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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2012 국제 에이즈 컨퍼런스에서 HIV 치료 정책 연구 보고서 발표

2012.07.31
  • 국경없는의사회가 유엔에이즈계획(UNAIDS)과 공동 연구로 23개국의 HIV 치료 정책 진행 상황을 최초로 다룬 보고서 발표
  •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ART) 보급률 및 모자감염예방 등에서 국가별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고 여전히 많은 인구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황 보고
  • ‘실질적인 치료’의 시작 위해 관련 정책 개정을 통해 간호사들도 HIV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하여, 이를 통한 공동체가 HIV 확산 방지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

국제 의료 인도주의 비영리 독립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 (Médecins Sans Frontières: MSF)가 2012 국제 에이즈 컨퍼런스에서 23개국의 HIV 치료 정책 진행 상황을 최초로 다룬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22일부터 27일(현지시각)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서HIV 치료 확대에 필요한 치료 전략과 수단, 정책 진행 상황을 다룬 ‘스피드업 스케일업(SPEED UP SCALE-UP)’과 4개 국에서의 HIV 치료에 관한 공동체 모델을 설명하는 ‘클로저 투 홈(CLOSER TO HOME)’ 등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ART) 보급률 및 모자감염예방(PMTCT)에서부터 ▲ 공동체 내 치료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간호사들이 의사를 대신하여 HIV와 결핵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지 여부 ▲ 얼마나 많은 보건/의료 기관들이 ART를 제공하는지 등이 포함된 25개의 지표를 각국에서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 정부들은 더 많은 국민들에게 보다 우수한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ART)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 끝에 발전을 이루어냈으나, 일부 국가들이 혁신적인 공동체 기반 전략 시행에서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경없는의사회 의약품 접근성 강화캠페인 (Access Campaign)의 에이즈(HIV) 정책 고문 샤론안 린치 (Sharonann Lynch)는 “우리는 각국 정부가 개선된 HIV 치료제와 정확한 치료법을 공급하고 더 많은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HIV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모든 나라의 마을과 병원에서 ‘실질적인 치료’를 시작할 수 있으려면 관련 정책의 개정을 통해 간호사들도 HIV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다른 보건 관계자들 역시 환자의 치료 및 경과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 했다.

이번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 23개국 중 11개국의 ART 보급률이 60%이상이지만, 6개국은 여전히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 중 1/3만 도움을 받고 있다.
  • 6개국의 모자수직감염 예방율은 80% 이상이지만, 다른 8개국의 경우 50% 미만이며 그 중 5개국은 30%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 정보 수집 가능한 20개국 중 8개국 만이 자국 내 의료시설 중 최소 30%에 ART를 공급하고 있다. 레소토, 말라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국가의 경우 60% 이상의 의료시설에서 ART 치료를 하고 있으며 치료율은 50%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 연구 대상이었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18 개국 중 11개국에서만 간호사들이 ART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와질란드, 우간다, 잠비아, 짐바브웨는 최근 2년 사이 정책을 변경하여 간호사의 진료를 허용했다. 모잠비크는 이번 연구에서 HIV 유병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간호조무사들의 ART 치료를 불허하고 있다.
  • 조사 대상국 모두 에이즈 면역 수치인 CD4가 350일 때에 WHO가 권고하는 효과가 더 좋은 항바이러스치료제(ARVs)를 도입하고 ART 치료를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국가의 경우 자금 부족으로 시행에 옮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조사한 23개국 중 4개국 만이 바이러스 수치 모니터링(viral load monitoring) 접근성을 갖추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사람을 치료의 중심에 두는 의료 모델을 시행하고 있으며, 모잠비크의 테테가 모범 시행 지역이다. 이 곳 주민들은 6인 1조로 모여 순번을 돌아가며 자신이 속한 조를 위해 재조제한 약을 모으고 있다. 칼리쳐의 치료법유지 모임(adherence clubs)은 안정적인 상태의 환자들 20명이 한 그룹이 되어 치료법 유지 상담가로부터 치료를 받는데 전체 그룹의 검진이 2시간 안에 끝난다. 콩고 공화국에서는 HIV 보균자가 HIV 치료약 배분을 공동체 내에서 직접 관리한다. 이들 모델은 국경없는의사회와 UNAIDS가 새로 발간한 보고서인 ‘클로저 투 홈’에서 소개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모잠비크 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탐 데크루 박사(Dr. Tom Decroo)는 “이번 컨퍼런스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이 전염병의 확산을 막고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여부이다”라고 했다. 또한 “본 컨퍼런스에서 효율성에 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환자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공동체 수준에서 치료를 하도록 한 것은 환자와 의료시설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HIV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장소를 확대함으로서 환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의료시설의 부담도 줄여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리는 선진국의 만성질환 관리와 유사한 환자 치료 모델로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감염이 급증하기 전에 더 좋은 의약품과 관련 도구를 갖추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각국의 재정 상황에 따라 시행 과정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조사 대상국 모두 정책 수정을 통해 국민들에게 개선된 HIV 치료제인 ARV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일상화된 치료 관찰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바이러스 수치 테스트(viral load testing)에 대한 접근성을 갖춘 국가는 조사 대상국 중 4개국에 불과한 실정이다.

케냐 나이로비 외곽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시설에서 근무하는 찰스 사코(Charles Sako)씨는 “나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HIV 보균자 800만 명에 속하지만, 우리와 같은 비율의 사람들이 생명 유지를 위해 필요한 약을 얻지 못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최선의 전략과 수단,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빠른 시일 내에 치료 받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고통의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기부자들에게도 이러한 상황을 알리고 있으며, HIV 치료를 위한 전세계적인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라고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23개국 22만 명의 환자들에게 HIV 치료제를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