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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북서부 국내실향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보장돼야 합니다”

2021.07.09

2020년 3월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Idlib)에 국내실향민을 위한 구호품을 보급했다. © 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의 무함마드 하산(Muhammad Hassan)은 2019년 거주하던 곳에 강한 폭발이 일어나며 집이 붕괴되고, 가족과 함께 시리아 북서부의 국내실향민 캠프로 피난해야 했다. 이때 무함마드는 다리를 크게 다쳐 허벅지에 철심을 삽입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 이후 무함마드는 만성적인 통증을 겪고 있고, 심리적 고통 또한 뒤따르고 있다. 기본적인 필요가 충족되는 환경이 되어야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겠지만, 현재 무함마드의 가족이 처한 생활 여건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국내실향민 캠프의 삶은 근심과 괴로움, 고통 가운데 있습니다. 겨울에는 추위에 시달리고 여름에는 극심한 더위에 시달립니다.” _무함마드 하산 / 시리아 국내실향민 

무함마드는 원래 농부였다. 생계 수단이었던 농지를 잃으며 기본적인 생존의 수단을 빼앗겼고, 현재 그는 전적으로 인도적 원조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다. 다리 치료를 위해서는 국경없는의사회가 공동 운영하는 병원에서 무상 진료를 받고 있다. 

무함마드는 시리아 북서부에 살고 있는 400만 인구 중 한 명이다. 유엔의 추산에 따르면 이 중 최소 300만 명이 인도적 원조를 필요로 하고 있다. 10년간의 분쟁과 코로나19 펜데믹, 심각한 경제 위기로 주민들의 취약성과 인도적 원조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악화했다. 국내실향민은 270만 명에 이르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인도주의 단체가 운영하는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대부분 생존을 인도적 원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열악한 생활 환경과 정신건강 지원 부족, 예방접종 등 의료서비스의 부재로 고통 받고 있다. 옴이나 리슈만편모충증 같은 피부질환이나 당뇨병, 기타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2020년 3월 국경없는의사회는 데이르 하산 국내실향민 캠프에 텐트와 비식량 구포품을 배급했다. © Abdul Majeed Al Qareh/국경없는의사회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북서부 전역에 걸쳐 국내실향민 캠프 안팎에서 양질의 무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외상 및 부상 치료에서부터 모성 및 아동 보건 서비스, 질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접종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80군데 캠프에서 화상 병동을 포함한 8개 병원과 1차 진료소 12곳, 환자 이송을 위한 구급차 5대와 이동진료소 14곳을 지원하고 있다. 

"이미 많은 인도주의 단체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역의 필요는 여전히 막대합니다. 시리아 북서부에서는 수백만 명이 생존을 위해 인도적 원조에 의존하고 있고, 가는 곳마다 아직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봅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지속적인 불안정 뿐만 아니라 접근성과 물자 공급에 제약이 생기며 국경없는의사회와 다른 단체가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 큰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_프란시스코 오테로 이 빌라(Francisco Otero y Villar) 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현장 책임자 

2020년 3월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Idlib)의 국내실향민에게 담요, 위생키트 등 필수 구호품을 보급했다. ©국경없는의사회

또 다른 시리아 국내실향민 오마르 사르한(Omar Sarhan)은 당뇨와 편측 마비(몸의 한쪽 상하지 또는 얼굴부분의 근력 저하가 나타난 상태)를 앓고 있다. 손이나 다리를 움직일 수 없고, 움직이려면 주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일을 할 수도 없고 오로지 인도적 원조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 

“1년 전 마을을 떠나 이곳으로 피난 왔는데, 이곳의 삶은 정말 힘듭니다. 배급 받는 식량도 부족하고, 위생시설도 충분하지 않습니다."_오마르 사르한 / 시리아 국내실향민

오마르에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화장실에 가는 것이다. 캠프의 화장실은 텐트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캠프의 모든 거주민이 공용으로 사용하며, 가는 길은 거친 비포장도로라 특히 휠체어로 이동하기는 더욱 어렵다. 

 

시리아 데이르 하산 국내실향민 캠프. 대규모 피난민이 유입되며 기본 서비스 부족이 심각해지고 생활여건은 매우 열악해졌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곳에서 1차 보건소를 지원했다. © Abdul Majeed Al Qareh/국경없는의사회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 활동 뿐 아니라 시리아 북서부 국내실향민 캠프 90여 곳에서 식수∙위생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비누, 수건, 위생용품으로 구성된 위생키트를 배포하고, 화장실을 설치하며, 위생시설을 개선하고 있다. 폐기물 수거 관리를 하고 식수탱크를 공급하기도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올해 6월에만 60개 국내실향민 캠프에 6,000여 개의 위생키트를 배급했고, 3만여 명이 사용할 물 약 2만9,000㎥을 제공했다. 또한 17개 캠프에 화장실 100개를 설치하고 만들고 노약자를 위한 화장실 의자를 240개를 지원했다.  

"최근 여러 인도주의 단체의 활동이 축소됐습니다. 특히 식수∙위생 서비스와 식량, 위생키트 보급이 감소해 우리는 그 공백을 메우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시리아 북서부 지역의 인도적 필요가 증가하고 자원은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이 지역으로 연결된 유일한 국경 통과 지점인 밥 알-하와(Bab al-Hawa) 검문소가 폐쇄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_오사마 주카다르(Osama Joukhadar) 국경없는의사회 물류 관리자

2021년 7월 10일, 시리아 북서부의 인도적 지원 접근을 보장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533호가 만료된다. 이 결의안이 연장되지 않으면 4백만 인구, 특히 인구의 절반 이상인 국내실향민이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인도적∙의료적 지원이 끊길 위험에 처하게 된다. 

"밥 알-하와 검문소가 폐쇄되는 것은 많은 지역주민, 특히 국내실향민 캠프에 사는 거주민에게 큰 우려입니다. 이 검문소가 폐쇄된다면 인도적 원조를 제공하는 생명선이 끊어지는 것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활동 뿐 아니라 이 지역의 전반적인 인도주의적 대응이 위태로워질 것이고, 이는 이미 심각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입니다." _오사마 주카다르(Osama Joukhadar) 국경없는의사회 물류 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