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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인도적 위기, 주요 공여국들의 전쟁 개입으로 더 악화돼

2019.03.11
  • 의료 시설 부족 및 전쟁 당사자들의 방해로 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각종 전염병이 창궐하는 상황
  • 예멘의 인도적 위기는 공여국들이 전쟁 참여를 중단하고 전쟁 당사자들에게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하는 잔혹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때 해결할 수 있어

2018년 12월 예멘 아덴 시내의 모습. 2015년 발생한 무력 분쟁으로 건물이 파괴된 채 남아있다. 2015년 3월 25일 안사르 알라 군이 아덴 공항을 장악한 이후 그 해 8월까지 안사르 알라 군과 사우디-에미레이트 동맹의 지원을 받는 전 대통령 알리 압달라 살레 측의 격렬한 무력 분쟁이 이어졌다. 이 시기 아덴에는 운영하는 병원이 거의 없는 상태였으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덴  병원에서 주로 부상자들을 치료해 오고 있다. ⓒAgnes Varraine-Leca/MSF

지난 2월 26일 각 정부 담당자들은 예멘의 인도적 위기 해결을 위한 기금 서약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모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금 서약에 참여하는 공여국들 중 다수는 현재 예멘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개입하고 있는 국가들이며 이 전쟁으로 인해 예멘에서는 대규모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전쟁 때문에 인도적 지원 제공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예멘에서는 전쟁 당사자들이 국가 보건 체계 등 국내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파괴하고 있고 국제사회 지원국들은 이를 보고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아 국민들은 생계에 필요한 기초적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예멘 압스 (Abs)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의 콜레라 치료소는 2018년 6월 사우디-에미레이트 동맹군 (SELC: 이하 연합군)의 공습을 받았으며 이번 사건은 2015년 3월 이래 예멘에서 공습을 받은 국경없는의사회 진료 시설로는 5번째 일이다. 이번 폭격 사건 조사를 맡은 진상 파악팀은 보고서를 통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이번 폭격의 피해자가 아니라 부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쳤다.

전쟁 당사자들은 인도적 필요 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인도적 지원 제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수입, 비자, 이동 허가 관련 규제 등을 만들었다. 반면, 지속적인 무력 분쟁과 검문소 설치로 인해 국가가 분열되어 도움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지역사회 대다수에 지원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018년 12월 예멘 아덴 시내의 모습 ⓒAgnes Varraine-Leca/MSF

또한, 이러한 장벽들로 인해 구호 단체들은 예멘 내 일부 지역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없어 각 지역사회가 필요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원조 활동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여러 공여국, 유엔 산하 기구 및 관련 이행 기관들은 인도적 의료 활동을 강화하고 예멘 전 지역에 걸쳐 활동 인력 배치를 크게 늘려서 더 많은 이들을 지원하고, 가장 시급한 니즈를 해결해야 한다.

1차 의료 지원이 극심하게 부족해 홍역, 디프테리아, 콜레라 등 예방 가능한 질병들이 다시 창궐하고 있다.

민간인 보호 및 전쟁 부상자들을 위한 충분한 의료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심각한 상황이다. 거주 지역과 도시 일부는 총알과 포탄의 파편들이 나뒹구는 전쟁터로 변하고 공습과 지뢰 폭발로 인해 수많은 아동, 여성 및 노인들이 부상을 입는 상황이 국경없는의사회 구호활동가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치료를 받기 위해 국경선을 가로지르는 극도로 위험한 도로를 따라 몇 시간을 이동해서 국경없는의사회 치료소까지 오게 되며, 치료소까지 오지 못한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멘의 인도적 위기 해결을 위한 기금 마련에 참여하는 공여국들은 지원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원조 제공을 가로막는 장벽을 해소하고 이 원조 제공을 통해 실제 도움이 필요한 부분들에 대응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결국, 예멘의 인도적 위기는 공여국들이 이 곳에서의 전쟁 참여를 중단하고 전쟁 당사자들에게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하는 잔혹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때만이 해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