지 주민을 위한 지원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춘 단체이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_콘스탄티노스 프시카코스(Konstantinos Psykakos) /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계속해서 수단 인구를 위한 지원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지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활동가와 환자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고, 물자와 인력을 필요한 곳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 

지원을 이어나가는 국경없는의사회

국경없는의사회는 분쟁 격화 전 수단 12개주에서 1, 2차 의료서비스, 의료시설 지원, 이동진료소 운영, 성생식 보건서비스, 예방접종 캠페인, 보건증진, 식수위생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분쟁이 심화된 후에는 일부 활동 프로젝트를 긴급대응 활동으로 개편했으며, 계속해서 수단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북다르푸르주 엘 파시르의 사우스 병원에서 모성병동을 지원하고 있었는데, 분쟁 발생 후 이곳에 부상자가 대규모로 유입됐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엘 파시르에서 유일하게 가동 중이던 이 병원을 대규모 사상자 대응 전문 병원으로 전환했다. 

다르푸르주 기타 지역의 의료시설에도 제한적으로나마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서다르푸르의 크레이닉(Kreinik), 중앙다르푸르의 로케로(Rokero)에 위치한 병원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 현지 직원과 보건부 직원이 계속해서 의료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청나일(Blue Nile)주 다마진(Damazin) 등 상황이 비교적 덜 심각한 곳에서는 기존의 활동 프로젝트를 유지하고 있다. 알 게다레프(Al-Gedaref)주의 움라쿠바(Umm Rakuba) 및 티네드바(Tinedba)에 위치한 에티오피아 출신 난민 캠프 및 수단 동부의 난민 수용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도 계속해서 운영 중이다. 

의료 물자 및 인력 지원 

카르툼 의료시설들에 물자를 지원하는 국경없는의사회 ©MSF

국경없는의사회는 4월 23일부터 카르툼(Khartoum)의 다섯 개 의료시설이 계속해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물자를 지원했다. 자브라 병원(Jabra Hospital)에는 카르툼에서 발생한 부상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10톤 가량의 의료물자를 지원했다. 또한 포트 수단(Port Sudan)에서는 긴급 수술이 필요한 곳으로 즉각 출발할 수 있게 수술팀이 대기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 의료시설에 물자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병원 및 의료 협회 등의 기관과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분쟁이 지속되고 있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동진료소 활동 

수단 중부 와드 마다니(Wad Madani)의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1차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차단된 카르툼 출신 피난민을 위해 이동 진료소 활동을 개시했다. 특히 와드 마다니의 피난민 526명(90가구)에게 위생키트 및 비식량 구호품, 식량 구호품을 지원했는데, 공공시설에서 생활하는 취약 인구를 우선적으로 지원했다. 

피난민을 위해 개시한 와드마다니 국경없는의사회 이동진료소 ©MSF

인접국 차드의 수단 출신 피난민 지원 

수단과 인접한 차드 동부에는 이미 약 40만 명의 수단 난민이 열악한 환경의 과밀한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수단 분쟁이 격화하고 난 후 30,000명에 달하는 피란민이 추가로 차드에 유입됐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쿠프룬(Koufroun) 등 국경지대에 임시 캠프를 설치하여 아동을 위한 홍역 예방접종 캠페인을 개시해 현재까지 8,145명의 아동이 접종을 받았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4월 초 다르푸르 지역에서의 반복적인 폭력 사태로 이미 피난해 있던 가정의 3,600명 아동을 위해 예방접종 캠페인을 개시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방접종 활동에 더해 비타민 보충제 및 구충제도 제공하고, 급성 영양실조 아동 검사 및 치료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198명의 영양실조 아동 환자를 작년부터 지원하고 있는 차드 힐루타(Hilouta)의 보건센터로 인계했다. 

수단-차드 접경지대 쿠프룬(Koufroun) 임시캠프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동 대상 홍역 예방접종을 진행해 왔다. ©Colin Delfosse/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상황이 악화할 것에 대비해 지원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