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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연료와 전력의 부족은 곧 병원 운영이 불가함을 의미합니다.

2021.11.23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의 국경없는의사회 타바레(Tabarre)병원에 도착한 교통사고 환자. 타바레 병원은 중증 외상 및 화상 치료 전문 병원이다. ©Pierre Fromentin (MSF)/MSF

중미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는 무력분쟁이 고조되며 연료와 대중교통, 식수가 부족해져 병원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의료시설 또한 이번 사태로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으며, 이에 따라 포르토프랭스 내 의료시설에 시급한 연료 조달을 촉구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자체적인 긴급 조치를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감축해왔지만, 결국 11월 초 타바레(Tabarre) 지역의 국경없는의사회 외상 및 화상 병원의 운영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고 생명이 위독한 환자만 겨우 치료하고 있다. 연료 등 필수 물자가 조달되지 않을 경우 머지 않아 타바레 병원과 국경없는의사회 투르고(Turgeau) 응급센터의 발전기용 연료가 모두 소진될 위험에 처한다. 시테솔레일(Cité Soleil)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응급센터 또한 연료 전소가 목전에 닥쳤다.

“연료난과 전력난은 곧 병원 운영이 불가함을 의미합니다. 포르토프랭스의 모든 의료시설이 현재 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연료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_장 길버트 은동(Jean-Gilbert Ndong)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극심한 연료난으로 운영을 중단한 포르토프랭스의 한 주유소. 아이티 수도에 만연한 정치경제적 위기로 치안은 불안정해지고 연료난이 발생했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지고 인력도 부족하며 시설을 가동할 전력이 부족해 의료시설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Pierre Fromentin (MSF)/MSF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타바레 병원에 태양열 발전기를 설치해 전기 사용을 줄이려 하고 있다. 연료 공급이 중단되며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출근하지 못한 경우도 발생했다. 대중교통 이용이 제한적인 가운데 핵심 의료진의 통근을 위해 계속해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의 공공·민간 의료시설은 이러한 연료난 등의 상황으로 대부분 급성 중증 환자만 받거나 운영을 중단했다. 연료 부족이 지속되면 더 많은 병원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필요할 경우 다른 의료시설로 환자를 이송하는데, 이 또한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최근,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시테솔레일 응급센터에 왔습니다. 이 응급센터는 환자를 안정화시킨 후 다른 의료시설로 전원하는 곳입니다. 환자에게 안정화 처치를 시행한 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지만 네 군데 병원이 연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절했습니다. 다섯 번째 병원에서 다행히 환자를 받아주었습니다.”_장 길버트 은동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연료난은 다른 필수 재화나 공공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료품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식수 공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아이티의 국립 수자원공사(DINEPA)는 포르토프랭스 곳곳의 식수 보급 펌프 가동에 필요한 연료가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식수난을 겪고 있는 여러 지역 중 시테솔레일 한 곳만해도 26만5000명 이상의 인구가 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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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토프랭스의 타바레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고 있는 상지 총상 환자. 타바레 병원은 중증 외상 및 화상 전문 병원이다. ©Pierre Fromentin (MSF)/MSF

“의료시설과 환자, 지역사회 모두 깨끗한 식수가 필요합니다. 의료시설 운영이 중단되기 일보직전인 현 상황에서 물 공급이 끊기면 수인성 질병이 확산하고 의료적 필요 또한 급증할 것입니다.” 장 길버트 은동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아이티의 의료적 필요는 여전히 극심하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 투르고 응급센터는 산부인과가 아닌데도 하루에 여러 번의 분만을 지원하고 있다. 다른 병원에서 의료서비스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한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포르토프랭스의 대중교통 마비로 치료를 제때 못 받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델마스 33(Delmas 33)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찾아오는 성·젠더 기반 폭력 생존자가 감소했는데, 진료소에 온 환자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어 몇 시간 동안 걸어와야 했다고 전했다.

몇 개월 전 아이티에서는 강진으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속출했는데, 여기에 정치적 불안까지 가중되어 극심한 인도적, 의료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피해 지역에 의료물자와 필수품을 전달하고 활동 규모를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