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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이클론 모카 여파로 정신건강 지원이 더욱 중요해져

2023.10.06

수년간의 분쟁과 실향의 고통에 이어 5월 중순 미얀마를 강타했던 카테고리 5등급 사이클론의 여파에 시달리는 미얀마 주민들에게 지역사회 기반 정신건강 지원이 희망을 주고 있다.

지난 3월, 라카인 주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정신건강 그룹 세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MSF

환자들은 저에게 종종 우리가 진행하는 세션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준다고 얘기합니다. 우리의 지원으로 좀 더 차분하고 긍정적인 기분이 되고 미래를 마주할 기운이 난다고 말하죠.”_정신건강 상담사 교육 전문가

지난 5월 14일, 시속 280km의 강풍을 동반한 사이클론 모카는 미얀마 라카인(Rakhine)주와 북서부 지역을 휩쓸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이미 상당히 취약한 환경에 놓여있는데, 대부분이 대나무로 만든 거처에서 지내고 있으며 라카인 주에 있는 약 6백만명의 주민들은 인도적 지원에 의존해 살고 있다. 국내 실향민 26,500명이 해당 지역 내 캠프에 거주하고 있으며 그 중 다수는 로힝야로 이들은 수년간의 박해로 인해 정신건강이 매우 위태로운 상태다.

국경없는의사회 상담사 교육 전문가들과 지역사회 기반 보건 종사자들은 마을, 진료소, 국내 실향민 캠프에서 환자들에게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종류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보다 잘 이해하고 지원하기 위한 심리 교육 및 상담과 같은 서비스도 포함되며 우울증과 불안 증세부터 정신적 병증, 자살 사고 혹은 완전히 희망을 잃은 사람들이 시도하는 자살 행위에 대한 것까지 다룬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지내는 환경에서 활동함으로써 가장 중요한 순간에 환자들 삶에 도움이 되는 지원과 상담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민족 혹은 종교적 분쟁으로 인한 피란, 성폭력, 기본적 자원이나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져 극심한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상황으로 발생한 정신건강 문제 때문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환자들의 증상을 치료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그저 생존을 위해 견디는 삶이 아니라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필요한 도구와 자원을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_사라 체스터스(Sara Chesters) / 정신건강 활동 담당자

정신건강 지원은 라카인 주 내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활동에서 중요한 축이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사이클론 이후,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에 제공하는 지원을 개선하기 위해 활동을 조정해왔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치료에 초점을 맞춘 다소 딱딱하고 개별적인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환자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환자들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폭풍의 여파로 정신건강 상담사들과 지역사회 보건 종사자들은 매일 의료팀과 함께 라카인 주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와 국내 실향민 캠프로 향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사회로 직접 찾아가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소규모 세션을 진행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는 주로 수도원이나 현지 마을로 찾아가 그룹 세션을 진행합니다. 세션에서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환자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죠. 우리는 환자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독려합니다.”_에이 응군 파이오(Ei Ngoon Phyo) / 정신건강 상담사 교육 전문가

지난 3월, 라카인 주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정신건강 그룹 세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MSF

에이 응군 파이오 또한 사이클론 모카로 가족들이 살던 집을 잃고 모든 가족들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 두려움에 떨며 수일 간 기다려야 했던 경험이 있어 환자들이 처한 상황에 깊이 공감할 수 있다. 그녀는 자신의 마을로 돌아왔을 때 수많은 나무와 집들이 파괴된 모습을 목격했다.

코코넛 나무가 쓰러져 제 집을 반토막내면서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많은 환자들도 자신의 집과 가게를 잃었고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정신건강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폭풍이 지나간 후, 심리적 응급 처치가 필요한 환자들을 많이 만났고 저는 그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제게도 치유가 되는 경험이었고 환자들이 상황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 또한 저 스스로도 그럴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_에이 응군 파이오

사이클론 모카 발생 이후, 인도주의 구호 단체들은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활동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환자들에 대한 제한적인 접근성과 같은 문제가 남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정신건강 상담을 제공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북부 라카인 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정신건강 책임자는 사이클론 모카 이후 정신건강 지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사회에서 막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음을 목도했지만, 지원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_국경없는의사회 정신건강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특히 지난 몇 달 간 정신건강 지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음을 목도했으나, 환자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적인 탓에 많은 이들이 해당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인도주의 단체들이 지역사회에 접근해 지원을 제공하고 필요한 만큼 활동을 확대하는 것이 허용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