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수천 명의 시리아인이 폭력사태를 피해 시리아를 떠나고 있다. 분쟁 발생 이후 200만 명 이상의 시리아인들이 주변국가로 피난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2년 5월 이래 이라크 북부에서 이러한 상황에 대한 지원 노력을 기울여왔다.
“우리는 시리아 동북부 텔브락(Tel Brak)에서 왔습니다. 우리가 살던 지역이 전쟁터가 되면서 집을 떠난 지 벌써 7개월이 넘었습니다. 마을 주민 전체가 떠났습니다”라고 제이나(Zeina)가 말했다. 제이나는 남편과 네 명의 자녀를 데리고 막 이라크 국경을 넘어왔다.
안전을 찾아 떠난 험난한 여정
제이나는 “마땅한 거처, 일자리, 돈, 그리고 때로는 먹을 것도 없이 산에서 7개월을 지냈습니다. 7개월 후 우리는 알 카미쉬리(Al Qamishli)로 가서 이라크 국경을 넘기로 했습니다. 국경이 폐쇄되어 있어서 근처 학교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국경이 다시 열렸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걸어서 국경을 넘는데 두 시간이 걸렸습니다. 여기에 도착하니 너무도 안심이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3개월 동안 봉쇄되어 있었던 이라크 국경이 8월 15일 다시 개방되면서, 국경을 넘어 이라크 쿠르드 자치구로 들어온 시리아 난민은 6만여 명에 이른다. 국경이 열린 첫날, 7천 명이 국경을 넘었고 그 이후로도 매일 800명 가량의 시리아인들이 국경을 넘었다.
대부분의 시리아 난민들이 가족도, 집도, 소지품도 그대로 놓아둔 채로 뜨거운 사막을 지나 오랜 여정 끝에 도보로 국경을 넘는다. 다마스쿠스와 알레포(Aleppo) 출신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들어 시리아 동북부의 알 하사카(Al Hassaka) 지역에서 전투가 증가하면서 이 지역 출신 난민들이 늘고 있다.
치료가 필요한 여성과 아이
국경없는의사회 현장책임자 폴 욘(Paul Yon)은 대부분의 환자가 아동, 임산부, 또는 최근 출산을 한 산모들이라고 밝혔다. 욘 현장책임자는 “대부분 먼 거리를 걸어왔거나 국경을 넘기 위해 오랜 시간 대기해야 했기 때문에 가벼운 탈수증상을 앓고 있습니다. 또한 고혈압, 천식, 간질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있는데, 시리아의 보건체계가 무너지면서 약품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분쟁 발발 이래로 시리아 내에서만도 여러 차례 피난해야 했던 데다가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어 국경을 넘기로 결심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9월 중순 국경은 다시 2주간 폐쇄되었다가 재개방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대규모 난민 유입 사태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기 위해 국경과 인근 캠프에 의료진을 배치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국경 양측에서 진료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도훅(Dohuk), 아르빌(Erbil), 술라이마니야(Sulaymaniya) 지역에 건설 중인 다수의 임시 캠프로 이동하고자 대기하고 있는 난민들에게 식수를 배급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쪽 국경에서 982건의 진료를 제공했으며 국경을 넘으려고 대기 중인 33,000명에게 식수를 배급했다. 또한 8월 중순 이래 이라크 쪽 국경 인근에서 임시 캠프로 이송 대기 중인 난민들에게 1,040건 이상의 기초 진료를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빈손으로 피난을 떠나 임시 캠프에 머무는 290여 가구에 플라스틱 물통이며 비닐 시트 등 식량 외의 물품들도 배급했다. 조만간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르빌 지역에 들어선 수많은 캠프에 살고 있는 난민들에게도 일반진료를 제공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난민으로서의 새 삶
이라크에 입국한 시리아인들은 국경에서 쿠르드 자치당국과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난민으로 등록된다. 등록절차를 마치고 나면 이라크 북부 전역에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수많은 난민캠프 중 하나로 이송된다. 2년 전 시리아에서 분쟁이 발생한 이래 종종 수 차례에 걸쳐 시리아 내에서 이주해야 했던 사람들에게 오랜 여정의 끝이자 난민으로서의 새로운 삶의 시작인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2년 5월이래 42,000명의 시리아 난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도훅 지역의 도미즈(Domeez) 난민캠프에서도 활동해 왔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일반진료와 정신과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국경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으며 긴급 의료 니즈 발생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경없는의사회는 도훅시에 정착한 난민 7만 명의 니즈를 파악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