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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제약회사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며, 각국 정부는 제약회사에 모든 관련 계약 공개를 요구해야 합니다”

2020.11.17

국경없는의사회 생물공학자 기르(Giir)가 남수단 주바(Juba)의 국립 공중보건 연구소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의 샘플을 살펴보고 있다. ⓒ TETIANA GAVIUK/MSF 

최근 제약회사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의 대규모 3단계 임상시험 예비 분석 자료에 따라 백신의 예방률이 94.5%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희망적인 진전이기는 하나, 모더나가 배포한 보도자료만으로는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백신의 효과와 사용성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임상시험 데이터와 분석결과가 필요하다. 

백신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약회사들은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될 경우 다른 제조자가 동일한 제품을 만드는 것을 금지하거나 여타 방법으로 공급 증대에 추가적인 장벽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모더나는 특허권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뿐 아니라 필요한 기술, 데이터, 노하우 등 모든 지적 재산을 공유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다른 제조자가 백신의 생산 규모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의료 도구를 기다리며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의 긍정적인 결과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만약 백신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전 세계에 원가로 분배되지 않는다면 최종 승인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대중이 백신의 적정 가격을 평가할 수 있으려면 정보의 투명성이 필요합니다. 모더나는 백신 개발과 관련된 모든 비용 뿐 아니라 가격에 대한 상세한 명세를 공표할 것을 약속해야 합니다. 모더나가 세부 내용을 공개하면, 대중은 백신에 대해 청구되는 가격이 실제로 공정하고 적절한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더나의 백신 연구 개발 및 제조 비용은 미국 정부가 제공한 25억 달러에 달하는 공공 자금으로 채워졌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 이러한 전례 없는 시기에 모더나에 책임을 묻기가 어렵습니다. 모더나는 백신을 원가에 판매해야 하며, 공공 자금으로 개발된 백신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백신 공급은 부족한 실정이지만, 모더나 백신의 예상되는 초기 투여량 중80% 가까이가 미국 등 고소득 국가와의 양자간 계약에 이미 묶여 있고 그 계약 내용이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이나 인도적 위기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양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미래의 코로나19 백신이 부유한 소수를 위한 사치품으로 남는다면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도, 생명을 구할 수도 없습니다. 모더나를 비롯한 모든 제약회사는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될 경우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공중보건 기준에 따라 초기 백신 공급량을 전 세계에 공정하게 분배해야 합니다." _다나 길(Dana Gill) / 국경없는의사회 필수 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액세스 캠페인) 미국 정책 자문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 각국 정부가 제약회사에 모든 코로나19 백신 사용권 계약과 임상시험 비용 및 데이터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을 개발하는 데 수십억 달러의 세금이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공개된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계약 내용에는 우려되는 항목이 보이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옥스퍼드 대학과의 협정을 통해 ‘팬데믹 기간 동안’ 어떤 코로나19 백신으로도 수익을 남기지 않고 원가로 판매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브라질 공공연구기관인 오스바우두 크루스 재단(Fiocruz)과의 최근 협정을 보면 아스트라제네카가 빠르면 2021년 7월, 팬데믹 종식을 선언할 수 있는 권한을 스스로 부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2021년 7월 이후 아스트라제네카가 각국 정부나 기타 구매자에게 백신에 대해 높은 가격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백신 개발은 전액 공적 자금으로 지원됐다. 

제약회사들은 라이선스 계약에서부터 기술 이전, 연구개발 비용, 임상 시험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투명성을 보여준 전력이 거의 없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영리적 판매에 대한 약속과 관련해 공개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 또한 제약회사가 공중 보건을 우선시할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협약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는 한, 제약회사는 계속해서 누가, 언제, 어떤 가격에 백신을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결정권을 유지할 것입니다. 각국 정부가 제약회사에 더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단호한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경우, 코로나19 백신 공정한 접근성은 위험에 처할 것입니다. 대중은 협약의 세부 내용을 알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_ 케이트 엘더(Kate Elder) / 국경없는의사회 액세스 캠페인 백신 정책 자문 

전례 없는 수준의 공적 자금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여러 제약회사의 라이선스 계약은 비밀에 가려져 있다. 현재까지 6개의 강력한 백신 후보의 연구 및 개발, 임상 시험, 제조 비용으로 120억 달러 이상이 사용됐다.  

인도의 판딧 마단 모한 말비야 샤타브디(Pandit Madan Mohan Malviya Shatabdi) 병원 내 코로나19치료소에서 의사 샤라냐 라마크리슈나(Sharanya Ramakrishna)가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검체를 수집하고 있다. ⓒ ABHINAV CHATTERJEE/MSF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자가 임상시험의 비용과 데이터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 정보 없이는 대중, 치료 제공자와 각국 정부가 적정 가격을 요구하거나 안전 및 효율성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를 면밀히 검토할 수 없다. 연구 개발 및 제조 비용의 상당 부분이 공공 기부금으로 채워졌기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의 경우 전체 비용) 대중은 해당 비용의 투명한 세부 내역과 데이터를 볼 자격이 있다. 

“각국 정상이 반복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이 ‘글로벌 공공재’가 될 것이라 확언했고 업계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제약회사들이 공중보건을 우선시하리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듯 전례 없는 시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신 개발에 수십억 달러의 세금 및 공적 자금이 투입되었고 수십억 명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정보가 부족하며, 계속해서 미래 코로나19 백신의 가격이나 공급량 등 중요한 정보를 찾아 ‘공정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힘겹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_ 로즈 스코스(Roz Scourse) / 국경없는의사회 액세스 캠페인 백신 정책 자문 

각국 정부는 수십억 명의 건강이 위태로운 이 중대한 시점에 과감한 입장을 취해야 하며, 백신 개발을 위해 제공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공적 자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제약회사들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모든 라이선스 및 협약, 임상 시험 비용과 데이터를 즉시 공개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6개의 백신 후보와 각 백신 개발을 위해 제공된 공공 자금은 다음과 같다: 아스트라제네카/옥스포드 대학 (17억 달러), 존슨앤존슨/바이올로지컬E (15억 달러), 화이자/바이오앤테크 (25억 달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사노피파스퇴르 (21억 달러), 노바백스/인도세럼연구소 (20억 달러), 모더나/론자 (24.8억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