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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 조앤 리우: 에볼라 관련 UN 특별 브리핑

2014.09.03

 

UN 사무국 관계자 분들과 특별 조정관, 각국 대표,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에 관하여 UN 회원국 대표 분들 앞에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역사상 최악의 에볼라 창궐이 발생한 지 6개월이 되었지만, 지금 세계는 에볼라와의 싸움에서 지고 있습니다. 지도자들은 국경을 넘나드는 이 위협을 잡는 데 실패하고 있습니다.

서아프리카에서는 현재 에볼라 발병 환자와 사망자 수가 끊임없이 치솟고 있습니다. 곳곳에서는 폭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많은 환자들로 격리센터는 발 디딜 틈도 없습니다.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진들도 감염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혹은 두려움에 자리를 떠나는 의료진도 있어 가장 흔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까지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의료 체계가 전부 무너졌습니다.

에볼라 치료센터들은 축소되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결국 홀로 죽어가는 장소가 되었으며, 이곳에서는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치료 외에는 별다른 것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료시설로 쏟아져 들어오는 무수히 많은 환자들을 다 관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시에라리온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진 사람들의 시체가 거리를 썩게 만들고 있습니다.

라이베리아에서는 새로운 에볼라 관리센터를 짓는 것보다 화장터를 지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지난주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기니에서 3개월 안에 에볼라 감염자 수가 2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우리는 현재 미지의 바닷속에 있습니다. 전염 속도는 이례적 수준이며,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는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저는, 에볼라 바이러스 출현 당시부터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의 대표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 단체의 의료팀들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감염 환자들의 2/3 이상을 치료해 왔습니다. 지난달에만 팀원을 두 배로 늘렸지만, 여전히 저희는 수많은 환자들을 감당하기에 턱없이 벅찬 상황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개월간 경종을 울려왔으나, 나타나는 반응은 너무 적고 또 너무 느립니다.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이 6개월 전에 일어났는데도, 8월 8일에야 이 사태에 대해서 “국제적 우려를 일으키는 공공 의료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입니다.

지원금 발표, 로드맵 제시, 백신과 치료법 개발 등은 모두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오늘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지는 싸움을 했다면, 다가올 3개월 동안에는 반드시 이겨야만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길 수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많은 UN 회원국들은 생물학적 위협에 대한 대응에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은 국가에서 이러한 역량이 즉시 활용되도록 해야 하는 정치적•인도주의적 책임이 여러분들에게 있습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꺾기 위해, UN 회원국들은 생물학적 재해 억제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춘 일반인 및 군인들을 급파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해 대응 팀을 파견하되, 충분한 물류적 역량이 이를 뒷받침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에볼라의 영향을 받은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배치 없이는 결코 바이러스 확산을 멈출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우선시해야 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격리센터 규모 확대
• 진단 역량 증진을 위한 이동 실험실 배치
• 서아프리카 안팎으로 인력과 장비를 원활히 수송할 전용 항공 수송로 확보
• 의료진 가운데 감염 의심 및 감염 확정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하여 현장 병원들 간의 지역 네트워크 수립

이러한 생물학적 방어 팀들이 현장에서 대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동안, 세계보건기구 및 공공 의료계 기관들은 에볼라 로드맵을 반드시 실현시켜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위험 국가의 기반시설 붕괴에 대해서도 다루어야 합니다. 라이베리아의 의료 체계는 붕괴되었습니다. 합병증을 앓고 있는 임산부들이 찾아갈 곳이라곤 아무 곳도 없습니다. 말라리아, 설사와 같이 예방과 처치가 수월한 질병들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병원을 다시 열고, 새롭게 짓기도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에볼라 창궐에 대한 반응을 덮고 있는 집단적인 사고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강제로 사람들을 격리하는 것, 의심 환자를 보고하는 데 실패한 것을 범죄로 규정하는 것과 같은 고압적인 조치들은 사람들을 더 지하로 숨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결과 감염 사례들은 더 밝혀지지 않게 되고, 환자들은 의료 체계로부터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조치들은 공포와 불안을 양산할 뿐, 바이러스 억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UN 회원국들은 자국의 국경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습니다. 이 바이러스 확산의 뿌리를 없애는 방법만이 완전한 해결을 위한 길일 것입니다.

이것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사회적•경제적•치안적 영향이 연관된 다국적 위기입니다.

이에 행동하는 것은 여러 분들의 역사적 책임입니다.

에볼라의 영향을 받은 국가들을 떼어내 버리고 그저 이번 바이러스 확산이 수그러들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이 불을 끄기 위해, 불이 나고 있는 건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8월, 시에라리온 카일라훈의 에볼라 치료센터를 방문한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 조앤 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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