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9월 6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 소재한 코스티얀티니프카(Kostiantynivka) 시장에서 폭격이 발생한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는 부상자들의 긴급 의료 수요에 대응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보건부 응급실을 지원하는 코스티얀티니프카 병원에 34명의 환자가 입원했으며, 그중 15명은 즉각적인 구명 치료가 필요한 “레드 케이스(red case)”였다.
급하게 병원으로 호출됐습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모든 방과 복도에 부상자들이 많이 있었어요. 대부분 지뢰 폭발로 인한 부상이나 화상을 입은 중상 환자였어요. 외상외과 의사들이 모두 투입되고 수술실도 가득 찬 상황이었죠. 불행하게도 여기서는 민간인과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이 자주 일어납니다.”_일랴 빌로코노브(Ilya Bilokonov) / 국경없는의사회 코스티얀티니프카 병원 마취과 의사
폭격으로 파괴된 코스티얀티니프카 시장의 모습 ©YULIIA TROFIMOVA/MSF
환자 5명은 응급 수술을 받기 위해 코스티얀티니프카 병원에 도착하고 수술실로 즉시 옮겨졌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중태에 빠진 환자 4명이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코스티얀티니프카에서 드니프로(Dnipro)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 중 한 젊은 여성은 복부 관통상 및 흉부 외상, 기흉, 과다출혈 때문에 기계적 인공호흡 및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환자의 모친 인나(Inna)는 공격이 발생했을 때 딸은 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있었다고 말하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로켓이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리고 폭발파에 몸이 뒤로 확 밀려났죠. 저는 다시 일어나자마자 시장으로 달려갔어요. 위험을 감지했습니다. 딸은 망가져서 불에 타고 있는 자동차 두 대 사이에 누워있었습니다. 저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달려와서 딸을 끌어냈어요.”_인나
격렬한 공습과 폭발은 코스티얀티니프카 마을 및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거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 지역은 이번 전쟁의 주요 격전지인 최전방 도시 바흐무트(Bakhmut)에서 20km 떨어져 있는데, 전선이 좁혀지면서 코스티얀티니프카와 인근 지역 주민들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코스티얀티니프카 폭격으로 아동을 포함해 최소 1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원에는 30명 이상 부상자가 찾아왔는데, 대부분 위독한 상태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응급실 병원 인력과 함께 대응했습니다. 환자들은 안정을 되찾았고, 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를 이용해 코스티얀티니프카 병원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신속하게 이송되었습니다. 상황이 매우 어렵습니다. 병원 및 의료 지원 인력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_버지니아 모네티(Virginia Moneti) /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의료 책임자
폭격으로 부상을 입은 환자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 ©LINDA NYHOLM/MSF
코스티얀티니프카 병원은 동부 전선 인근에서 제대로 기능하는 소수의 의료시설 중 하나다. 인근 마을에서는 많은 의료시설이 파괴되거나 폐쇄되고, 의료 인력을 포함한 지역 주민들이 대피했기 때문에 코스티얀티니프카 병원이 해당 구역 전역에 걸쳐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거의 매일같이 발생하는 포격 및 경보음 때문에 의사를 찾아 이동하는 것은 더 이상 일상적이면서 불가피한 게 아닌 위험요소와 가용자원을 신중하게 고려해 단행해야 하는 조심스러운 일이 되었다. 지역 인근에 남아있는 주민의 상당수는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속적인 치료를 보장하기 위해 코스티얀티니프카 인근 마을에서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면서 신체 및 정신건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네츠크 지역에서 전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최전선 인근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의료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전쟁이 초래하고 심화한 의료 공백을 메우며 막대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