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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검사 후 치료(T&T)’ 통해 새로운 가능성 발견 재확인

2012.12.18
  • 스와질란드에서의 HIV 프로젝트 진행 현황 발표, 에이즈 치료로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바이러스 전염을 방지할 수 있는 가능성 재확인
  • 모자 감염 예방과 바이러스 수치 모니터링 병행 통해 HIV/에이즈에 대한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제공하여 보다 효과적인 치료 가능

국제 의료 인도주의 비영리 독립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 MSF, 대표: 엠마누엘 고에 한국 사무총장)는 제 25회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을 맞아, 스와질란드에서의 HIV 프로젝트 진행 현황을 발표하고, 에이즈 치료로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바이러스 전염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의 발견을 재확인했다.

HIV 보균자 면역체계 약화 전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치료 제공의 중요성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전세계 23개국에서 22만 2천 명 이상의 HIV/에이즈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새롭게 개발된 치료법 중 일부를 여러 프로젝트에 도입해 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CD4  백혈구 수치가 1mm3당 350 으로 떨어지면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치료 시작을 권하고 있지만, 산모 및 ‘혈청 불일치(sero-discordant)’ 커플 들 중 HIV 양성 환자들에 대해서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치료를 보다 조기에 제공할 것을 국가들에 권고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스와질란드에서 ‘예방법으로써의 치료(Treatment as Prevention, TasP)’ 중 가장 급진적인 방법인 ‘검사 후 치료(Test and Treat, T&T)’ 모델의 타당성과 수용성을 조사 중이다. 일반적으로 HIV 양성 판정을 받을 환자들의 백혈구 수치를 기준으로 치료 시작 시기를 결정 하는 데 반해, 이 모델은 CD4 수치와 상관 없이 모든 HIV 양성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 이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될 수 있다는 것이며, 치료 자체만으로도 바이러스 전염을 억제할 수 있으므로, 추가 감염 예방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HIV 모자 감염 예방: 옵션 B+ 프로젝트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산모 HIV 유병률이 40%에 이르는 스와질랜드에서 ‘예방법으로써의 치료’의 한 방안으로 HIV 모자 감염 예방(혹은 모자 간 수직 감염 예방, Prevention of Mother to Child Transmission, PMTCT)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옵션 B+(Option B+)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최근 스와질란드 남쪽의 인구 20만 8천 명의 시셀웨니(Shiselweni) 지역에서 시작되었으며, 산모들을 위한 ‘검사 후 치료’를 제공하여 CD4 수치에 관계 없이 모든 HIV 양성 판정을 받은 산모들이 평생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모자 감염 예방 B+ 프로젝트를 12월 내로 시작하고, 매해 3천 명의 산모들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3년경에는 다른 취약 집단으로 대상을 확대해, 동 지역 내 모든 HIV 양성 판정을 받은 성인 환자들에게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옵션 B+ 프로젝트는 산모와 아이, 차후 다시 임신했을 때의 모자 감염, 그리고 산모의 파트너가 HIV 음성일 경우까지 보호해줄 수 있다.

바이러스 수치 모니터링의 병행

국경없는의사회는 스와질란드에서 환자 후속 치료 개선을 위해 바이러스 수치 모니터링의 적용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CD4 수치 측정 을 통해 환자의 면역체계 상태 점검 및 치료 시작 시기를 결정하고, 바이러스 수치 측정을 통해 바이러스 증식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치료법이 적절한지 판단한다. 이를 통해 초기에 치료 실패나 치료법 유지의 문제점을 발견하면 환자가 약제에 내성이 생기거나 건강이 악화되는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HIV 보균 산모에게서 태어난 신생아의 감염 여부를 바로 확인할 때에도 바이러스 수치 모니터링이 도움을 준다. ‘조기 유아 진단’이라 불리는 이 방법을 통해 잠재적 문제를 예상하고, 해당 신생아에 대한 맞춤식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의 신속 진단 검사법으로는 혈액 속 HIV 항체의 출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모유 수유를 끊고 6개월이 지나야 아이들의 HIV 양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 검사법으로는 출생 시 정확한 검사를 할 수 없어 조기 치료 역시 불가능하고 HIV 보균 아동의 사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와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바이러스 수치 모니터링의 사용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국경없는의사회는 스와질란드 내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병원과 보건센터에 실험실을 설치해 환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바이러스 수치 모니터링을 받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HIV 검사, CD4 수치 검사, 임신 검사, 생화학 검사를 위한 모든 의료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바이러스 수치 측정 역시 더해져 HIV/에이즈 퇴치에 더욱 만전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1년 HIV/AIDS 환자 228,700명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205,000명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치료를 제공했다. 스와질란드에서는 2007년부터 에이즈 치료 프로그램 및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현재 246명의 현장 활동 인력이 배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