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개월 전,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마거리트(Marguerite M.)와 구급차 운전기사 아슈(Ashu D.)는 환자의 이송을 도운 행위로 인해 카메룬 당국에 의해 구금되었다. 이 지역은 약 5년 전부터 분리주의 무장단체와 카메룬 군대 간 내전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곳이며, 국경없는의사회가 현지 주민을 위해 무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2021년 12월 26일, 두 직원은 총상을 입은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틴토(Tinto) 지역으로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를 타고 갔다. 구급차로 이송하는 환자는 보통 말라리아 아동 환자,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 또는 교통사고 환자 등이지만 폭력이 만연한 지역이니만큼 총상 환자를 치료할 때도 있다.
길에서 총상 환자를 찾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결국 오전 8시경 환자 위치를 파악했다. 환자에게 안정화 조치를 한 후 복잡한 수술이 필요할 상황에 대비해 상급병원이 있는 쿰바(Kumba) 지역으로 향했다. 환자는 27세 남성으로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았는데, 카메룬에서는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카메룬 당국과 협의한 대로 출발지, 도착지, 이송 환자의 부상 유형, 환자의 신분증 유무 상태, 보호자 또는 동행인 유무 상태에 대해 보고했다. 원래 이러한 보고 체계는 국경없는의사회의 표준 절차가 아니긴 하지만, 검문소에서 구급차가 붙잡혀 시간이 지체되어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을 막으려면 필수적인 절차이다. 이러한 소통 체계가 협의된 2021년 10월 이후 총 132건의 구급차 이송이 있었는데 단 한 번도 문제를 겪은 적이 없었다.
두 직원 모두 환자가 누구인지, 분리주의 무장단체에서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몰랐지만 긴급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라는 사실만 알았다. 구급차는 환자를 태운 뒤 오전 9시쯤 출발했다. 아슈는 운전석에 있었고 환자를 돌보던 마거리트는 쿰바에 있는 병원에 제출할 환자 이송 양식을 작성하고 있었다. 마거리트가 환자의 이름을 양식에 기재하고 있던 그때 은구티(Nguti) 검문소에서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를 멈춰 세웠다.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구급차는 검문소를 통과할 수 없었고, 검문소 측에서는 구급차를 맘페(Mamfe) 지역으로 되돌려 보냈다. 그 후 마거리트와 아슈는 체포되어 부에아(Buea)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이들은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구금된 상태다.
인도적 활동을 한 죄목으로 체포되다
환자는 군부 당국의 감시하에 맘페에서 치료를 받았다. 두 직원은 몇 시간 동안 취조를 당한 후 풀려났지만 다음 날 다시 와서 진술을 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 다음 날인 12월 27일 두 직원은 테러리스트 탈출 지원, 환자 이송 문서 위조, 환자 신분 위조 및 분리주의 반군과의 공조 혐의로 무장경찰에 의해 구금되었다.
남서부 지역에 있던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구금 소식을 전해 듣고 단순 오해에서 비롯된 사건이라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사전에 카메룬 당국과 협의된 행정적 절차를 전부 준수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관련 당국에 연락을 취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해명과 법률 자문, 분명한 사건 진술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풀려날 수 없었다.
인도주의 구호단체로서 국경없는의사회의 사명은 분쟁 및 폭력 상황 속에서 환자나 부상자가 분쟁의 어느 쪽에 속해 있든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 이들을 치료하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생명이 위독한 환자를 위한 긴급 지원 제공은 카메룬 법에 의해 보호되는 행위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독립성, 중립성, 공정성에 의해 운영하는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이기 때문에 카메룬 군경 등 분쟁의 양 당사자 모두 지원하고, 총상 환자 이송 및 치료가 카메룬 남서부에서 전개하는 유일한 활동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마거리트와 아슈가 구금된 지 몇 주가 지난 2022년 1월 19일과 20일에 또 다른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두 명이 분리독립(secessionism)을 주창하는 단체와 공조했단 혐의로 체포됐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카메룬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활동했으며, 두 직원 모두 중립성, 공정성, 독립성 원칙에 따라 인도적 구호활동을 전개했다고 확신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들 또한 빠르게 석방되길 촉구한다.
3월 29일, 국경없는의사회는 직원이 안전하게 풀려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카메룬 남서부에서의 모든 활동을 중단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치료한다는 신념 하에 활동하지만, 이러한 활동을 전개할 수 있으려면 안전한 의료 활동 환경이 전제되고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러한 환경이 보장되지 않아 의료적 지원을 제공하는 활동가들이 보호되지 않는 데에서 더 나아가 박해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더 이상 직원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네 명의 동료가 조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련 당국과의 논의를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