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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태풍 고니∙율리시스 재해 현장 긴급구호

2020.12.07

태풍 고니와 율리시스 상륙 이후 필리핀 알베이 귀노바탄에서 진행된 1차 피해조사 당시 모습. ⓒMSF

지난 11월 1일, 2020년에 발생한 가장 강력한 태풍 중 하나인 고니(Goni)가 필리핀을 강타했다. 필리핀에서는 롤리(Rolly)로 불린 이 태풍은 비콜(Bicol) 지역 전역에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고, 특히 마닐라에서 동남쪽으로 300km 떨어진 카탄두아네스(Catanduanes), 알베이(Albey) 주가 큰 타격을 받았다. 고니는 상륙 직전까지 가장 높은 등급인 5등급 태풍으로 분류됐다. 태풍 이후 알베이와 카탄두아네스의 여러 지역에서는 전기가 끊기고 이동 전화와 인터넷 연결도 불안정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태풍 고니가 휩쓸고 지나간 후, 각 주의 재해 현장에 상황조사팀을 파견했다. 

그러나 11월 11일과 12일, 태풍 율리시스(Ulysses)가 필리핀에 상륙함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했고, 상황조사와 대응 활동은 지연됐다. 

“활동을 멈추고 태풍 율리시스가 지나가길 기다려야 했습니다. 율리시스로 마닐라 북부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_장-루크 앙글라드(Jean-Luc Anglade) 국경없는의사회 필리핀 현장책임자 

알베이의 건물 및 기반시설 피해 정도는 지역에 따라 상이했다. 고니는 가장 강력한 상태일 때 태평양을 향해 있는 마욘(Mayon) 산 중앙 산비탈 마을에 상륙했고, 이는 즉각적인 피해로 이어졌다. 뒤이어 강이 범람하고 걷잡을 수 없는 화산이류(lahars, 화산재와 암석 등이 폭우로 인해 산사태처럼 빠르게 산기슭을 타고 쏟아져 내리는 현상)가 일어나며 낮은 지대의 마을이 파괴됐다. 

태풍 고니와 율리시스 상륙 이후 필리핀 알베이 귀노바탄에서 진행된 1차 피해조사 당시 모습. 주택 피해가 심각했으나 선제적인 대피 조치로 전반적인 인명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었다. ⓒMSF

“우리는 극심한 화산이류가 발생한 귀노바탄(Guinobatan) 지역을 먼저 방문했습니다. 지역주민들도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와 트라베시아(Travesia)가 화산이류로 뒤덮인 모습을 처음 목격했다고 합니다. 지역의 상황을 살피면서 커다란 바위를 넘어 이동하고 있는데, 원래 그 자리에 집이 있었다는 지역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_레이 아나시트(Ray Anacete) 국경없는의사회 알베이 긴급구호팀 의사 

알베이 지역 대부분이 파괴된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선제적인 대피 조치로 전반적인 인명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후 대피했던 주민 대부분이 집으로 돌아가 피해 복구를 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피소 두 곳에 있는 이재민 1,000여 명은 주택과 지역사회 파괴가 심각해 장기간 대피소에 머물러야 할 수도 있다. 귀노바탄 내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와 트라베시아(Travesia) 마을은 진흙으로 뒤덮여 주민들은 대피해야 했다. 티위(Tiwi)는 태풍 고니의 직격타를 맞아 모든 지역에 강풍과 폭우가 발생했고 해안가에서는 폭풍해일이 일어났다. 주택의3분의 1 이상이 파괴됐고, 약 200 가구가 아직도 조로언고등학교(Joroan High School)에 설치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태풍 고니와 율리시스 상륙 이후 필리핀 알베이 귀노바탄에서 진행된 1차 피해조사 당시 모습. 국경없는의사회는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대피소에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개인보호장비(PPE)와 대용량 물통을 제공하고 있다. ⓒMSF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대피소 두 곳에서 식수를 저장할 수 있는 대용량 물통과 재사용이 가능한 마스크, 손 세정제, 안면 보호대 등이 들어있는 코로나19 예방키트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감염 예방 및 통제(IPC)와 코로나19 관련 교육과 대피소 직원을 위한 개인보호장비도 제공될 예정이다. 

“올해 3월부터 필리핀은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고 있고, 특히 대피소의 경우 감염 예방을 위해 위생 유지와 거리두기 시행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의료인력과 이재민은 감염 예방 및 통제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_알렌 보르자(Allen Borja) 국경없는의사회 알베이 감염 예방 및 통제 담당 간호사 

섬으로 이루어진 카탄두아네스 주의 11개 지역은 태풍 고니로 인한 피해가 특히 심각하다. 기반시설이 파괴되고 주민의 생계가 손실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다행히 주민들은 짧은 시간 안에 대피소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서 복구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대응 활동을 고려한 4개 지역 중 하나인 산미겔(San Miguel)에서도 11월 24일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사와 간호사는 지역 보건당국의 의료진과 협력해 가장 피해가 큰 마을에서 지역사회 보건활동을 위한 의료 물자를 제공했습니다. 2,500개 가정에 식수 정화를 위한 수도필터와 식수를 저장할 수 있는 물통을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_하나 바단도(Hana Badando) 국경없는의사회 카탄두아네스 긴급구호팀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