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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콜라라 전염에 속수 무책

2012.05.15

콜레라에 걸린 사람들이 포르토프랭스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콜레라 치료센터(CTC)에서 치료받고 있다.

2012년 5월 9일 – 우기 시작과 함께 아이티에서 콜레라 전염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티는 치명적인 전염병을 퇴치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국제 인도주의 구호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가 밝혔다.

아이티 보건부는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아이티 여러 지역의 보건 시설은 콜레라의 계절적 발병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발병 상황을 감시하고 경고 할 감시 시스템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지 않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수도인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에서 치료한 콜레라 환자는 4월 한달 만 1,600명으로, 전 달 대비 4배나 증가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도 포르토프랭스와 레오간(Léogâne) 지역의 치료 역량을 보강하고, 다른 지역에도 추가적으로 진료소를 설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해 우기인 5월에서 10월 동안 약 20만 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아이티 미션 대표인 게탕 드로사르트(Gaëtan Drossart)는 “예방 조치가 거의 취해지지 않있다. 예방만 됐더라도 2012년에 콜레라 환자가 급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티 보건 당국은 콜레라 발병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되어있고 현실과 다른 메시지를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정부와 유엔 그리고 인도주의 구호 단체 간 대회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아리보니테 (Artibonite) 지역의 연구 결과 2011년 이래로 콜레라 예방 조치가 줄어들어 콜레라 환자가 20%가 증가했음이 드러났다. 지난해 이 지역에서 활동하던 구호 단체 중 절반이 철수를 했고, 진료소는 약이 부족하며, 몇몇 직원들은 1월 이래로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질병 역학 추적 전문가인 마야 알랜(Maya Allan)은 “비가 계속 내리는 것이 감염의 위험 요소 중 하나이다. 우기가 끝나면 콜레라가 잦아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음 우기까지 예방 활동에 투자하기보다는 자금 지원이 끊길 것이다. 결과적으로 여전히 사람들은 콜레라 재발에 취약한 상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아이티 사람들은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에게는 매일 깨끗한 식수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아이티 상하수 관리 본부의 2012년 4월 조사에 따르면 2010년 1월에 일어난 지진 이후 임시 거처에서 거주 중인 지진 피해자 50만 명 중 1/3만이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고 있고, 1%만이 비누를 사용하고 있다.

드로사르트는 “사람들이 전혀 실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위생 교육이 의미가 없다. 콜레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아이티 몇몇 지역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콜레라 백신을 통해 전염을 막을 수 있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백신을 맞으면 면역력이 3년은 가고 70%의 면역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아이티의 상하수도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린다.

드로사르트는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 아이티의 모든 보건 관계자는 생명 살리기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0년 10월 아이티에 콜레라가 발생한 이후로 525,000명의 환자가 감염되고 이 중 7,0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아이티 보건부가 밝혔다. 현재까지 국경없는의사회는 아이티 콜레라 환자의 33%인 17만명의 환자를 치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