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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 약제내성 결핵 아동환자를 진료하는 간호사의 하루

2012.10.24

뉴질랜드 출신 간호사 신디 깁(Cindy Gibb)은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에서 약제내성 결핵을 앓고 있는 아동을 위한 국경없는의사회의 획기적인 치료 프로그램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Dushanbe)는 오전 8시이지만 벌써 여름 햇볕에 날씨가 덥다. 나는 다른 이들이 사무실에 오기 전에 하루 일과를 먼저 시작하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은 객담유도방법에 대해 일할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아동 대부분, 특히 영유아들은 테스트하기 충분한 양의 객담을 뱉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세균검사로 결핵을 진단하기 어렵다. 소아결핵은 소외질병이며 아동 환자 치료법에 대한 충분한 연구 개발은 물론이고 명백한 권고사항도 없다. 기존에 전무했던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프로젝트는 국경없는의사회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상당한 중요성을 띤다.

타지키스탄에서 아동 결핵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간호사 신디깁(Cindy Gibb)

소아 결핵병원 진료와 아동환자 가정방문

나는 주로 사무실, 두샨베에 위치한 소아 결핵 병원, 두샨베 동쪽으로 17km떨어진 마치톤(Machiton)에 위치한 결핵 병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얼마 전 마치톤에 약제내성 결핵 아동 환자 치료 전문 병동을 설립했다. 나는 가정방문도 하고 있는데, 현재 외래환자로 치료받는 이들은 10명으로 방문 거리는 다양하다. 구시가지 내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13세 마르한보(Marhanbo)의 집까지는 차로 20분, 남부 카틀론(Khatlon) 주에 있는 샤투즈(Shaatuz)와 하마도니(Hamadoni)의 경우는 차로 4시간을 가야 한다. 타지키스탄에서 약제내성 결핵 유병률이 가장 높은 지역에 사는 두 가정을 방문해야 하지만 의료보건 공급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오전 9시 반, 국경없는의사회 의사들과 소아 결핵 병원에 와 있다. 보통 이 병원에 입원하는 아동들은 멀리 남쪽으로는 카틀론 지방에서, 북쪽으로는 소그드(Sogd) 지방 출신이며 일부는 6개월에서 8개월 간 치료를 받는다. 약물감수성 결핵 아동 환자 약 30명, 약제내성 결핵 아동 환자 5명이 있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일은 환자 진료를 비롯해, 병원 직원들이 결핵 치료제 부작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감독하는 것이다.

퇴원 후 치료 환경 마련

최근, 우리 프로그램 환자 3명이 동시에 퇴원하면서 우리는 바빠졌다. 퇴원한 환자들은 나머지 치료를 자택에서 받을 것이다. 어제는 다제내성 결핵을 앓고 있는 나디라(Nadira)가 결핵에 걸린 두 아들과 사는 집을 방문했다. 탄탄한 가족 유대와 전통적으로 대가족을 이루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가까운 가족 접촉을 식별하는 것이 우리 프로젝트의 중요한 부분이다. 나디라는 가족과 함께 두샨베 북부에 위치한 외딴 마을에 살고 있다. 거리로는 고작 40km떨어진 곳이지만 열악한 도로 상태 때문에 편도로만 2시간을 차로 이동해야 한다.  마지막 20분은 항상 가파른 오르막길을 힘들게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이 길은 당나귀에게 적합해서 당나귀가 사람을 앞지른다. 하지만 숨이 막힐 듯이 아름다운 여름 계곡에 둘러 쌓여있기 때문에 경치는 아주 멋지다. 이 곳은 가을에서 봄이 올 때까지 도로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며 겨울이면 눈이 쌓여서 마을 사람들은 고속도로로부터 고립될 것이다.

결핵 병원에서 아동환자가 퇴원하면 안정적인 사후 관리를 위해서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한다. 약이 준비되어있는지, 지역 진료소 간호사가 훈련을 받았고 이 환자에 대한 의욕이 있는지, 가족들이 인근 의료시설까지 가야 할 경우 교통시설이 마련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보통 현지 간호사가 환자의 1일 복용량을 감독하고 주사를 놓지만 나디라 가족의 경우, 이들의 먼 친척이자 국경없는의사회 훈련을 받은 자원봉사자가 그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자원봉사자는 정규 의료 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그 마을 사람 모두가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환자 가족과 가정방문을 하는 의료인들에게 수송차량이나 휴대전화와 같은 ‘보조 수단’을 제공한다. 환자들도 매주 통조림고기, 생선, 우유, 야채와 같은 기본 식품이 포함된 식량 꾸러미를 받는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외딴 마을에 사는 결핵환자를 가정방문 해 진료하기도 한다.업무시간 이후의 일상

사무실에서의 점심시간은 팀 전체가 모여서 업무 뿐만이 아니라 일상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이다. 나는 정기적으로 타지크어 수업도 받는다. 이곳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기본적인 수준이라도 타지크 어를 할 줄 알면 업무와 개인적인 관계에 있어서 사람들의 마음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의사, 통역사, 운전기사와 함께 울퉁불퉁하긴 하지만 그림 같은 산길을 따라 3시간을 차로 달려서 어두워지면 샤투즈에서 하룻밤을 보낼 것이다. 다음 날에는 환자와 가족들을 진료하고 현지 진료소와 의료진을 확인할 예정이다.

차 안에서 나는 마침내 결핵아동의 객담유도 정책에 대한 시간을 낼 수 있었다. 나머지 여정에서 우리는 타지크어를 연습했다. 맡은 일로 여러 지역으로 이동하는 일이 많지만 타지키스탄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을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젝트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환자들이 외래환자 치료를 받고 있다. 프로젝트에서 나와 함께 일할 현지 간호사를 찾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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