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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태풍 라이(Rai) 긴급 대응을 시작하는 국경없는의사회  

2022.01.21

태풍 라이(Rai)가 여러 해안 마을을 휩쓸고 지나가 건물과 선박이 파괴됐고, 지붕이 통째로 날아간 건물도 많다. ©MSF/Chenery Lim 

 

작년 12월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 ‘라이(Rai)’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태풍으로 초토화된 디나가트(Dinagat)섬과 시아르가오(Siargao)섬 등 고립된 피해 지역에서 긴급 구호 활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작년 12월부터 올 초에 거쳐 현장 실사를 마친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번 주에 태풍 피해를 입은 인구 약 24만 명을 대상으로 지원팀을 파견할 예정이다. 필리핀 당국 차원의 대응을 지원하는 동시에 현지 보건 시설 지원, 고립된 지역에서의 이동 진료소 운영, 위·중증 환자 이송 지원, 구호 물품 보급 및 필수 의약품 제공 등의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태풍 라이는 수만 명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집은 물론이고 생계를 이어갈 수단까지 잃은 사람이 대부분이며, 의료서비스 및 깨끗한 식수 확보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기반 시설의 접근성을 제고하여 수인성 질병 확산을 방지해야 합니다.” _ 체너리 앤 림(Chenery Ann Lim)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의료 코디네이터  
 

여러 해안 마을이 태풍으로 파괴됐다. 대피소로 대피한 사람도 있지만, 마을에 남아 부서진 집을 복구하려는 사람도 있다. ©Chenery Lim 

국경없는의사회의 대응  

디나가트섬 

태풍 라이로 디나가트 제도 주(州)(island-province)에서는 약 3만 채의 집이 파괴됐고 현지 인프라도 대부분 파손됐다. 이곳  바실리사(Basilisa) 지역 인구 약 3만 6,000명을 담당할 의사는 한 명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전문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섬 밖으로 이송하는 데 필요한 선박은 태풍으로 부서졌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현장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상기도 감염증, 수인성 설사 및 고혈압 환자가 치료를 필요로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디나가트 지역병원과 태풍으로 파괴되어 재건이 절실한 바실리사와 산 호세(San Jose) 보건시설에 지원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다. 또한, ‘해상 앰뷸런스’를 지원하며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 이송에도 힘쓸 것이다.  

 

디나가트섬의 한 출산병동이 태풍으로 파괴됐다. 긴급 제왕절개나 응급 수술 환자를 다른 섬에 있는 큰 병원으로 이송하는데, 태풍 발생으로 해상 앰뷸런스가 파손되어 환자 이송이 어렵다. © MSF/Chenery Lim  

시아르가오섬 및 외곽 지역  

수리가오 델 노르테(Surigao del Norte)주 시아르가오섬에 있는 여러 보건 시설도 피해를 입었다. 따라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응급의료진 포함 지역사회 전반을 대상으로 심리적 응급처치 및 정신건강 지원을 제공하고, 환자 이송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수리가오 시티섬과 같이 여태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거나 아예 받지 못한 외곽 지역을 찾아가 이동 진료소를 운영할 것이다. 이동 진료소에선 정신건강 지원을 집중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태풍으로 인한 강력한 바람이 수리가오 시티의 탈리사이(Talisay)를 휩쓸고 지나가 병원 등 건물의 지붕이 통째로 날아가고 여기저기 건물 잔해가 흩어져 있다. ©MSF/Chenery Lim  


현재 이 지역에서는 깨끗한 식수 공급이 가장 큰 문제다. 물이 부족한 곳은 아니지만, 태풍으로 물 저장고가 파괴되고 물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현지 당국은 이미 위장염 및 렙토스피라증(leptospirosis)*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렙토스피라증: 기생충 질환의 하나로 오염된 물에 노출되어 감염되며 급성 열성 전신성 질환이다.  

이에 대응하여, 국경없는의사회는 위생키트 보급 외에도 식수위생 활동을 전개하여 긴급 구호 활동을 펼치는 지역의 식수 접근성을 확대할 것이다.  

 

필리핀  재난당국에 따르면 태풍 라이는 2021년 필리핀에 상륙한 태풍 중 가장 강력했으며, 11개 지역과 38개 주를 강타하며 최소 405명의 사망자와 65명의 실종자, 1,261명의 부상자를 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84년부터 필리핀에서 자연재해와 긴급 위기 대응 등을 전개했다. 2013년, 국경없는의사회는 태풍 하이옌(Haiyan) 발생 후 즉시 대응을 개시한 구호단체 중 하나였다. 또한 2017년 마라위(Marawi) 전투가 발발했을 당시 필리핀 국내실향민을 위한 지원을 제공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필리핀에서 두 개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톤도(Tondo)와 마닐라에서는 결핵 프로젝트를, 마라위 및 라나오 델 수르(Lanao del Sur)에서는 정신건강 및 비전염성 질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영상] 필리핀: 태풍 라이 피해 지역에서 긴급 대응을 시작하는 국경없는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