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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결핵 치료법 개선 내용을 담은 WHO 권고사항 환영

2018.08.20

주요 의약품 ‘베다퀼린’을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적정 가격에 공급할 것을 J&J에 촉구

 

2018년 8월 16일, 제네바

국제 인도주의 의료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약제내성 결핵(DR-TB)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새 권고사항을 환영한다. 여기에는 신약 베다퀼린 등 경구용 의약품 사용을 우선하고, 주사제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새롭게 제시된 18개월~20개월 치료법은 치료율 향상을 돕고 사망률을 줄이는 반면 부작용은 대폭 줄일 수 있다. 이 권고사항들이 실제로 이행되어 더 많은 약제내성 결핵 환자들이 치료를 받도록, 국경없는의사회는 오늘 베다퀼린을 제조하는 미국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Johnson and Johnson, J&J)에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이 약을 적정 가격에 공급할 것을 촉구하면서, 특히 저소득 · 중소득 국가 및 약제내성 결핵 영향이 큰 국가에서 베다퀼린 가격을 인하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전 세계 약제내성 환자 중 필요한 치료를 받는 사람은 전체의 20%에 그친다. 현재 표준 약제내성 결핵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하루에 알약 20정을 복용하는 등 최대 2년간 고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게다가 이러한 치료법은 정신병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고, 최대 8개월간 매일 맞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주사는 청력 상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기존의 표준 약제내성 결핵 치료는 약 55%의 치료율을 보인다. 지난 6년간 약제내성 결핵 치료제로 신약 2종이 승인되었으나 이 약들을 활용해 결핵 치료를 개선하는 일은 계속 지체돼 왔다.

“훨씬 간편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로 결핵 환자들의 완치 확률을 높일 시기가 훨씬 지났습니다. 각국 정부와 치료제 제공 주체들은 더 이상 지체 말고 사람들이 베다퀼린을 비롯한 최적의 치료제를 구할 수 있도록 시급히 조치에 나서야 합니다. 이를 위해 존슨앤드존슨은 베다퀼린 가격을 낮춰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약을 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_ 메르세데스 타타이(Mercedes Tatay) / 국경없는의사회 국제사무소 의료 사무관 (현재 인도 뭄바이의 국경없는의사회 약제내성 결핵 프로젝트에서 활동)

최근 J&J는 몇몇 국가에서 베다퀼린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이는 약제내성 결핵 피해가 가장 큰 국가들에서 가격 적정성을 확보하는 측면에서는 부족한 조치다. 몇몇 국가에서 6개월 치료당 미화 400달러에 약을 공급하기로 하였으나 이 역시 지나치게 높은 금액이다. 베다퀼린은 여러 의약품을 활용하는 값비싼 치료에 쓰이는 하나의 약품일 뿐이며,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베다퀼린을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J&J의 가격 인하 조치에서 제외된 국가에서는 현재 6개월 치료당 3,000달러~30,000달러까지 약값을 내야 한다.

치료 규모 확대를 촉진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약제내성 결핵 치료 비용 전액이 500달러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저소득 · 중소득 국가 및 약제내성 결핵 영향이 큰 국가에서 베다퀼린 가격을 1개월 치료당 32달러(6개월 192달러)로 인하할 것을 J&J에 요청하는 HIV · 결핵 활동가들의 요청을 지지한다.

2023년까지 광범위한 특허를 보장받은 베다퀼린의 장기적 가격 적정성과 지속적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의약품특허풀(Medicines Patent Pool)에 라이선스를 제출할 것을 J&J에 요청했다. 이로써 해당 약품에 대한 저렴한 제네릭(복제약)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결핵 치료제의 주요 공급처이기도 한) 인도와 같이 결핵의 영향이 커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결핵 치료를 확대하려는 국가에서는 베다퀼린에 ‘정부 사용권’(government use) 발행을 고려해야 한다. 이로써 특허 유효가 만료되기 전에 복제약 제조업체들 사이에 가격 인하 경쟁이 일어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약제내성 결핵의 최대 영향국 30개국 중 이 약이 미등록된 10개국에 약을 등록하도록 조속히 협력할 것을 J&J 및 J&J의 러시아 파트너 업체 팜스탠다드(Pharmstandard)에 추가 요청했다. 팜스탠다드는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9월 각국 지도자들은 뉴욕에 모여 최초의 결핵 관련 유엔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에서는 최적의 치료법 제공에 필요한 모든 결핵 치료제의 접근성 및 가격 적정성이 최우선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곳곳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던 글로벌 보건 비상사태를 억제하는 데 절실히 필요한 정치적 추진력을 그토록 기다려 왔는데 마침내 보게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는 이 전염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필요한 더 좋은 도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각국은 현재의 난국에 맞서 치명적인 진단 · 치료 격차를 메우고, 이 오래된 질병이 초래하는 무분별한 수많은 사망에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_ 엘스 토릴(Els Torreele) /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총괄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