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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예멘: 모카 • 아덴의 환자 이야기

2019.01.28

 

ⓒAgnes Varraine-Leca/MSF

아마라(5)는 집 근처에서 놀다가 지뢰 사고로 부상을 입었다. 12월 1일, 아마라는 타이즈 주 모카 지역의 두바 인근 들판에서 양을 데리고 친구 넷과 함께 놀고 있었다. 그때 숫자가 적힌 물건 하나가 아마라 눈에 들어 왔다. 호기심이 생긴 아마라가 그 물건에 손을 대는 순간 지뢰가 폭발했다. 이 폭발로 아이 한 명이 죽고 네 명이 부상을 입었다. 폭발 소리를 들은 아마라의 할머니가 황급히 들판으로 뛰어나왔다. 아마라는 당나귀 등에 실려 현장을 빠져 나와, 모카 군 병원으로 갔다가 모카 시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외과병원으로 이송됐다. 여기저기 지뢰가 깔려 있다는 것은 가족들도 알고 있지만, 정확한 매설 지점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없어 사방에 위험이 도사린다. 아마라는 얼굴 오른쪽, 복부, 왼쪽 다리에 부상을 입어 여러 차례 수술을 해야 했다.

“지뢰가 깔려 있다는 것은 알지만 정확히 어디 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모하메드 / 나세르의 아버지)

 

ⓒAgnes Varraine-Leca/MSF

알리 하산(40)은 군인 출신의 운전기사다. 아들 둘, 딸 둘을 둔 그는 지난 25년간 식구들과 함께 호데이다에서 살아 왔다. 사고는 타이즈 주의 카우카(모카 북쪽 60km 지점)에서 일어났다. 알리가 카우카 인근에서 차를 몰던 중 로켓(혹은 박격포)이 차량에 떨어졌고, 이로 인해 1명이 목숨을 잃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알리는 얼굴과 복부에 유산탄 부상을 입었고, 왼쪽 발은 절단해야 했다.

“호데이다에 먹을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비싸고, 물과 전기도 계속 끊깁니다. 시내 가게들은 벌써 문을 닫은 데가 많아요.” 주변 사람들처럼 알리도 안전을 생각해 아내와 아이들을 사나로 보냈다. “남자들은 호데이다에 남아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식구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별 수 없죠. 식구들이 안전한 곳에 있는 편이 나으니까요. 전쟁이 호데이다의 모든 것을 바꿔 놨습니다.” (알리 하산)

 

ⓒAgnes Varraine-Leca/MSF

나세르(14)와 아버지 모하메드 압두는 모카 시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마프라크 알 모카에 살았다. 12월 7일 나세르는 삼촌, 사촌과 함께 양을 치면서 산지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길을 가던 중 나세르는 그만 지뢰를 밟고 말았다. 이로 인해 나세르와 삼촌은 중상을 입었다. 나세르 삼촌은 눈에 유산탄 파편이 들어가 모카의 국경없는의사회 외과병원으로 이송됐다가, 국경없는의사회 아덴 외상병원으로 또 한번 이송됐다. 여러 가지 부상을 입은 나세르는 병원에 도착한 직후 오른쪽 발을 절단해야 했다.

“발의 뼈가 완전히 으스러져서 살릴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었습니다.” (파루크 / 물리치료사)

나세르는 과거에 총알에 맞아 엄지손가락을 절단한 상태이기 때문에 목발 사용이 쉽지 않다. 

나세르의 아버지 모하메드 압두는 2018년 들어 전투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군은 교전선을 따라 마프라크 알 모카 인근에도 수많은 지뢰를 매설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마프라크 알 모카에서 응급 환자의 안정화 처치와 외래 진료를 실시하는 진료소를 지원하고 있다. 곳곳에 지뢰가 있어 위험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지뢰 매설지점을 알려주는 표지판도 적고 지뢰해체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모하메드 압두는 이제 마프라크 주변 경작지로 나가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Agnes Varraine-Leca/MSF

12월 9일 카미사(사진에서 왼쪽)는 국경없는의사회 외과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태아는 뱃속에서 숨을 거뒀다. 카미사는 지금까지 16번의 출산을 했고 세 차례 유산을 했다. 남편 사이드는 양치기이며, 두 부부는 가난한 시골에 산다. 교통비—1만 예멘 리알 (한화 약 45,000원)—를 마련하기가 어려워 집에서 몇 시간을 지체하다가 병원에 오는 바람에 응급 수술이 늦어졌고, 결국 태아는 목숨을 잃게 됐다.

 

비디오: 남서부 지역 주민을 위협하는 지뢰의 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