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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필리핀 : 모든 면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2013.11.15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에스더 스터크(Esther Sterk)는 태풍 하이옌 피해 대응 활동에 합류하기 위해 이번 주 초 필리핀에 도착했다. 그녀는 태풍 피해를 크게 입은 세부 서쪽 섬들과 외딴 지역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긴급구호팀과 함께 하고 있다. 그녀에게 국경없는의사회의 초기 활동, 태풍 피해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재까지 지원 노력의 대부분은 타클로반 시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피해 역시 막대합니다. 어제 우리는 파나이(Panay) 섬, 네그로스(Negros) 섬, 반타얀(Bantayan) 섬 일부 지역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파나이 섬 동쪽 지역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마을 전체 주택의 80퍼센트가 부분적으로 파손되거나 완전히 파괴된 마을들도 있었습니다. 지붕과 담장이 산산조각 나거나, 집 전체가 완전히 무너져 내린 곳도 많았습니다. 내일부터는 주변 섬들과 해안지역들을 따라 고립되어 있는 마을들의 상황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예정입니다. 현재로서는 이들 지역의 의료 시설이 접근 가능한지, 제대로 기능은 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의료시설이 파괴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시 99%가 파괴된 기우안 지역


▲도시 99%가 파괴된 기우안 지역

모든 면에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사람들은 우리에게 마실 물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바닷물이 넘치면서 저수지 물의 염도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농촌 지역의 경우 농작물이 파손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생계수단을 잃었습니다. 작은 섬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대개 배를 타고 섬들을 오갔지만, 이번 태풍으로 대부분의 배가 파괴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환자가 있더라도 본섬에 갈 방법이 없습니다. 규모가 큰 섬들에서는 쓰러진 나무로 막힌 도로를 치우는데 마을 전체가 동원되고 있기도 합니다.

제2의 대규모 환자 발생 대비

파나이 섬 북부 록사스(Roxas) 시에서 우리가 방문한 한 병원은 태풍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여전히 운영이 가능했습니다. 현지 의료진은 무너지는 잔해들로 인해 골절 등을 입은 부상자들이 처음 대거 밀려들었을 때 최선을 다해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이후로 비가 계속 많이 내렸고 생존자들은 마땅한 피난처도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 또 다시 대규모 환자 발생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미 호흡기 감염성 질환 및 설사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들 의료시설에 의료진, 약품, 의약장비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외딴 마을이나 소규모 섬들에서 이동 진료소를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속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홍수는 곧 엄청난 모기떼를 의미하기 때문에 말라리아와 뎅기열 환자의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필리핀의 풍토병인 기생충 질환 ‘렙토스피라병’ 역시 위협 요인입니다.

지원이 시급한 오지 지역

우리는 가장 외진 지역들에 신속하게 지원을 제공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내일쯤이면 필리핀 보건부 직원들과 협력하며 활동하게 될 것입니다. 헬리콥터와 배를 이용해 두 개 팀이 파나이 섬 동쪽 해안 지역을 재 방문할 예정이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서 이동 진료소를 세울 만한 지역을 파악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