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보인다.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치료를 받게 되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신규 감염자 수가 줄어들어 에이즈 퇴치가 가능할 수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면….
질(Gilles VAN CUTSEM) 박사, 남아공 & 레소토 국경없는의사회 보건 담당자
에이즈(AIDS) 퇴치를 위해서는 신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을 막아야 한다.
30년 전 에이즈(HIV/AIDS)가 발병한 이래로 3천 만 명이 사망했다. 올해 이룩한 획기적인 과학적 성과로 에이즈치료제를 통해 생명을 살릴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의 전이를 96%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초기 에이즈치료가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하면 에이즈치료제를 확대 보급하고 가격을 낮추냐는 것이다. 10년 전부터 개도국에서 에이즈를 치료하기 시작한 이래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여러 경험을 통해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어떻게 하면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지 노하우를 쌓아 왔다. 예를 들어 대형 병원에 집중되어 있던 것을 보건소나 지역 검진 센터에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의사에게서 간호사로 그리고 지역 보건 담당자로 의학 검진의 주체를 다양화하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한편 치료약의 가격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약 제조사 간 경쟁을 통해서 에이즈 치료제의 가격을 지난 10년간 99% 낮춰왔다. 그러나 약값 상승, 특히 신약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6월 유엔 회의에서 각국 정부는 2015년까지 1500만명에게 에이즈 치료제를 보급하는데 동의했다. 특히 미국 정부는 향후 2년간 국제 에이즈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 혜택을 받는 사람의 수를 2 배로 늘리기로 했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만약 2015년까지 필요한 모든 사람이 치료 혜택을 받게 되면 2020년까지 약 7백 만 명의 목숨을 구하고 1200백만 명의 신규 감염자를 막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치료가 긴급하게 필요한 환자 중 절반만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자금 지원 부족으로 에이즈 퇴치 목표 달성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치적인 의지를 뒷받침하는 자금 지원이 되지 않는다면 최근의 과학적 진보를 활용할 수 없게 돼 에이즈 퇴치는 요원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