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아브스 병원에서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가 심각한 탈수 증세가 나타나는 어린 환자를 살펴보고 있다. ⓒMohammed Sanabani/MSF
예멘: 병원 폭격으로 19명이 숨진 뒤, 병원 6곳서 직원 대피시키는 국경없는의사회
무차별 폭격, 사우디 주도 동맹군의 믿을 수 없는 약속에 직원 철수할 수밖에 없어
2016년 8월 18일, 예멘 사나 – 8월 15일 예멘 북부 아브스 병원을 겨냥한 공중 폭격으로 19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친 후,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멘 북부 사다 주(州)와 하자 주의 여러 지원 병원으로부터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현재 직원들은 사다 주의 하이단(Haydan), 라제(Razeh), 알 가무리(Al Gamouri), 야스님(Yasnim) 병원과 하자 주의 아브스(Abs), 알 가무리(Al Gamouri) 병원에서 대피하고 있다. 아브스 병원 공습은 네 번째 공격이자, 이번 전쟁으로 예멘 내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의료 시설에 일어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다른 의료 시설들을 겨냥한 수많은 공격들도 예멘 전역에서 일어났다.
11일 전 사우디 주도 동맹군과 후티 세력이 쿠웨이트에서 벌인 평화 회담이 중단된 이후, 사우디 주도 동맹군은 예멘 북부에서 보다 강화된 폭격을 재개했다. 최근 8개월여 동안, 국경없는의사회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Riyadh)에서 두 차례에 걸쳐 사우디 주도 동맹군 고위급 관계자들과 만난 바 있다. 인도적·의료적 지원이 예멘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게 하고, 병원을 겨냥한 공격을 멈출 것을 확실히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국경없는의사회가 분쟁의 모든 당사자들과 병원 GPS 좌표를 체계적으로 공유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중 폭격은 계속되었다. 동맹군 관계자들은 국제인도법을 존중하노라고 계속 말하지만, 이번 공격은 군사력을 통제해 환자들로 가득한 병원 공격을 피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군사 작전의 강도, 그리고 이 치명적인 공격을 동맹군이 피할 수 있는가를 고려했을 때, 사다 주와 하자 주의 병원들은 환자와 직원 모두에게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병원 직원에는 산부인과의, 소아과의, 외과의, 응급실 전문의도 포함돼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총장 조안 투바우(Joan Tubau)는 “최근 사건은 현재의 교전 규칙과 군사 프로토콜 및 절차들이 병원 공격을 피하는 데 부적절하므로 조정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라며 “국경없는의사회는 민간인 보호를 대폭 강화할 수 있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사우디 주도 동맹군과 이 동맹군을 지원하는 나라들 특히 미국, 영국, 프랑스에 요청합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사다, 하이단, 라제, 아브스, 야스님, 하자 등지에서 지원하던 병원들은 보건부 직원 및 현지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직원들이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이미 이 병원들은 새롭게 번지는 폭격 이후 생겨난 의료적 필요를 감당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 여기에 예멘 내 물자 부족이 심각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분쟁의 모든 당사자들은 이 병원들의 안전을 반드시 보장해야 하며, 그들이 중립성과 공정성을 가지고 의료 지원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사우디 주도 동맹군, 후티 세력 및 그 동맹 단체들을 포함해 분쟁의 모든 당사자들이 이번 전쟁을 벌이면서 민간인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은 채 무차별 공격을 자행하고 있는 방식을 비난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번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국경없는의사회 직원과 환자들의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전한다. 병원 안에 있던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이번 전쟁의 잔혹함과 무자비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8월 15일 아브스 병원 폭격 전,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멘 내 8개 지역(아덴, 알-달리, 타이즈, 사다, 암란, 하자, 이브, 사나)에서 활동하면서 병원과 보건소 11곳에서 의료 활동을 수행하고, 그 밖의 의료 시설 18곳을 지원했다. 이를 위해 2000여 명의 직원이 예멘에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