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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에티오피아: 식량 배급 즉각 재개되어야

2023.07.21

에티오피아 곳곳에서 영양실조율이 긴급사태 기준을 뛰어넘은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는  2023년 6월 초 에티오피아 전역에서 중단된 식량배급을 즉시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

난민과 실향민 등 에티오피아 인구 2천만 명 이상이 식량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임산부와 5세 미만 아동, HIV 보유자들이 가장 큰 위험에 처해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뮤악(MUAC) 밴드. 뮤악 밴드는 0세에서 5세 아동 팔 중/상단부 둘레 길이를 재서 영양실조 상태를 측정하는데 사용된다. ©MSF/Julien Dewarichet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식량배급이 중단되기 전에도 포괄적 급성 영양실조(GAM)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긴급사태 수치인 15%를 이미 크게 상회하고 있던 우려스러운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이번 식량배급 중단은 이전부터 장기간 구호식량 배급이 산발적이고 불규칙했으며 에티오피아 전역에서 인도적 위기 상황이 이미 심각한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됩니다. 사람들은 40년 만의 최악의 가뭄과 경제적 어려움, 반복되는 폭력 사태로 고통받고 있습니다.”_카라 브룩스(Cara Brooks) / 국경없는의사회 에티오피아 현장 책임자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티그라이(Tigray) 내 쉬레(Shire) 및 쉐라로(Sheraro) 지역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시설에서 검진한 8,000명의 임산부 중 72.5%가 급성 영양실조 환자였다. 영양실조에 걸린 임신부들은 출산 시 합병증을 겪을 위험이 더 크고, 그렇게 태어난 아기들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 확률이 높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쉬레 및 쉐라로 진료소에서 5세 미만 아동 17,803명을 검진한 결과, 21.5%는 경증 급성 영양실조 (MAM), 6.5%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중증 급성 영양실조 (SAM)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식량배급 중단은 광범위한 구호식량 유용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내려진 결정이다. 처음에는 티그라이로 배급 중단이 국한되었지만 이후 에티오피아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식량배급 중단 전부터 수개월 동안 배급은 드물고 불규칙한 주기로 이루어졌고 , 이러한 상황이 국경없는의사회 시설에서 목격되는 높은 영양실조 수치에 기여했다. 

에티오피아 소말리(Somali) 지역에는 중증 급성 영양실조를 앓는 5세 미만 아동이 가장 많고 예방접종률이 최하위 수준인 탓에 지역사회가 질병 유행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감벨라(Gambella) 지역에 위치한 쿨레(Kule) 난민 캠프 보건소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치료하는 5세 미만 중증 영양실조 환자 수가 거의 두 배 증가했다. 2022년에는 44명이었던 월평균 입원 아동 수가 2023년에는 월 86명까지 증가했다.

에티오피아 난민들은 난민 지위 탓에 일을 할 수 없어 원조에 의존하기 때문에 충분한 식량을 구하는 데 특히 큰 어려움을 겪는다. 많은 난민이 이미 식량 배급량 축소를 겪었는데, 그중에서 에티오피아 감벨라 지역에 거주하는 40만 명의 남수단 사람들이 배급받는 식량은 일일 필요 열량의 최소 기준인 2100칼로리의 84%에서 60%로 줄었다.

열량 섭취량이 줄면 사람들은 영양실조와 빈혈과 같은 미량영양소 결핍증 위험에 노출되고 면역력이 낮아집니다. 에티오피아 곳곳에서 질병이 발생하는 가운데, 예방접종율이 낮은 상황에서 영양실조가 심해지면 홍역이나 콜레라 등 감염병에 더욱 취약해집니다. 식량을 얻기 위해 소유물을 팔거나 음식을 구걸하고 아동노동에 의지하는 등 취약한 지역사회 계층은 식량 부족에 이미 좋지 않은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식량원조 중단이 장기화되면 이러한 상황은 악화할 것입니다.” _삼린 후사인(Samreen Hussain)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이해관계자 모두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수요 계층에 적확하게 식량을 배급,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된 지역사회의 필요에 대응하고, 배급 지역 및 시기에 대한 의사소통을 개선하는 동시에 규칙적인 식량배급을 시급히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


2021년 6월 24일,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마리아 헤르난데스 마타스(María Hernández Matas)와 테드로스 게브레마리암 게브레미카엘(Tedros Gebremariam Gebremichael), 요하네스 할레폼 레다(Yohannes Halefom Reda)가 인도주의 활동가임이 분명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티그라이에서 고의적으로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에티오피아 당국과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사건 당일 전말에 대해서는 신뢰할만한 답을 얻지 못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할 것이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향후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에티오피아에서 더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37년째 에티오피아에서 활동하면서 관련 당국과  지역 및 국가 차원에서 협력하여 분쟁, 전염병, 자연재해 등으로 피해를 입거나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제한된 인구에 의료지원을 제공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압두라피(Abdurafi)와 암하라(Amhara) 지역에서 흑열병 및 뱀독 전담 치료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긴급대응 활동을 전개하는 등 20년째 흑열병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