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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열대성 폭풍 '어맨다'로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2020.06.19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 코로나19와의 사투 중 열대성 폭풍으로 피해가 배가된 엘살바도르

강이 범람해 모든 집들이 침수됐고 엘그랑헤로 주민의 소유물 대부분이 파괴됐다. 주민 데이비드 살게로(David Salguero)가 골목에서 침대 일부를 찾아 물에 씻고 있다. ©Victor Peña/El Faro

지난 5월 31일 열대성 폭풍 어맨다가 코로나19 대유행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엘살바도르를 강타했다. 엘살바도르에서는 홍수, 강풍, 폭우로 주택 3만여 채가 파손되고 27명이 사망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즉시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일부 지역에서 긴급 대응 활동을 시작했으며, 산살바도르와 소야팡고(Soyapango)에 25개의 보호소를 설치했다.

이 폭풍으로 엘살바도르 전역이 큰 피해를 입었는데. 특히 산살바도르의 그랑헤로(Granjero II), 누에바에스페란자(Nueva Esperanza), 플로리다(Florida)와 아르카데노에(Arca de Noé) 지역에 영향이 컸다. 몇 분 만에 강이 범람해 많은 집과 건물을 쓸어버렸고, 주민들은 소유물 대부분을 잃어버렸다.

"새벽에 이미 물이 무릎까지 차올랐습니다. 급하게 몇 가지를 챙겨봤지만 가진 모든 것을 거의 다 잃어버렸습니다.” _ 엘그랑헤로 지역 주민

다른 한 주민은 2m가 넘는 벽에 남은 흔적을 가리키며 “2m 위까지 강물이 차올랐고 문틀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그랑헤로와 누에바에스페란자의 거리와 골목은 참사의 증거를 보여준다. 침대와 가전제품, 개인용품과 차량이 하수와 산업폐기물로 오염이 심각한 아셀후아테 강에서 떠내려온 오물과 진흙에 뒤섞여 있다. 산살바도르와 소야팡고의 다른 지역에서는 산사태로 일부 건물이 완전히 파괴되기도 했다.

"이 지역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미 불안정한 상황이고 의료 서비스 접근성도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이 폭풍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가진 것을 모두 잃어버리고 가족이 사망하는 등 여러 정신적, 신체적 건강상의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엘살바도르에는 폭력이 만연해 의료 서비스 제공을 약화되기도 했습니다. 갱단이 도시 내 여러 지역을 통제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낙인과 차별도 발생합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중심에서 이번 열대성 폭풍은 절망을 더했습니다.”_루이스 로메로 피네다(Luis Romero Pineda) / 국경없는의사회 엘살바도르 현장 코디네이터

낮에는 엘그랑헤로 주민들이 남아 있는 소유물을 찾으러 다닌다. 밤에는 임시 보호소로 가기도 하지만 도난이나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돼 파손된 집의 축축한 바닥에서 잠을 자기도 한다.

지역사회가 설치했거나 정부에서 허가가 난 보호소 안에서는 사람들 간 물리적 거리를 두거나 예방 감염 조치를 준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창문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고, 수도관이 무너져 물 공급이 불규칙적이며, 화장실 또한 충분치 않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팀은 이동 진료소를 통해 이러한 지역사회와 보호소를 방문하여 1차 의료 및 심리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가장 필요가 시급한 몇몇 보호소에 위생 키트를 제공했으며 보건증진팀이 보건 교육 및 질병 예방 관련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마리아 투르시오스(María Turcios)와 다섯 자녀는 5월 31일, 폭풍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헤엄을 쳐야 했다. 물이 지붕까지 닿아 문이 부러졌고, 마리아는 소유물이 모두 파괴되고 식량조차 잃어버렸다. ©Victor Peña/El Faro

하수와 산업폐기물로 오염이 심각한 강이 범람해 엘그랑헤로 지역을 덮쳤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엘그랑헤로, 누에바에스페란자, 플로리다와 아르카데노 주민의 의료적 필요를 파악하기 위해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MSF/Alejandra Sandoval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

불안과 슬픔은 이전부터 이곳에 만연해 있었다. 폭풍우 중 모든 소유를 잃어버리기 전부터 이곳 사람들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이동 제한 조치로 큰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사람들은 고정 수입이 없고 식량이 부족해 우려하고 있다. 

“자연재해는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개인적인 공간이한 순간 파괴되는 것을 봅니다. 이것의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심리사회적 지원이 매우 중요한데, 정신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_ 아나 파울라 아브레(Ana Paula Abreu) / 국경없는의사회 정신건강 담당자

사람들은 보호소에서 생활하거나 식량 보급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일 때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을 우려한다. 

"홍수가 나 쓰레기와 더러운 물과 진흙으로 온 집이 뒤덮였습니다. 우리는 신발을 벗고 진흙 속에서 소지품을 찾으려 했습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 해도 피부 발진, 독감이나 설사가 생길 것 같습니다."_ 엘살바도르 주민

공중보건소에서 일반 의료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격리기간 동안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위험 요소가 있습니다. 오염된 물에 노출되거나 물이 부족해 설사, 세균 감염, 호흡기 감염, 피부병이 발병할 위험이 있으며, 과밀집된 환경 때문에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및 진료기록이 없어지는 것도 큰 문제인데, 환자가 만성질환 치료를 받지 못해 병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_세르지 호리(Serge Jory)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 의사

국경없는의사회는 피해를 가장 심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 및 정신건강 지원을 시작했다. 보건증진팀은 코로나19를 포함한 보건 교육 및 질병 예방 관련 교육을 진행하며, 위생 및 구호물품 키트도 지원할 예정이다. ©MSF/Luis Rom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