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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키나파소: “분쟁의 공포로 주민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1.06.21

6월 초 부르키나파소 솔한(Solhan)에서는 최근 몇 년 들어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공격이 일어났다. 유수프 뎀벨레(Youssouf Dembélé) 국경없는의사회 부르키나파소 현장책임자가 인터뷰를 통해 푸르키나파소의 현재 상황과 악화되는 인도적 위기에 갇힌 지역 주민에게 계속되는 폭력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전했다. 

2020년 11월 부르키나파소 바르살로고(Barsalogho) 보건구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이 현지 의료팀을 지원하고 있다. © MSF/NOELIE SAWADOGO 


현재 부르키나파소의 상황은 어떤가요? 

최근 몇 년간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정부군 및 연합군과 여러 비정부 무장 단체 간 분쟁이 계속되며 대부분의 지역이 지속적으로 강도 높은 폭력에 노출되어 왔습니다. 때로는 비정부 무장 단체 간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 분쟁은 국경을 넘어 말리, 니제르, 차드 등 사헬 지대의 여러 국가뿐 아니라 이 국가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베냉과 코트디부아르와 같은 국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015년 부르키나파소에서 첫 번째 폭력 사태가 발발했고, 2018년에는 분쟁이 극에 달했습니다. 2020년 부르키나파소의 인도적 위기는 빠른 속도로 악화하여 2000만 인구 중 100만 명이 피난을 가야 했습니다. 

지난 몇 개월간 우리는 부르키나파소 에스뜨(Est), 사헬 지대 및 중북부(Centre-Nord) 지역에서 민간인을 향한 폭력이 점차 증가하며 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특히 6월 4일 밤 솔한에서 발생한 공격은 130명 이상의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를 냈습니다. 몇 년 사이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공격이었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지만, 사실 부르키나파소의 불안정한 치안은 장기화된 문제입니다. 부르키나파소는 전투와 공격, 살인 등 여러 형태의 폭력을 고질적으로 겪어왔습니다. 

 



유수프 뎀벨레(Youssouf Dembélé), 국경없는의사회 부르키나파소 현장책임자 ©MSF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아동 및 노인은 더욱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다양한 형태의 학대와 폭력에 고통받으며, 위협과 공포로 인해 빈손으로 급히 피난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폭력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매주 사망자가 발생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의료 시설을 찾아오는 환자 중에는 총상을 입은 환자가 많습니다. 대부분 매우 위중한 상태입니다. 또한 분쟁 지역에서 여성과 여아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폭력은 주민들의 정신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들은 잠에 들기 무서워하고, 밤 사이 급습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으로 밤새 숲 속에 숨는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분쟁과 강제 실향은 주민들의 생계에도 지장을 초래했습니다. 주민 대부분은 농부나 목축업자였는데, 지금은 모든 것을 잃고 오로지 인도적 지원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앞날은 불투명하기만 합니다. 

대부분의 보건소는 운영이 중단됐는데, 보건부 인력이 이 지역에 남아 있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운영 중인 의료 시설이 있어도 교통 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의료 인력이 오갈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외딴 지역사회의 보건 인력을 훈련하여 아동 및 임산부를 대상으로 흔한 질병을 진단∙치료하고 위중한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하는 방법을 교육했는데, 보건 인력 또한 공격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까지 중단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몇몇 지역으로 의료진이나 앰뷸런스를 보낼 수 있는 역량이 한정적이라는 점입니다. 영양실조를 앓고 있는 아동이 상당히 많은데, 이것은 피난민의 영양 상태가 매우 취약하며 식량 안보 상황이 위험 수준에 달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분쟁으로 생존에 필수적인 식수 접근성 또한 약화했습니다. 도시와 도시 주변 지역에 피난민이 대거 유입되면서 상수도 시스템에 큰 부담이 가해졌습니다. 그 결과 이미 기후 변화로 큰 타격을 입은 지역에서는 현지 주민과 피난민 모두가 깨끗한 식수를 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음식을 만들거나 씻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물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가정이 많습니다.  

2020년 2월 부르키나파소 지보(Djibo)의 식수 보급 현장. ©MSF/NOELIE SAWADOGO

 

국경없는의사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 대응에 초점을 맞춘 의료 단체로서,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필요에 따라 종합적인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부르키나파소의 사헬 지대, 북부(Nord), 중북부, 에스뜨와 부클뒤무운(Boucle du Mouhoun) 지역 내 도시와 외딴 지역에서 정기적인 의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종이나 정치적 성향, 종교에 관계없이 공정한 의료 지원을 제공합니다. 또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곽 지역에 이동진료팀을 파견하여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 서비스, 거처, 식수∙위생 등 피난민의 필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피난민이 머물고 있는 곳에 최소한의 기본적인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대규모의 피난민을 수용한 지역으로는 사헬 지대의 마코예(Markoye), 고롬고롬(Gorom Gorom)과 세바(Sebba)가 있습니다. 

폭력이 극심한 긴급 상황 속에서는 많은 부상자가 유입된 의료 시설에 인력이나 의료 물자, 의약품 또는 기술 자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솔한에서 공격이 일어난 후 우리는 도리(Dori)와 와가두구(Ouagadougou)에서 중상을 입은 20명 이상의 환자에게 의료적·수술적 치료를 제공했습니다. 

깨끗한 식수를 제공하는 것 또한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2021년 2월 부르키나파소 사헬 지대 고롬고롬 마을의 급수장. ©NOELIE SAWADOGO/MSF

 

앞으로 가장 큰 우려는 무엇인가요?

지난 몇 년 간 분쟁이 끊이지 않은 부르키나파소는 장기화된 위기 상태로 들어갔고, 시간이 지나며 더욱 외면 받을 것입니다. 물자 보급도 어렵고 치안도 불안하여 지원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다른 지역에서도 긴급한 위기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부르키나파소의 위기에 이미 대응을 시작한 다른 인도주의 단체도 있지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폭력이 지속적으로 급증하는 상황에 맞게 활동을 조정하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나아가 분쟁으로 인해 영양실조의 위험이 더욱 증가한 이때 피난민을 위한 안정적인 식량 보급이 이루어져 아동, 임산부 및 가임기 여성이 영양실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부르키나파소는 인도적·의료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치안이 불안정한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시에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약 없는 접근성이 보장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