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는 시에라리온의 보, 카일라훈 지역에서 에볼라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두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은 1400명이 넘습니다. 카일라훈 센터는 2014년 6월 26일 개원 이래 총 600여 명의 에볼라 감염환자가 입원했고, 이 가운데 292명이 회복했습니다. 치료센터 안은 어떤 상황인지,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일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인지 카일라훈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심리치료사 파트마타 스와라이가 일상을 들려주었습니다.
지난 7월부터 카일라훈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심리치료사 파트마타 스와라이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환자들을 위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저는 여기서 상담가 역할을 해요. 환자들에게 가서 그들의 두려움에 대해 듣고 치료센터에 입원해서 치료 받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설명해 주려고 하죠.
처음에 환자가 센터에 오면 동료와 함께 가서 환자에게 인사를 건네요. 그러고 나서 저희들이 센터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요. 혹시 더 살펴봐야 할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센터에 오기 전에 누구와 접촉했었는지도 자세히 물어봅니다.
병상이나 천막에서 꼼짝도 하지 않으려는 환자가 없는지 매일 살펴봐요. 치료를 포기했거나 자기가 곧 죽을 거라고 믿기 시작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그런 환자를 발견하면 즉시 그들에게 가서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하고, 반드시 식생활과 수분 보충을 해야 된다고 말해 주죠. 일어나 밖에도 나가 보고 햇볕도 쬐라고 격려해요.
특히나 어린 환자들은 힘들어요. 너무 약하거든요. 센터에서 기꺼이 어린 환자들을 돌볼 사람을 찾기가 늘 수월하지만은 않답니다. 바이러스를 이기고 회복 단계에 있거나 혈액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명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에볼라로 가족을 모두 잃은 아이들이 있어요. 돌봐줄 사람이 없는 거죠. 그러면 저희는 아이 친척이 없는지 수소문하고, 그들을 임시 보호소로 보내준답니다. 그 곳은 에볼라 때문에 고아가 된 아이들이 머무는 곳이에요. 제가 제일 걱정하는 것은 바로 그 아이들이랍니다. 앞으로 그 아이들은 어떻게 되겠어요, 정말 걱정돼요.
또 저는 회복 중인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나눠요. 다행히 가장 위험한 시기는 넘긴 사람들이죠. 하지만 그들에게도 나름의 두려움이 있어요.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운을 북돋워주려고 노력해요. 이제 살아갈 희망이 있고, 가족과 친지들도 있으니 기운 내라고 말해 주죠.
환자가 마침내 퇴원할 때는 지켜보는 모든 이들이 벅찬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답니다. 센터에서는 회복한 사람에게 완치 확인서와 기타 생필품을 전달하고, 센터에 들어올 때 가져왔던 모든 것은 뒤로 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깨끗한 새 옷도 준답니다. 생존자들은 웃는 얼굴로 모든 이들과 악수를 나눈 뒤 보건단원의 도움을 받아 가족과 이웃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죠.
그런데 정작 마을로 돌아가 환영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어요. 아직 에볼라 환자라고 여겨 가까이 오길 꺼리는 친구들도 있죠. 이때 생존자들은 제게 다시 전화를 걸어서 상담을 해요. 그러면 저는 두려워 말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당부하고, 이제 회복된 몸이니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말들에 마음 쓰지 말라고 일러 주죠.
환자가 목숨을 잃을 때는 정말 슬퍼요. 의사, 간호사들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였음에도 결국 바이러스가 이긴 거죠. 그러면 저는 환자 가족들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고, 시체를 묻을 때 그 자리에 올 것인지 의견을 물어봐요. 제가 하는 일 중에서 이 일이 아마 가장 힘들지 않나 싶네요.”
관련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