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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 “이 곳의 상황은 아이티와 인도네시아 쓰나미 현장만큼 끔찍합니다”

2013.11.18

외과전문의 조한 본 쉬리브(Johan von Schreeb) 박사는 사마르 섬 동쪽 기우안 지역에 14일에 도착했다. 태풍 하이옌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이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팀은 의료시설을 구축하고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동진료소 서비스 제공, 외딴 섬들과 해안지역에 대한 접근성 확대, 그리고 기우안 마을 자체의 외래환자 치료 서비스를 통합한 ‘포괄적 의료지원’을 구축하고 있다. 기우안의 건물들은 거의 모두 파괴되었고 현지 병원은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최대한 신속하게 식수와 위생 서비스 제공을 시작할 예정이며 피난처 지원에도 나설 것이다.

태풍 피해의 잔해 (타클로반 지역) ©Yann Libessart/MSF

“전 지역의 95퍼센트가 파괴되었습니다. 이곳의 상황은 제가 전에 활동했던 아이티 지진 피해 현장, 그리고 아체 쓰나미 현장과 매우 비슷합니다. 물론 이 지역에 쓰나미의 여파는 없었지만, 강풍으로 모든 것이 날아가버렸습니다"라고 본 쉬리브 박사가 말한다.

현지 병원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본 쉬리브 박사를 비롯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인근 보건소에서 현지 의료진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이곳 역시 수술 장비가 없어 경미한 수술만 진행할 수 있다.

대부분의 치료는 지난 8일, 금요일 태풍 하이옌이 이 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이후 방치되어 감염된 기존 외상에 대한 것이다. 어제 하루 동안 25건의 소규모 수술이 이루어졌다. 폐렴과 설사병 환자들의 줄도 늘어나고 있다.

약 4만5천 명의 지역 주민 대다수가 태풍 직전 마을을 떠나는 것을 선택했다. 이제 대피했던 이재민들이 마을로 돌아오고 있으며 귀향 행렬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운송상의 어려움을 감안해 이재민 귀향에 대비하고 있다. 향후 몇 주 동안 의료적 니즈가 어떻게 변동될지를 예측함으로써 만발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 팀의 최우선 과제는 임시 병원을 세우는 것이다. 본 쉬리브 박사는 “우리가 진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경험을 가지고 있죠”라고 말한다.

또 다른 우려사항은 파상풍이다. 본 쉬리브 박사는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우리는 파상풍 면역 글로불린 항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환자들에게 즉각적인 파상풍 보호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일반 백신을 보관하기 위한 콜드 체인도 아직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가 전력도 없습니다. 그리고 설사 이런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하더라도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몇 주가 걸리는데, 그걸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라고 설명한다.

현지 심리치료 간호사가 이끄는 심리치료 과정도 15일부로 시작되었다. 이처럼 필리핀 의료진의 힘을 빌리는 것이야말로 이 활동의 강점이라고 본 쉬리브 박사는 설명하면서 “필리핀 지역 사회는 정말 쉴 새 없이 훌륭하게 대응해왔습니다. 그들은 정말로 강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업무 부담이 너무 과중 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