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76명의 난민들이 리비아 해안 경비대에 의해 콤스(Khoms; 트리폴리 동쪽 120km)로 이송되었다. 이후 국경없는의사회가 있는 구금 센터로 보내졌다.
- 최근 몇 주간 많은 이주민들이 지중해에서 구조됨: 올해 들어 벌써 200명 이상 익사
- 구조된 사람들은 리비아로 강제 송환돼 구금 센터에 수감된 상태이며 이는 국제법 위반
- 매우 열악한 구금 센터: 음식, 식수 부족 및 추위 막지 못해
최근 2주 사이 리비아의 미스라타, 콤스 구금 센터 수감자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여러 배들이 리비아 해안으로 사람들을 대거 상륙시킨 뒤 일어난 일이다. 자신을 제대로 지킬 수 없는 취약한 난민, 이주민, 망명 신청자들은 해상에서 붙잡히거나 구조돼 리비아로 송환됐는데, 이는 국제법 위반이다. 연초 650명을 기록했던 해안 구금센터 수감자 수는 1월 23일 현재 930명까지 늘어났다.
이틀 전, 상선 한 척이 콤스 해안에 106명을 상륙시켰는데, 이들이 해상에 있는 동안 최소 6명이 익사했다고 전해져 우려를 더하고 있다.
“육지에 내린 직후 응급 의료가 시급한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가 필요한 지원에 나섰습니다.” _ 줄리앙 라이크먼(Julien Raickman) / 국경없는의사회 미스라타, 콤스, 바니 왈리드 활동 총괄
국경없는의사회는 치료를 위해 10명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 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병원으로 이송했던 15세 소년은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1월 22일에는 또 다른 상선이 해상에서 144명을 구조해 미스라타에 상륙시켰다.
미스라타와 콤스에 내린 250명 중에는 임산부를 포함한 여성, 영아, 7세 미만 아동도 있다. 이들은 모두 해안에 내린 직후 인근 구금센터로 이송됐다. 며칠 전 117명이 익사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로서 유럽 당국이 지중해 중부에서 생명을 구하는 수색·구조의 책임을 고의적으로 회피했음이 드러났다.
최근 리비아에 상륙한 사람들이 갇혀 있는 구금 시설은 포화 상태다. 이 시설들은 더 이상 새로 들어오는 사람을 수용할 수 없을 만큼 과밀하며 열악한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구금된 사람들은 사실상 바깥 공기를 전혀 마실 수 없고, 깨끗한 물과 음식도 거의 제공받지 못한다. 음식은 양도 부족할뿐더러 위독한 환자, 아동, 임산부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지 못할 정도다. 최근 리비아에 상륙한 사람 중 일부는 영양실조, 저체온, 중증 설사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지중해를 건너기 전에 몇 주, 몇 달간 인신매매업자에게 붙잡혀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학대와 고문을 당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벗어나려 했던 나라로 되돌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상황은 절망적입니다. 또 다시 그들을 구금의 올가미 속에 가둘 것이 아니라 필요한 도움과 보호를 제공해야 합니다.” _ 줄리앙 라이크먼(Julien Raickman)
수도 트리폴리에 위치한 구금 센터에도 수감자가 늘고 있다. 적절한 방한 시설을 갖춘 센터가 거의 없어 사람들이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고, 이에 따라 겨울철 질환에 걸린 환자가 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트리폴리의 한 구금 센터에서 음식을 충분히 받지 못해 건강을 해칠 정도로 체중이 감소한 수감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리비아에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트리폴리 남부에서 전투가 일어나 14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 민간인들도 분쟁 지역에 갇히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그중 앞서 교전선상에 있던 카스르 빈 가쉬르 구금센터에 임의로 구금된 난민, 이주민, 망명 신청자 228명도 있다. 센터의 우물 펌프를 작동시킬 전력이 끊어져 이곳 수감자들은 깨끗한 물을 전혀 구하지 못하고 있다가, 국경없는의사회가 긴급 용수를 공급한 뒤에야 물을 쓸 수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지난 48시간 동안 이 센터를 두 차례 방문해 진료를 실시하고 결핵 환자들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제공했다.
리비아는 난민과 이주민을 돌려보낼 만큼 안전한 곳이 아니다. 그들이 리비아에 있는 동안 겪는 폭력 수준은 이미 기록으로도 충분히 입증됐다.
“지금 유럽 연합과 회원국들은 취약한 사람들을 붙잡아 리비아 구금 시설로 강제 송환하는 한편, 지중해 중부 해상에서 도움이 절박한 사람들을 구하려는 구조선 활동을 의도적으로 가로막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히 냉소적인 태도를 넘어서는 무자비한 행태입니다.” _ 샘 터너(Sam Turner) / 국경없는의사회 트리폴리 활동 및 지중해 수색·구조 활동 총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