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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남수단: 지원이 단절된 12만 명의 실향민

2013.06.19

우기와 말라리아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수천 명이 죽음의 위험에 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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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종글레이(Jonglei) 주 피보 카운티(Pibor County)에 위치한 마을 내외에서 발생한 교전을 피해 피신한 12만 명의 실향민은 현재, 안전한 식수 혹은 식량, 의료 지원을 제공받지 못한 채 말라리아가 기승을 부리는 늪지대에 숨어 살아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남수단 정부에 국내 실향민 수천 명의 생존을 위해 이 지역에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 제공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단인민해방군(SPLA)과 데이비드 야우야우(David YauYau)가 이끄는 무장 민병 세력 간의 교전이 지난 달 격렬해지면서 많은 실향민들이 생존을 위해 덤불로 피신했다. 교전으로 인해  카운티 전역의 의료 시설은 파괴되었고, 국경없는의사회 피보 병원은 의도적으로 약탈되었으며, 수단인민해방군으로 인해 실향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이 제한되었다.
피보 카운티 외곽 레퀑골레의 교전을 피해 피난한 마을 주민들 (2012년)  ©Robin Meldrum/ MSF
국경없는의사회 운영 이사인 바트 얀센 박사(Dr Bart Janssens)는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우기는 이미 시작되었고, 사람들이 숨어 있는 지역은 곧 침수될 것입니다. 이 곳은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는 덤불에 숨어 있는 사람들과 접촉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우리는 이 곳, 종글레이에서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의료 지원 없이는 폐렴과 다른 호흡기 질병, 말라리아, 설사병으로 사망률이 빠르게 증가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6월부터 다음 추수 시기까지 여러 마을에서 식량이 부족해질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들 실향민들은 거의 대부분 반군으로 오해 받거나 집중 공격에 휘말릴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마을 밖으로 도망쳤다. 피보 카운티 출신의 무를레 족은 모든 지원으로부터 단절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민간인과 전투원 구별이 어려워 폭력, 이주, 두려움 속에 살아가는 무를레(Murle)족 주민들에게 질병과 죽음의 위험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주위가 물에 잠긴 피보 마을 (2012년 10월) ©Robin Meldrum/ MSF
피보 카운티의 유일한 병원 두 곳인 보마(Boma)와 피보의 병원은 약탈되고 파손되었으며, 해당 주민들이 이용 가능한 보건 서비스는 이제 구무룩(Gumuruk)에 위치한 매우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경없는의사회의 보건소 이외에는 전무하다. 1월부터 3월까지 피보 병원에서는 3천 명의 사람들이 치료를 받았고, 수단인민해방군인을 포함하여 전쟁과 관련된 부상을 입은 1백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외과 수술이 제공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덤불에 숨어 있는 이들에게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외부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당국의 허가를 여러 차례 요청하였으나 거절되었다. 최근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단인민해방군으로부터 의료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반군 장악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을 것이며, 실향민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덤불로 이동하는 것 또한 허용되지 않을 것임을 통보 받았다.
 
얀센 박사는 “국경없는의사회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부족에 상관없이 의료 활동을 재개하고 확대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남수단 당국은 아무런 제약 없이 실향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이 제공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할 것입니다. 분쟁의 모든 당사자는 의료 시설, 의료진, 환자를 존중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홍수로 인해 곧 1m 이상의 물에 잠기게 될 지역에 피신해 있는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