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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타니: 식량 배급 취소로 영양실조 위기에 놓인 말리 난민들

2015.07.07

모리타니에 있는 말리 난민들을 위한 식량 배급이 취소돼, 이미 식량 부족을 겪고 있던 난민들이 더 큰 어려움에 부딪힐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여러 국제 단체들과 협력하여 말리 난민들의 급성 영양실조를 줄이고자 노력해온 국경없는의사회는, 취약한 난민들이 잊혀진 위기 속에서 고통스러운 결과를 떠안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모리타니 음베라 캠프내 집중 영양실조 치료식 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파티마의 10개월 아기 아부바크리  ⓒAvril Benoit/MSF

모리타니 음베라(Mbera) 캠프에 머물고 있는 말리 난민 4만9500명을 위한 월별 식량 배급이 취소됐다. 이에 따라, 말리 난민들 사이에 영양실조 수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가 경고했다. 음베라 캠프에서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영양실조에 대응해 난민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는, 캠프에 있는 난민들이 안정된 식량 공급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국제사회 공여 단체들에 요청하고 있다.

재정 부족에 직면한 세계식량계획(WFP)은 7월 일반 식량 배급을 위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난민캠프 관리를 담당하는 유엔난민기구(UNHCR)도, 점점 늘어나는 영양실조가 불러올 불가피한 결과를 막기 위한 다른 해결책을 실행할 만한 기금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현지 상황은 이미 위태로웠다. 1인당 12킬로그램씩 제공되던 쌀 배급은 6월에 5.4킬로그램으로 줄었다. 3월에는 일반 식량 배급 자체가 취소되었고, 그 뒤로 국경없는의사회의 영양실조 치료식 센터에 오는 아동 수가 급격히 늘었다. 식량 배급이 취소되기 이전 달에 센터에 입원한 아동은 30명이었는데, 다음 달에는 79명이 센터를 찾았다.

모리타니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마하마 그바네(Mahama Gbané)는 “우리가 이곳에서 활동을 시작한 2012년도에 음베라 캠프 내 포괄적 급성 영양실조(Global Acute Malnutrition, GAM) 비율은 20% 안팎이었습니다.”라며 “이 비율을 9%까지 내리고자 우리는 WFP 등 여러 단체와 협력하여 활동해 왔습니다. 가장 취약한 이들인 난민들의 건강 상태가 다시 위험한 수준으로 돌아가도록 이대로 두는 것은 비극적인 일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말리 북부에서 온 49,500명의 난민들은 모리타니 사막 내 음베라 캠프에 지난 3년간 머물러왔다. ⓒAvril Benoit/MSF
이 난민들은 2012년에 말리 북부가 분쟁에 휘말리면서 모리타니로 떠나 오게 되었다. 말리 내 몇몇 무장 단체들 사이에 평화 협정이 체결됐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도 될 만큼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이후, 기온이 50°C 가까이 웃돌고 모레 폭풍이 빈번히 일어나는 사막에서도 목숨을 지켜온 난민들은 주로 인도적 지원에 의존해 왔다. 어렵사리 가축을 기른 난민들도 많았는데, 가뭄이 잇따르면서 사헬 전역에서 가축이 풀을 뜯을 만한 목초지가 급격히 고갈되었다. 최근 벌어진 공격들, 그리고 말리 북부 시내와 마을 곳곳에서 일어난 약탈로 주민들 사이에 공포심은 커져만 갔다. 난민들이 고국으로 돌아갈 만큼 안전하다고 느끼게 될 때까지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음베라 캠프의 여성위원회 대표 마야 왈렛 모하메드(Maya Walet Mohamed)는 “공동 경작지에서 농작물을 재배해 보려고도 했는데, 타는 듯한 열기, 불어 닥치는 모래, 그리고 해충들이 농작물을 망가뜨렸습니다.”라며 “식량 배급 사이의 미지급 기간도 훨씬 견디기 힘들어졌습니다. 라마단 기간에는 낮 동안 내내 금식을 하고 있는데, 해질녘에 금식을 마치고 허기를 해소할 만한 식량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했다.

피난 생활 3년. 유목민들의 전통 주식으로 WFP 배급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고기, 우유 등으로 끼니를 대체하고자, 대부분의 난민들은 그나마 가지고 있던 것들도 다 팔았다. 그래서 이러한 식량 예비 자원도 이제는 찾아 보기 어렵다. 마야는 “모리타니 주민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가뭄 때문에 동물들이 죽어 가고 있고, 살아 있는 동물들에게서도 우유를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모리타니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1994년에 모리타니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370명의 국경없는의사회 구호 활동가들이 모리타니 보건부를 지원하여 음베라 난민캠프를 비롯한 남동부 지역, 바시코노, 파살라 등지에서 1차 진료, 긴급 수술, 성기능 및 생식 건강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