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메 카르와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바이러스를 이기고 완쾌하여 지금은 몬로비아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엘와 3 치료센터에서 심리치료 상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살로메가 들려주는 생생한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에 나타난 것은 심한 두통과 고열이었어요. 시간이 좀 지나면서 구토와 설사도 하게 되었죠. 부모님, 언니, 조카, 결혼을 앞둔 제 남자친구까지 모두 아팠어요. 전부 무기력한 상태였어요.
가족 중에 제일 먼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삼촌이었어요. 어떤 여성 분을 병원에 데려다 주다가 바이러스에 접촉하게 된 거죠. 너무 아팠던 삼촌이 저의 아버지께 도움을 요청했는데, 삼촌을 병원에 데려다 주셨던 아버지도 며칠 뒤에 증상이 나타났어요. 그리고 아버지를 간병하다가 결국 가족들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어요.
8월 21일, 우리 가족은 몬로비아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에볼라 치료센터로 향했어요. 센터에 도착하자 저와 어머니는 같은 텐트에 배정되었어요. 아버지, 언니, 조카, 제 약혼자는 각각 다른 텐트로 갔어요. 그때 언니는 임신 중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뱃속의 아이는 잃고 말았어요.
우리 모두 혈액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렸어요. 검사 결과, 저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양성으로 나왔어요. ‘아, 이제 다 끝났구나…’ 하는 섬뜩한 생각이 들었어요. 에볼라에 걸리면 무조건 죽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정말 무서웠어요. 검사 결과, 우리 가족 모두 양성 반응이었어요.
격리 병동에서 지내는 며칠 동안 제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어요. 어머니도 죽을 힘을 다해 바이러스에 맞서 싸웠지만,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어요. 그 시점에서 간호사들은 저를 다른 텐트로 옮기기로 결정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의식이 온전치 않을 정도로 상태가 나빴으니까요. 아무것도 못했어요. 간호사들이 씻겨주고 옷도 갈아 입혀 주고 밥도 먹여 줘야만 했어요. 쉴새 없이 먹은 것을 토해냈기 때문에 몸에는 아무 힘도 없었어요.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참을 수 없을 만큼 힘겨운 고통이었죠. 에볼라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외계에나 있을 법한 질병이라고 할까요?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고통을 몰고 오거든요. 뼛속까지 그 고통을 다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제 평생 그런 고통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어요.
제가 목숨 걸고 바이러스와 싸우는 사이 부모님은 결국 돌아가셨어요. 저는 두 분이 돌아가신 것도 몰랐어요. 그 후로 1주일이 지나서부터 저는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고, 그제야 간호사들이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말해 줬어요. 너무나도 슬펐지만, 일어난 일은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어요. 두 분을 다 잃었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하지만 신께서는 제 목숨은 살려주셨어요. 언니, 조카, 제 약혼자도 다행히 목숨을 건졌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무척 슬프지만, 제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은 기쁜 일이에요. 신께서는 온 가족이 목숨을 잃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으셨어요. 분명 목적이 있었기에 우리를 살려주셨다고 생각해요.
치료센터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 팀에 정말 감사해요. 그 분들은 진심으로 환자들을 아껴주는 좋은 분들이랍니다. 그 분들의 정성 어린 보살핌과 약, 그리고 환자 자신의 용기가 있다면 분명 생존할 수 있어요.
에볼라 바이러스에 걸렸다면 항상 스스로를 격려해야 해요. 약도 꼬박꼬박 복용하고, 수분 보충액이나 물, 주스 같은 것도 충분히 마셔야 해요. 그리고 몸을 비워놓으면 안 돼요. 의료 팀이 음식을 가져다 주었는데 식욕이 전혀 없다면, 수프라도 마시는 것이 좋아요.
치료센터에 입원한 지 18일째 되던 날, 아침에 간호사들이 와서 다시 제 혈액검사를 했어요. 그 날 저녁 5섯 시쯤 되자 결과를 알 수 있었죠.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며 이제 집에 가도 좋다고 했어요.
삶을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었어요. 비록 부모님 두 분은 잃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왔는데, 이웃들은 여전히 절 두려워하더군요. 돌아온 저를 반겨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제 주변에 오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제가 아직도 에볼라를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특히 우리 집을 ‘에볼라 집’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그렇게 말하던 사람 중에 한 분은 자신의 어머니가 에볼라에 걸려 누워 있으니 부디 치료센터로 데려다 달라고 제게 부탁했어요. 저는 그 부탁을 들어줬어요. 최소한 그 분은 감염을 원하는 사람에게만 에볼라가 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 같아 기뻤어요. 에볼라는 누구에게나, 어느 집에서 몰아 닥칠 수 있는 병이거든요. 에볼라에 걸렸다고 해서 나쁜 시선을 보내면 안 돼요. 다음에 걸릴 사람이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치료센터로 돌아온 저는 힘겹게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을 도와주고 있어요. 심리치료 상담사로 일하고 있죠. 이렇게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어서 참 좋아요. 이 일을 위해 다시 치료센터에 왔어요. 저의 노력이 다른 환자들이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어요.
교대 근무를 하면서 제 차례가 되면 환자들과 상담을 해요. 같이 이야기하면서 용기를 심어주는 일을 해요. 식사를 거부하는 환자들에게는 음식을 먹도록 격려하고, 기운이 없어서 스스로 씻을 수 없는 환자들은 제가 직접 몸도 씻겨주기도 해요. 저는 온 힘을 다해 환자들을 도와주려고 노력해요. 저도 에볼라에 걸려 보았기 때문에 지금 그들이 무엇을 겪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거든요.
새로 맡은 제 역할이 참 좋아요. 제가 맡은 환자들을 제 아이들처럼 대하고 있어요. 제가 겪은 경험에 대해서 말해 주죠. 제 이야기를 전하면서 용기도 심어주고, 그들도 저처럼 생존할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려고 노력해요. 이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고, 환자들이 상담을 통해서 실제로 도움을 받을 거라고 저는 믿어요.
저의 오빠와 언니도 제가 치료센터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저를 100% 응원해 주고 있어요. 비록 부모님 두 분은 바이러스와 싸워 이기지 못하셨지만, 살아남은 우리들은 다른 사람들의 회복을 위해 분명히 도움을 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