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예멘 하이단의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서 폐렴 및 영양실조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사우디 동맹군, 최근 3일 동안 국경없는의사회 예멘 진입 불허
2017년 11월 9일 목요일 — 최근 3일간 사우디 동맹군은 국경없는의사회 항공기의 예멘 진입을 불허했다. 이로 인해 이미 도움이 절실했던 지역민들은 중대한 의료 및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도움이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구호 지원이 전달되도록 즉각 예멘 진입 허용을 사우디 동맹군에 요청한다.
11월 6일, 사우디 동맹군은 항구·공항 등 모든 예멘 국경을 즉각 봉쇄하되 “구호 물자 및 인력의 출입은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으나 이 약속은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예멘 현장 책임자 저스틴 암스트롱(Justin Armstrong)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3일간 사우디 동맹군은 지부티를 출발한 국경없는의사회가 사나·아덴으로 들어가는 것을 불허했습니다. 우리 항공기들을 승인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는데도 말입니다. 예멘에 인도주의 활동 인력과 화물이 들어가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2년 반 넘게 이어진 분쟁 속에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민들에게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예멘 전역의 의료 접근성은 몹시 낮다. 분쟁 기간 동안 의료 시설 수백 곳이 폐쇄되거나 훼손되거나 완전히 무너졌다. 피난 상태에 처한 수백만 명의 예멘 사람들은 생필품과 적절한 영양분, 그리고 안전한 식수도 없이 지내야 했다.
암스트롱은 아래와 같이 덧붙였다.
“이번 봉쇄가 예멘에 사는 남녀노소 주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이미 명백하며, 이로 인해 수십만 명의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주요 도시에서 연료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디젤 연료와 취사용 연료도 점점 더 구하기 어려우며, 필수 의약품을 실은 선적들은 국경 지대에서 이동이 멈췄습니다. 이미 큰 타격을 받은 예멘 경제는 앞으로 더 하락세를 보일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면 예멘 사람들은 기본적인 필요사항들을 채우기가 더 어려워지겠죠. 그렇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이 더더욱 절실한 것입니다.”
지난 6월, 예멘 콜레라 확산으로 긴급 대응에 나선 국경없는의사회 팀. 아덴의 콜레라 치료 센터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
사우디 동맹군이 내놓은 성명에는 구호 단체들에게 예멘 내 몇몇 지역을 피하라는 경고의 뜻도 포함돼 있었다. 이는 분쟁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수천 명이 필수 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이 조치들은 공정성을 표방하는 인도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인도주의 활동은 그 어떤 정치적 이해와 관계없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지원해야 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예멘 내 병원·보건소 13곳에서 활동하는 한편, 예멘 내 11개 주(타이즈, 아덴, 알-달리, 사다, 암란, 하자, 이브, 사나, 후다이다, 아브얀, 라흐즈) 전역에 위치한 병원·보건소 18여 곳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예멘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근 1600명(국제 활동가 82명 포함)이 활동하고 있으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예멘 보건부 소속 직원 1100여 명에게 금전적 지원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국경없는의사회 활동 현장 중 인력 면에서 최대 규모에 손꼽힌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