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는 아르메니아의 약제내성 결핵(DR-TB)의 우려스러운 증가율에 대응하기 위해 환자중심 치료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약제내성 결핵은 환자가 일반결핵 치료를 조기에 끝내거나 중단하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인 결핵과 마찬가지로 약제내성 결핵도 전염성을 가지고 있으며, 감염인이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타액을 통해 공기감염될 수 있다.
치료의 장벽
약제내성 결핵을 치료하는데 핵심적인 어려움은 치료기간이 길고 고되다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주사제를 비롯하여 매일같이 15~20개의 알약을 복용해야 한다. 일반 결핵 치료는 6개월에서 9개월이 걸리는 반면, 약제내성 결핵의 치료에는 2년까지 소요될 수 있다. 치료비도 많이 들뿐만 아니라, 항상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환자들은 치료기간 동안 결핵 치료소나 치료실에 매일 들러 훈련된 의료진의 감독 아래 고된 투약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러한 치료소나 치료실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치료 장벽 중에 하나이다.
혹독한 겨울 날씨 때문에 도로와 운송체계에 문제가 생기곤 하는 아르메니아에서는 저소득 환자들의 경우 치료를 받기 위한 의료시설 방문이 어려울 때가 많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제를 복용하고 난 후 극심한 부작용에 시달리기도 한다. 나타나는 부작용에는 어지러움, 난청, 정신과적 문제 등이 있으며, 일부 환자들은 약을 먹고 귀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약제내성 결핵 환자인 마리암 대브티얀(Mariam Davtyan)씨는 “치료를 시작하자마자 크게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약을 먹고 난 후 구토를 하고 식욕을 잃었을 뿐 아니라 제대로 보거나 들을 수도 없었다. 귀에서는 이상한 소음이 들렸고, 허리는 무거운데다, 심장도 느리게 뛰었다. 숨 쉬기도 힘들었다. 2주간 약을 먹고 지옥문에 들어선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이러다가는 제 정신을 잃거나 죽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환자들에게 이런 고투를 2년 동안 매일 버티도록 설득하는 것이 국경없는의사회의 프로그램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이며, 특히 치료 초기 단계 이후 환자들이 상태가 호전되었다고 느끼기 시작할 때 설득하는 일이 더욱 절실하다.
약제내성 결핵 치료 전 과정을 끝내지 못하면 환자는 다시 감염성을 띄게 되며, 치료법이 없는 더 강력한 약제 내성 결핵 또한 발생할 수 있다.
환자 중심 치료 프로그램
국경없는의사회의 약제내성 결핵 치료의 핵심은 약제내성 결핵 환자에 대한 의학적, 사회적, 정신과적 지원을 포괄하는 일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있다. 일단 치료에 들어가면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가 부작용에 대처할 수 있도록 개별 대면 모니터링과 치료, 개인 또는 집단 카운슬링, 가정방문, 환자가 정해진 투약법을 지킬 수 있도록 식량 지원 등을 수행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들이 결핵치료를 더 쉽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결핵 장비를 갖춘 보건 시설의 수를 증가시키기 위한 국가 결핵 프로그램(National TB Programme, NTP)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일부 수급 자격을 갖춘 환자를 대상으로 교통비 지원과 사회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가정중심 홈-베이스드 케어 플러스(Home-Based Care Plus, HBC+) 프로그램도 개발하였는데, 이는 포괄적인 자가 기반 결핵치료 프로그램으로서 국가 결핵 프로그램(NTP) 시설에 갈 수 없는 약제내성 결핵 환자들이 가진 구체적인 필요와 상황을 고려하여 개인별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약물남용 문제, 장애, 정신질환, 의학적 합병증, 등록 문제나 부작용 중에서 특히 무기력하게 만드는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치료를 중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들은 특별 지원의 수급 대상이 된다. 2011년 말까지 아르메니아에서 국경없는의사회의 진료와 관리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약제내성 결핵 환자의 수는 779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