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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아쿠아리우스에서 건강한 아기 출생 … 이름은 ‘미라클’

2018.05.28

아쿠아리우스에서 출산한 산모와 조산사 아모인 술레만(Amoin Soulemane)

2018년 5월 26일, 아쿠아리우스에서 건강한 남자 아기가 태어났다. 아쿠아리우스 호는 국제 인도주의 의료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와 SOS 메디테라네(SOS Méditerranée)가 공동 운영하는 구조선이다.

‘미라클’(Miracle)이라는 이름의 이 아기는 오후 3시 45분경 해상에서 태어났다. 이틀 전 5월 24일 목요일, 미라클의 엄마는 이탈리아 해군 선박에 구조되었다가 아쿠아리우스로 옮겨 타게 되었고 26일에 미라클이 태어났다. 아기를 받은 국경없는의사회 조산사 아모인 술레만(Amoin Soulemane)은 이렇게 전했다.

“이렇게 아기가 빨리 나온 건 처음이에요. 아침 일찍 진통이 시작되었는데 몇 시간 만에 아기가 태어났거든요. 산모와 아기 모두 아주 건강해요.”

아기 엄마는 국경없는의사회 스태프에게 리비아에서 1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거기서 사람들에게 붙잡혀 구타를 당하고, 먹을 것도 거의 못 받고 지냈으며, 풀려나고 싶으면 돈을 내라는 협박도 받았다고 한다. 올해 초, 아기 엄마와 배우자는 다른 수백 명과 함께 가까스로 그곳을 탈출했고, 목요일에 위험한 바닷길에 오르기 전까지 리비아에 있는 친구 집에 숨어 있었다고 했다.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아오페 니 무르추(Aoife Ni Mhurchu)는 이렇게 말했다.

“리비아 상황은 난민 · 이주민에게 너무도 위험합니다. 의료 지원을 받을 길이 거의 없거든요. 만약 48시간 전에 진통이 왔다면 리비아 해안에서 몸을 숨긴 채 아기를 낳았을 텐데 그랬다면 의료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을 겁니다.”

“아기 엄마 얘기를 들어보니 사실 배가 출발한 건 수요일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출발 후 몇 분 지나서 엔진이 멈춰서 다시 해안으로 돌아간 거죠. 밀수업자들은 사람들더러 해안가에 숨어 있으라고 말하더니 자취를 감추고는 24시간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자 만삭이었던 산모는 음식과 물도 전혀 구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겁에 질리게 되었습니다.”

 

‘미라클’(Miracle)이라는 이름의 이 남자 아기는 5월 26일 아쿠아리우스에서 태어났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미라클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지중해에서 국경없는의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수색 · 구조를 실시한다는 이유로 비정부기구들이 활동에 방해를 받거나 범죄 혐의를 받아서는 안 된다.

미라클을 포함해 아쿠아리우스에는 총 70명이 타고 있었고, 일요일 아침 이들 모두는 시칠리아 카타니아 항구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