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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국내실향민 캠프에서 열악한 위생 환경으로 인한 E형 간염 사망자 발생

2021.09.08

남수단 벤티우(Bentiu) 국내실향민 캠프 내 시장. 캠프 거주민들은 이곳에서 식료품, 연료, 옷 등을 구매한다. 캠프의 위생 수준은 매우 열악하다. ©Damaris Giuliana/MSF

아프리카 남수단 벤티우(Bentiu)의 국내실향민 캠프에 최근 E형 간염 및 급성 수성 설사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7월 말부터 한 달 사이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벤티우 캠프 내 부족한 식수∙위생 서비스가 캠프 거주민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계속해서 경고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지난 한 해 동안 지원 기관들의 식수∙위생 서비스가 오히려 축소하면서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현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_페데리카 프랑코(Federica Franco) / 국경없는의사회 남수단 현장 책임자 

E형 간염을 앓고 있는 4세 아동 환자가 벤티우 캠프 내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 환자는 비좁은 거처에서 7명의 식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하루에 1인당 평균 약 6리터의 깨끗한 물을 제공받을 수 있는데, 여분의 컨테이너가 없어 그 이상은 받지 못한다.  ©Damaris Giuliana/MSF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지난 7월부터 이전 몇 개월에 비해 4배 가까이 급증한 E형 간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2021년 보고된 총 186명의 E형 간염 환자 중 60%가 7월에서 8월 중순 사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수단 보건부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사망자 중 한 명은 임산부였다. E형 감염은 임산부에게 특히 위험한데, 감염 시 심각한 질병을 앓게 되고 사망률이 10~30%에 이른다. 

E형 간염은 식수 공급이 부족하고 위생이 열악한 환경에서 쉽게 확산하는 바이러스성 간 질환이다.  감염된 환자의 배설물로 오염된 식수나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와 같이 주로 배변-구강 경로를 통해 감염된다. E형 간염 증상으로는 눈 흰자와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급성 황달을 비롯해 발열, 식욕 부진, 메스꺼움, 구토, 흑색 소변, 간 비대증 등이 있다. 간혹 증상이 없는 환자도 있다. 

벤티우 캠프의 아이들은 오염된 물에서 놀고 같은 물로 씻기도 한다. 캠프 내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찾아오는 E형 간염 및 급성 수성 설사 환자가 주로 감염되는 경로이며, 이로 인해 최근 환자가 급증했다. ©Damaris Giuliana/MSF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또한 벤티우 캠프 내 급성 수성 설사 환자가 급증한 것을 목격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매달 230명 정도의 환자를 치료하는데, 7월에는 6월에 비해 50% 증가한 1,454명의 환자가 진료소를 찾았다. 이중 대다수가 5세 미만 아동 환자였다. 

“우리 집에는 물을 보관할 수 있는 컨테이너가 없어요. 아이들은 종종 씻지도 못한 채 잠자리에 듭니다. 우리에게 있는 작은 플라스틱 물통 하나로는 다섯 식구가 다 씻을 수가 없어요. 식수 저장용으로만 사용합니다.” _니아케르 뎅 볼(Nyaker Deng Bol) / 24세, 벤티우 캠프 거주민 

비누나 화장실이 부족하고 하수 시설이 개방되어 있는 등 1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이 캠프의 위생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국경없는의사회가 8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표본 가정 중 비누가 있는 가정은 27%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물이 제대로 나오고 비누가 구비된 세수대가 있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인구는 조사 인원의 13%에 불과했다. 

4월 국경없는의사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캠프 내 인구 대비 사용 가능한 화장실은 국제 기준치의 1/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벤티우 캠프의 열악한 식수∙위생 환경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지만, 지난 2년사이 급격히 상황이 악화하여 이미 취약한 상태인 캠프 거주민은 질병 유행의 위험에 더욱 노출되었습니다.” _ 삼린 후세인(Samreen Hussain)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부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가 벤티우 캠프에서 의료지원을 제공하는 동안, 식수∙위생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기관들도 현재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대응을 한층 강화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기존 화장실의 하수처리, 청소 및 유지보수와 화장실 설치, 비누 및 물통 보급 등의 지원 활동이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벤티우 국내실향민 캠프 내 급수장. 캠프 거주민들은 이곳에 컨테이너를 가져와서 식수를 받고 다시 거처로 돌아가 저장해 둔다. 벤티우 캠프에서는 국제 기준에 따른 1인당 최소 일일 물 필요량인 15리터가 확보되지 않고 있다. ©Damaris Giuliana/MSF 

캠프 거주민들은 양동이 등 구할 수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물을 공급받고 저장한다. 양동이 하나로 빨래도 하고 물건을 옮기기도 하며, 야간에 설사가 발생하는 등 긴급한 상황에서는 대변을 보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Damaris Giuliana/MSF  


국경없는의사회는 2014년 남수단 벤티우에서 활동을 시작해 현재는 입원 병동, 아동 및 성인 환자를 위한 응급실과 수술실을 갖춘 136병상 규모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벤티우 국내실향민 캠프에서 합병증을 동반한 분만 지원 등 산과적 치료, 성∙젠더 기반 폭력 생존자 치료, HIV/AIDS, 결핵, 흑열병 치료, 정신건강 지원, 영양실조 입원 치료식 센터 및 보건증진 프로그램 운영, 광견병 노출 후 예방 조치 등의 의료지원에 더해 식수∙위생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