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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의 위기: 시리아 난민의 눈으로 - 도망칠 수밖에 없는 현실

2016.03.15

사진 위쪽 부터 시계방향으로 시리아 분쟁으로 고국을 떠난 시리아인, 니하드, 바하르, 수아르, 나자, 아마드

니하드(Nihad), 바하르(Bahar), 수아르(Suar), 나자(Najah), 아마드(Ahmad)…

가족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던 이들은 무력 분쟁으로 인해 집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수아르와 나자는 이라크, 레바논에서 피난처를 찾았다. 아마드는 터키에 살기로 했었지만, 아직 국경 반대편에 남아 있는 동포들을 도와주고자 한 주에도 며칠씩 국경을 오가고 있다. 니하드와 바하르는 유럽에 들어가기 위한 여정을 이어 가고 있다. 그리고 길 위에서 수많은 위험에 부딪혔다.

이번 위기는 연일 벌어지는 폭격과 폭력을 피해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에게 참혹한 영향을 끼쳤다. 유엔난민기구(UNHCR) 추산에 따르면, 2011년 이후로 시리아인 400만여 명이 나라를 떠났다고 한다. 그들 중 대다수는 레바논, 이라크, 요르단, 터키 등 주변국의 난민캠프 혹은 비공식 정착지에 머무르고 있다.

시리아의 경우, 인도적 상황은 보건 분야를 겨냥한 폭력으로 직격탄을 맞는다. 다수의 폭격으로 나라 전역에서 수많은 의료 시설들과 병원들이 파괴되었다. 의료진은 도망칠 수밖에 없었고, 의약품과 의료품은 갈수록 희박해져 간다. 의료 시설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 민간인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은 급속히 줄어들었다. 국경없는의사회를 포함한 인도주의 단체들은 긴급한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

수백만 명의 시리아인들에게는 도망치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 의료진들은 최전선에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의료진과 그 가족들이 집을 떠나는 것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의료인 입장에서 볼 때, 자신들이 없으면 남은 사람들이 어떤 고통을 겪을지 알면서도 현장을 떠나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시리아 분쟁 시작 5년 후, 국경없는의사회는 폭력을 피해 고국을 떠난 다섯 명의 시리아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1. 아마드(Ahmad, 26세)

아마드(26세)는 시리아 사람들을 계속 도와주기로 결심했다. 그는 국경없는의사회 기증 프로그램에 속해 활동하면서, 시리아 의료 시설들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실향민들에게 생필품을 배급하고자 자주 국경을 드나든다.

한 번은 헬리콥터 1대가 병원을 겨냥해 통폭탄 5개를 떨어뜨렸는데, 알레포 북부 파핀(Fafeen)에서 제가 있던 병원이었습니다. 직원들과 환자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사방으로 달아났습니다.

 

우리가 타격을 입을 것인지 아닌지는 그야말로 알 수 없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우리가 시리아를 떠난다면, 그것은 이러한 사람들을 도와야 할 우리의 의무, 우리 동포들에 대한 저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 될 것입니다.

 

아마드의 이야기 (자세히보기)▶

2. 바하르(Bahar, 36세)

바하르는 덴마크에서 난민 지위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 이라크에 있는 2명의 자녀와 함께 살 방법을 찾아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이들과 3년이나 떨어져 산다는 건 제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과연 누가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아이들을 이리로 데려오지 못하게 한다면, 저는 이라크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거예요.”

 

바하르의 이야기 (자세히보기)▶

3. 나자(Najah, 59세)

나자는 2012년 이후로 레바논에 머물러 왔다. 나자의 꿈은 시리아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자리에 둘러 앉아 식사를 나누는 일이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한 것은 4년 전이었어요. 알레포에 있는 우리 집에서였죠. 어머니의 날이라며 아이들이 제 곁에 앉아 제게 선물을 건넸던 것이 기억나네요. 한 상에 모두 둘러앉았던 그 때가 너무도 그리워요."

 

나자의 이야기 (자세히보기) ▶

4. 수아르(Suar)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로 일했던 수아르는 이동 허가 서류를 받을 때까지 이라크의 도미즈 캠프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수아르의 꿈은 아픈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유럽에 들어가는 것이다.

여권이 있다면 즉시 여길 떠나 독일에 있는 최고의 병원으로 아이를 데려갈 텐데 말입니다. 그 곳에서라면 우리 아이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권이 없는 난민입니다. 꼼짝없이 발이 묶여 있어 그 어디도 갈 수 없습니다. 여권이 없기는 제 아내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딸을 데리고 불법으로 이동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픈 아이에게 그것은 너무도 위험한 일이 될 것입니다.

 

수아르의 이야기(자세히보기)▶

5. 니하드(Nihad)​

심리학자 니하드는 2015년 9월에 가족들과 함께 스위스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