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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잠비크: 사이클론 치도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민들

2025.01.22

모잠비크를 강타한 파괴적인 폭풍에 대한 긴급 대응의 일환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정신적 고통을 겪는 이재민들과 과부하에 시달리는 의료 인력에게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바람만 불어도 겁이 나요.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날까 봐 두려워요.” _아부도 추아도(Abudo Chuado) / 사이클론 치도(Chido) 이재민

아부도 추아도는 아내와 세 자녀와 함께 집으로 삼고 있는 짚과 막대기로 지어진 임시 피난처 앞에서 말했다. 이들이 살고 있는 난과시(Nanguasi)  마을이 속한 메쿠피(Mecufi)는 모잠비크 북부에 있는 지역으로 지난 12월 중순 사이클론 치도(Chido)로 피해를 크게 입었다. 

아부도 추아도와 그 가족은 사이클론 치도로부터 살아남았으나 가옥이 완전히 파괴돼 임시 거처에 살고 있다. ©Costantino Monteiro/MSF

모잠비크 당국에 따르면 사이클론 치도로 인해 12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만 채의 가옥이 파괴되고, 687,000명 이상의 주민들과 116헥타르 규모의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파괴적인 폭풍은 이미 수년간의 분쟁으로 황폐해진 메쿠피를 포함한 카부 델가두(Cabo Delgado) 지역 주민들에게 또 다른 어려움을 가져왔다. 

대부분 슬픈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무엇을 먹을지도 모르겠고 내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면서 무력감을 느껴요.” _아부도 추아도

아부도는 매일 밤 악몽을 꾼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재산, 생계 수단을 잃은 다른 메쿠피 주민들도 두통과 수면장애 등 문제를 겪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사이클론 치도로 인한 심리적 피해가 심각하다.

 많은  주민들이 이번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고 이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_바실리오 자말(Basilio Jamal) / 국경없는의사회 메쿠피 긴급대응팀 정신건강 상담사

지난 12월 마지막 주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일부 피해지역에서 정신건강 지원 활동을 전개해 주민들이 회복력을 얻고 재난의 여파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악몽을 꾸거나 먹거나 자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깊은 슬픔, 극심하고 잦은 두통, 두근거림, 우울증 때문에 삶을 재건하는 것이 더욱 어렵습니다.” _바실리오 자말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보건 인력에게도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의료보건 인력은 종종 재난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 이는 다른 사람들을 보살피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_바실리오 자말 

공식 통계에 따르면 이번 폭풍으로 의료시설 52곳이 손상되어 지붕과 장비, 의약품이 광범위하게 파괴되고 대부분의 구조물이 거의 기능하지 못할 정도로 망가졌다. 이곳에 남아있는 의료 인력은 과부하에 시달리며 제한적인 자원으로 일하고 있다. 
긴급 대응을 시작한 이후부터 1월 5일까지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보건부 직원 32명과 지역사회 보건 요원들과 함께 상담 세션과 심리적 응급처치 교육을 실시했으며, 메쿠피 곳곳에서 106명의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그룹 및 개별 세션을 통해 심리교육과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했다. 

카부 델가두 메쿠피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집단 심리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Costantino Monteiro/MSF
이번 자연재해는 폭력사태 장기화와 기후위기가 모잠비크 해당지역에 이미 막대한 피해를 남긴 가운데 발생했다. 카부 델가두 곳곳에서는 공격과 군사작전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2017년 후반에 시작된 분쟁으로 570,000명 이상이 여전히 실향을 겪고 있다. 카부 델가두를 비롯한 일부 모잠비크 지역은 사이클론과 열대성 폭풍, 홍수에 매우 취약하다. 한편 이러한 기후 현상은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아프리카 국가인 모잠비크에서 그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치도는 모잠비크를 강타한 가장 최신 사이클론일 뿐이다. 2019년에는 사이클론 이다이(Idai)와 케네스(Kenneth)가 몇 주 간격으로 상륙했으며, 특히 사이클론 케네스는 카부 델가두에 큰 피해를 입혀 수만 명이 집을 강제로 떠나게 했다. 2023년에는 사이클론 프레디(Freddy)가 두 차례 상륙하며 여러 지역을 휩쓸었다. 프레디는 가장 오래 지속되고 가장 강력한 사이클론으로 기록되었으며, 그 여파로 콜레라 유행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기후재해가 점점 더 빈번해지는 가운데 취약 인구의 회복과 재건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재민들의 신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도 보호하기 위한 통합 대응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_루이사 수아레스(Luisa Suárez)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정신건강 지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국경없는의사회는 메쿠피 보건소의 재건을 돕고 있다. 응급키트를 기부하고, 안전한 수자원 시스템을 설치하고, 모성병동과 분만실 서비스 재개를 위한 전기 시스템 복구 작업을 수행했다. 이러한 필수 장치가 없으면 환자들은 멀리 떨어진 보건 시설로 이송되어야 한다. 12월 30일부터 1월 5일까지 해당 시설에서는 845건의 외래 진료를 제공하고, 급성 설사병 환자 145명과 말라리아 환자 68명을 치료했다. 급성 설사병과 말라리아는 기후재난 이후에 고인 물에서 모기가 번식하고 깨끗한 식수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흔하게 발생하게 된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이러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인식 제고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367명이 참여했다. 또한 이번 주에는 마찬가지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메투게(Metuge)의 난리아(Nanlia) 마을에 있는 보건소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9년부터 카부 델가두에서 활동해 왔다. 지역사회 서비스와 의료시설 지원을 통해 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팔마(Palma),  모심보아다프라이아(Mocimboa da Praia), 무에다(Mueda), 무이둠베(Muidumbe), 난가데(Nangade)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