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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리온: 에볼라 치료센터 직원들의 일상 - 위생 담당자

2014.11.05

국경없는의사회는 시에라리온의 보, 카일라훈 지역에서 에볼라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두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은 1400명이 넘습니다. 카일라훈 센터는 2014년 6월 26일 개원 이래 총 600여 명의 에볼라 감염환자가 입원했고, 이 가운데 292명이 회복했습니다. 치료센터 안은 어떤 상황인지,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일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인지 카일라훈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위생 담당자 모하메드 레노가 일상을 들려주었습니다.

모하메드 레노(위생 담당자) “염소(Chlorine)가 바로 제 절친이에요.”

“저는 영어를 배우려고 기니 국경을 너머 시에라리온에 왔어요. 에볼라가 유행하기 전에는 집에 왔다갔다할 수도 있었는데, 이제는 국경이 막혀서 그럴 수 없어요. 기니에서는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공부를 했었어요. 지금은 이곳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죠.

 

저는 국경없는의사회 카일라훈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식수 위생팀’ 일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잡초를 제거하는 일을 했고, 다음엔 목수 일을 했어요. 치료센터 건립에 필요한 일들이었죠. 그 다음에는 소독 일을 맡았어요. 염소수 분무기를 들고 센터 정문 옆에 앉아서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들 부츠에 염소수를 뿌려 소독하는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센터 안으로 들어왔죠. 탈의실에서 사람들에게 보호복을 제대로 벗는 방법도 알려주고, 옷과 부츠에 염소수 소독도 해줬어요.

 

지금은 감염 통제 일을 맡고 있어요.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죠. 센터 안에 있는 천막, 화장실, 앰뷸런스, 시체들을 소독해요. 염소(Chlorine)가 바로 제 절친이랍니다. 제가 염소만 제대로 사용한다면 센터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어요.

 

위생 담당자로 일하면 에볼라의 최악의 모습을 보게 돼요. 환자를 태운 앰뷸런스가 들어오면 안에 시체가 타고 있을 때도 있는데요, 문이 열리기 전까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랍니다. 저는 환자들이 차에서 내려와 환자 분류 천막으로 무사히 들어가도록 도와줘요. 먼 길을 달려 힘들게 센터까지 온 환자들이 물과 스낵을 먹으면서 숨을 고르도록 해주는 거죠. 누군가 목숨을 잃었을 때 시체를 소독하고 매장을 준비하는 것도 바로 제 몫이에요. 환자의 최후 모습을 보는 사람들도 바로 저와 동료들이에요. 정말 힘든 일이랍니다. 저희는 에볼라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하려고 늘 노력해요. 그러고 나서 앰뷸런스도 소독하죠. 그래야 또 센터 밖으로 가서 환자들을 데려올 수 있으니까요.

 

가끔 센터에서 가까운 마을에서 환자가 발견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저는 환자 집을 직접 찾아가 소독을 해준답니다. 벽이며 가구, 화장실, 바닥 구석구석에 소독수를 뿌리죠. 마을 사람들은 항상 저를 수상한 사람처럼 쳐다 봐요. 그래도 저는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제 할 일을 해요. 제가 찾아간 곳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제가 할 일이니까요.

 

센터 안에서 환자가 목숨을 잃은 현장에 가보면 주변이 엉망이 되어 있어요.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느라 고생한 흔적이 다 남아 있거든요. 여기저기 체액도 흥건히 묻어 있어요. 치열한 혈투 끝에 결국 바이러스가 이긴 거죠. 이때 저는 패드와 염소수를 가지고 가서 그 흔적들을 깨끗이 지워내요.

 

보호복을 다 갖춰 입고 소독 분무기도 챙기고 나면 마음이 든든해요. 위생 담당자로서 제가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을 잘 알기 때문에 모든 일에 신중하게 임하죠. 정말 고된 일이에요. 보호복을 다 입은 상태에서 여기저기 다 들춰내어 닦아야 하는데, 그럴 때면 땀이 비 오듯 하거든요. 그래도 정해진 규칙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한답니다. 제가 실수를 저지르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결과가 따르니까요.

 

저의 조국 기니에서도 에볼라 대응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아요. 하지만 이곳 시에라리온에서 일하면서 일손을 보탤 수 있다는 것도 기쁘게 생각해요. 제가 하는 일 덕분에 좋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제 일이 참 자랑스럽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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