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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심각한 영양실조 겪는 실향민 지원 활동 시작

2019.04.30
  • 에티오피아 남부 실향민 캠프, 아동부터 임산부까지 중증 급성 영양실조
  • 국경없는의사회, 지역사회 및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실향민 지원 필요성 강조

에티오피아 게데오(Gedeo)의 실향민 임시 거처로 사용되고 있는 교회 안에서 한 아버지와 아동 세 명이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Markus Boening/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에티오피아 남부국가민족주 (Southern Nations, Nationalities, and Peoples’ Region) 게데오(Gedeo) 지역에서 긴급 대응 활동을 시작했으며, 구호 단체들에게 지역 내 수많은 실향민 캠프에 머물고 있는 이들을 위한 지원을 신속히 확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에티오피아 남부 지역에 머물고 있는 수 만 명의 실향민들을 살펴본 결과 이들의 영양 상태, 거주 환경, 식수 공급 현황 등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나, 신체ㆍ정신 건강이 우려되는 상태다. 

국경없는의사회가 3월 말 게데오의 게뎁(Gedeb)에 위치한 8곳의 실향민 캠프에 머물고 있는 5살 미만 영ㆍ유아의 상태를 평가한 결과 중증 급성 영양실조 비율 및 세계 급성 영양실조 (GAM) 비율이 긴급 상황 기준을 초과한 수준이었다. 평가 항목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영양실조 상태의 임신부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에티오피아 게데오(Gedeo)의 국내 실향민 캠프. 실향민들은 폭우에 취약한 오두막 형태의 거처에서 살고 있으며 밤에는 강추위에 노출되어 있다. ⓒMarkus Boening/MSF

“이곳 실향민 캠프의 일부는 포화 상태이며 아동 합병증 환자들은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영양실조 아동에 대한 진료를 즉시 확대해야 합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영양실조 아동이 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와도 이미 늦은 상태라 치료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대응 활동 그 이상의 의료 지원이 필요합니다.” _ 마르쿠스 보잉 (Markus Boeing) / 국경없는의사회 게데오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영양 지원’에 초점을 두고 에티오피아 보건국(Regional Health Bureau)을 돕고 있다. 지금까지 두 곳의 안정화 센터에서 5살 미만의 중증 급성 영양실조 아동 환자 200명을 치료했으며 55명에게 소아과 환자들을 진료했다. 

에티오피아 게데오(Gedeo)의 게뎁(Gedeb) 병원.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가 영양 실조 아동 환자에게 정맥 주사를 놓고 있다. ⓒMarkus Boening/MSF

앞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대응 활동을 더욱 확대해 국내 실향민 캠프와 비공식 거주지에서 깨끗한 식수 제공 및 화장실 설치 등을 통해 식수 및 위생 여건을 개선할 예정이다. 해당 지역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 몇 주 동안 수천 명의 수성 설사 환자가 보고됐다.  

“실향민 캠프는 수용 인원을 넘어 포화 상태이며 환경은 열악합니다. 유행병 감염 위험에도 노출돼 있죠. 집을 잃고 여러 곳을 옮겨 다닐 수밖에 없었던 이들은 건강이 매우 취약한 상태입니다.” _ 마르쿠스 보잉 (Markus Boeing)

폭력 사태가 정점에 이르렀던 지난 7월 에티오피아 당국에 따르면 실향민 수가 100만명에 달했다. 지난 12월 당시 보건 지표들이 개선되고 신규 입원 환자수도 감소했으며 수많은 실향민들이 집으로 돌아가거나 임시 거주지를 떠났다. 하지만 치안 불안, 폭력 위협, 지원 부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다시 게데오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상황은 급격히 나빠졌다.  

에티오피아 게데오에서 인종간 폭력 사태로 인해 실향민이 대거 발생하자 국경없는의사회는 2018년 긴급 대응을 종료한지 3개월 만에 다시 긴급 대응 활동을 시작했다.

에티오피아 게데오(Gedeo)의 실향민 캠프. 식량과 식수 및 기본적 생활 여건들이 갖춰지지 않은 곳이다. ⓒMarkus Boening/MSF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은 실향민들은 수용 지역에 통합되어 살아가고 있지만 지역 내 자원이 부족하고 인도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 수많은 이들이 다시 실향민 캠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_ 모하메드 모르키드 (Mohamed Morchid) / 국경없는의사회 에티오피아 활동 총괄

필요한 영양 공급과 의료 지원 규모에 대한 현장 평가가 진행되고 있지만, 의료 지원만으로는 실향민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현지 주민, 지역,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 노력이 이뤄져야 합니다. 또한, 지원 규모를 확대해 보건의료, 거처, 식수 및 위생, 식량 공급을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게데오에 있는 국내 실향민들뿐 아니라 그 외 지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더 쉽고 안전하게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_ 모하메드 모르키드 (Mohamed Morch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